[폴리뉴스] 최초 작성일 : 2011-06-04 19:12:28  |  수정일 : 2011-06-04 19:12:28.967
대학생들의 절규 “반값등록금 실현”, “국공립대 법인화 반대”

"오늘 여러분이 먹은 닭이 500마리나 된다고 합니다"

사회자의 말에 촛불을 들고 집회에 참가한 대학생과 시민들은 동시에 '와~' 하는 환호성을 질렀다. 흡사 2008년도 광우병 사태를 맞아 진행됐던 촛불집회가 떠오르는 장면이었다.

3일 저녁 8시부터 광화문 부근 KT 건물 앞에서는 어김없이 대학생들이 주축이된 '반값등록금' 쟁취를 위한 촛불집회가 열렸다. 하지만 집회라기보다는 축제에 가까웠다.

2일 같은 곳에서 진행된 촛불집회에는 방송인 김제동, 배우 권해효, 김여진 씨가 함께하며 등록금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대학생들에게 힘을 불어넣은 덕분인지 이날은 좀 더 많은 대학생들과 시민들이 참여했다.

특히 이날 촛불집회에는 3040세대들이 집회에 참석하는 학생들을 위해 치킨, 피자 등의 먹을거리를 제공하겠다고 해 관심이 커져갔다.

8시가 조금 넘기고 나서는 약 200여명의 대학생과 시민들이 모인 가운데 '서울대 법인화 반대! 조건없는 반갑등록금 실현! 청년실업 해결! 대학생 촛불 공동행동'이 진행됐다.

마이크를 잡은 시립대 학생은 서울시립대와 서울대의 법인화는 교육의 공공성을 해치는 제도이기 때문에 반대한다고 주장하며 더 많은 시립대 학생들이 법인화 반대운동에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사회과학대 11학번인 강준석 군도 "현재 총장실 점거 중이다. 오늘 총장님이 총장실에 들어와서는 학생들의 얘기만 듣고는 곧바로 나가버렸다"며 "학교 측에서는 등록금의 가파른 인상은 없다고 하지만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강 군은 "많은 학우들이 식권을 주고 먹을 것을 공급해 주고 있다. 다른 학교 학우들도 지지방문 부탁 드린다"며 연대를 호소했다.

서울대 지윤 총학생회장은 "학교 측에서는 학생들이 잘 몰라서 법인화를 반대한다고 얘기한다. 법인화를 통해 기업의 입맛에 맛는 학문을 추진해 나갔을 때 진정한 서울대학교, 학생은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며 "학생이 학생답게 사는 세상, 시민이 시민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어 보자"며 법인화 반대 투쟁을 이어갈 것임을 다짐했다.

"반값등록금 되면 내 월급도 반으로 깎을 수 있다"
"학생들보다 못하면 어떻게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겠느냐"


교수들도 학생들의 국공립대 법인화 반대 투쟁과 반값등록금 투쟁에 동참했다.

전국교수노조 국공립대 위원장인 인천대학교 김철홍 교수는 "내가 낸 돈 만큼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니까 (등록금의 반을) 돌려달라는 것이다. 나도 소급해서 돌려받고 싶다"고 운을 뗀 뒤 "한나라당은 B학점 이상이어야만 반값등록금 준다고 하는데 의정활동 C학점 안 되는 의원들의 세비를 반으로 줄입시다. 잘못한 대통령 임기도 반으로 줄입시다. 반값등록금 된다면 내 월급도 반으로 깎을 수 있다"고 말해 참석자들로부터 커다란 호응을 이끌어 냈다.

서울대 최영환 교수도 "서울대 모든 구성원은 법인화를 반대한다. 94%가 넘는 학생들이 반대한다"며 "학생들보다 못하면 어떻게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겠느냐"며 학생들의 농성을 지지함과 동시에 많은 이들의 지지방문을 요청했다.

발언이 이어지는 사이 '날라리 선배부대', 인터넷 카페인 '소울드레서', '쌍코'에서 보내온 치킨은 계속해서 배달되었다. 또한 '독설닷컴'으로 유명한 〈시사IN〉의 고재열 기자는 트위터를 통해 트위터리안들과 함께 닭을 공수했다. 이밖에도 전남 목포에 사는 한 시민은 닭강정 3박스를 보내오기도 했다.

학생들이 앉아서 촛불집회를 갖는 동안 폴리스라인 바깥 쪽에서는 학생들을 지지하는 시민들과 선배들이 '일 마치고 왔어요! 학생들 완전 G.G합니다!!', '대통령은 약속을 지키고 학생들에게 미래를 꿈꾸게 하십시오' 등의 푯말을 들고 서 있었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노동당의 이정희 대표, 김선동 의원과 민주당의 조배숙 의원이 학생들과 함께 했다.

이정희 대표는 "우리 모두 공부만 할 수 있는 반값등록금 받을 수 있게 하자. 반값등록금 어렵지 않다. 이명박 대통령이 약속만 지키면 된다. 그동안 하루하루 미뤄왔는데 더 이상 미룰 수 없을 것이다"라며 정부를 압박했다.

"반값등록금도 비싸다. 무상교육으로 가야한다"

6월 2일 동맹휴업을 진행한 바 있는 한신대학교의 등록금투쟁위원장인 이현기 군은 "500여명의 학생이 다음 학기 총학생회에 등록금을 내는 민주납부를 결의했다"며 "반값등록금도 비싸다. 무상교육으로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촛불집회에 참석한 덕성여대 2학년 이오늘 양은 "우리 학교는 올해 등록금이 3% 인상됐다. 그나마 저는 인문대라 3백만원이 조금 넘지만 자연대나 약대는 500만원이 넘는다. 특히 약대는 18%나 인상됐다. 등록금 내기 너무 힘들다"고 말하며 "하지만 학교는 3% 인상분을 등록금 형식으로 다시 돌려주며 장학금 수혜율 100%라고 말하고 있다. 어처구니 없다"라고 학교를 비판하고는 "앞으로도 계속 촛불집회에 참석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일부러 기자를 찾아온 성공회대 2학년 이고은 양은 "강의 듣고 이제 나왔다. 학생들이 교육에 돈을 투자한 경우 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취업해야 하는데 본전 생각이 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결국 이웃을 돌볼 수 없게 된다. 사람다운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반값등록금은 반드시 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학생들은 10시에 촛불집회를 마치고 인도를 통해 행진을 시작했다. 하지만 얼마 가지 못해 경찰이 막아서며 한동안 대치상황이 벌어졌다. 경찰이 막아서자 학생들과 주위에 있던 시민들은 '평화행진 보장하라', '반값등록금 실현하라'라는 구호를 외치다 10시 20분부터 자리에 앉아 연좌농성을 시작하고는 정부 규탄 발언을 이어갔다. 경찰은 신고되지 않은 불법집회라며 자진해산을 요구하는 방송을 했지만 학생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한 결의를 더욱 다져 나갔다.

학생들은 늦은 밤인 11시에 지난 2008년 광우병 사태 때처럼 주말에는 더 많은 학생들과 시민들이 모일 것이라며 촛불집회를 이어갈 것을 결의하고 자진해산했다.

전수영 기자 [jun6182@pol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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