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황민우 기자]](https://cdn.tleaves.co.kr/news/photo/202511/8501_15358_3040.jpg)
하나금융그룹이 이달 K-미래전략산업 펀드 출자로 벤처 생태계 조성을 선도하려는 결단을 내렸다. 코로나 대유행 이후 주춤해진 벤처 투자에 활력을 불어넣는 소식이다.
하나금융이 올해 펀드로 민간 마중물 역할을 자처한 건 정부가 금융권에 모험자본 공급을 주문한 기조와 맞다. 이는 업계 내 선순환을 이끌 능동적인 행보로 기대감을 받고 있다.
전문가가 바라보는 시선은 긍정적이다. 국내 벤처 투자는 그간 정부 주도로 이뤄져 효과가 미미했다. 민간에선 벤처캐피탈이 자금 통로가 됐으나 그 역할과 규모는 수요에 못 미쳤다.
생산적 금융 공급 머리맞댄 결과물
하나금융그룹은 지난 12일 6개 관계사가 참여한 모펀드 출자로 생산적 금융 실천을 위한 첨단산업(ABCDEF) 생태계 조성에 적극 나선다고 밝혔다. 세부 계획은 내년 초 윤곽이 드러날 예정이지만 하나금융은 선도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이는 지난달 하나금융이 생산적 금융으로의 대전환 및 포용금융 확대를 위해 2030년까지 5년간 100조원을 투입하는 ‘하나 모두 성장 프로젝트’를 발표한 이후 실천을 위한 고민이 반영된 결정이다. 하나금융은 첨단산업 생태계 조성을 선도해 생산적 금융에 84조원을 투자하고 포용금융을 위해선 16조원을 공급할 예정이다.
목표와 관련해 그룹 구성원들은 ‘2026년 그룹 경영계획 워크숍’에서 머리를 맞댔다. 이달 둘째주 주말에 열린 워크숍에서 함영주 회장을 비롯해 그룹 사장단과 임직원들은 ‘생산적 금융 공급 확대’를 핵심 주제로 선정하고 ‘하나 모두 성장 K-미래전략산업 벤처 모펀드’를 조기 결성해 추진키로 했다.
‘하나 모두 성장 K-미래전략산업 벤처 모펀드’는 하나은행, 하나증권, 하나카드, 하나캐피탈,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하나벤처스 등 하나금융그룹의 관계사 6곳이 참여한다. 이들은 내년부터 매년 1000억원씩 출자해 4년간 총 4000억원의 모펀드를 조성하고, 매년 1조원 규모로 자펀드를 결성해 4년간 총 4조원 이상 규모의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관계사 중 하나벤처스는 모펀드 운용사로 참여할 예정이다.
민간 펀드 공략 구체화 처음
정부는 금융권으로 하여금 산업 발전과 상생에 기여하도록 생산적 금융과 포용금융 기조를 주문해왔다. 이에 앞장서게 된 금융지주들은 총 약 600조원에 달하는 지원 계획을 이달 순차적으로 발표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9월 19일 ‘생산적 금융대전환 회의’에서 금융사들이 부동산 대신 첨단·벤처·혁신기업에 투자하도록 입김을 불었다. 이중 민간자금 참여 활성화를 위해 추진되는 국민성장펀드는 5대 금융지주가 동일하게 10조원으로 총 50조원을 투입하며 이를 포함한 75조원이 민간에서 조달된다. 나머지 75조원은 첨단전략산업기금으로 정부가 보증해 채권을 발행하는 형태다.
이외에도 5대 지주들은 자체 투자 계획을 발표했는데 국가전략 첨단산업인 ABCDEF(AI, Bio, Contents, Defense, Energy, Factory / 인공지능, 바이오·헬스케어, 콘텐츠·문화, 방위·항공우주, 에너지, 제조업)에 투자를 위한 펀드 공략을 내세운 건 하나금융이 처음이다. 하나금융이 조성할 벤처 모펀드는 정책출자기관이 선정한 벤처펀드와 매칭 출자해 해당 산업에 집중 투자될 계획이다.
민간 펀드, 정부 정책 보완 기대…수익성 문제
![하나금융그룹. [그래픽=황민우 기자]](https://cdn.tleaves.co.kr/news/photo/202511/8501_15359_3117.jpg)
전문가가 보기엔 다소 늦게라도 코로나 대유행 이후 위축됐던 벤처 생태계 지원이 민간 자본 공급 확대로 활성화될 가능성에 희망이 엿보인다. 민간 금융기관 중 모험자본을 공급하는 통로는 벤처캐피탈이 거의 유일했지만 버거운 상황이었으며 정부 주도 지원은 다양성과 지속가능성이 떨어지며 방향성도 경직적이었기 때문이다.
서강대학교 경영학과 김용진 교수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우리나라는 벤처 생태계가 다 정부 펀드에 의존하고 있다”라며 “정부가 투자를 안 하는 순간 다 죽어버리는 현상들이 있어와서 벤처 생태계는 지속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민간 펀드 벤처캐피탈이 활성화되는 게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서 매우 시급한 일이라 볼 수 있고 이를 하나금융이 해준다면 매우 바람직한 일”이라며 “이런 움직임들이 계속 일어나야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금융기관은 굉장히 위험 회피적인데 이번에 하겠다고 한 건 대단히 큰 결정이라고 봐야된다. 정부가 돈을 태우지 않더라도 스스로 할 수 있는 생태계가 마련돼야 지속 가능성이 생긴다”라며 “민간 펀드들이 활성화된다면 많이 보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민간 펀드도 지속 가능성을 얻기 위해서는 수익 문제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숭실대학교 경영학과 김용희 교수는 더리브스 질의에 “어느 정도 수익성을 보장해주는 형태로 가야 많이 될 거고 공적인 걸로만 생각하게 되면 계속 운영되기가 어려울 것”이라며 “기금을 만드는 거나 유지하는 것에만 고민을 많이 하는 경우들이 있다”라고 언급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정부 정책 금융을 보완할 수 있는 민간 펀드가 필요한 상황이었다”라며 “하나금융그룹 차원에서 선도적으로 해보자고 의사결정을 내려 진행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지 기자 leaves@tleave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