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장=국제뉴스) 김병용 기자 = 만년 언더독 K4리그 서울중랑축구단이 전국체전 사상 첫 결승전에 오르는 위업을 달성했다.
서울시 대표로 출전한 중랑축구단(이하 중랑)은 홈팀 기장군민축구단과 8강전에서 3-0 승리를 쟁취하며 서울시 일반부 축구팀으로 106년 전국체전 역사상 첫 승과 동메달을 확보하는 새역사를 창조한 데 이어 K3 강자 대전코레일마저 꺾는 강한 파란으로 최소 첫 은메달까지 확보하는 쾌거를 이뤘다.
중랑은 20일 기장월드컵빌리지 천연A구장에서 열린 제106회 전국체전 일반부 남자축구 부문 8강전에서 대전코레일과 맞붙었다.

중랑은 대전코레일 상대로 선수비 후역습 패턴으로 기회를 노린 끝에 전반 12분 안준혁의 선취골로 앞서나갔다.
일격을 맞은 대전코레일의 공격의 수위를 높이며 파상공세를 펼쳤지만, 짜임새 있는 안정적인 수비력으로 막는 동시에 빠른 역습으로 추가골에 집중했다.
이는 적중했다. 후반 36분 안준혁이 대전코레일 페널티 박스 내로 치고 들어가던 중 주어진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멀티골을 완성했다.
두 골 차 격차의 기쁨도 잠시 곧이어 위기도 있었다. 중랑 오른쪽 페널티 박스에서 대전코레일의 공격을 막는 과정에서 페널티킥을 내줬다. 하지만 중랑 수문장 염경민의 신들린 선방으로 위기를 넘긴 후 이어진 빠른 공격에서 김동률이 문전 중앙으로 내준 공을 주한성이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승부의 마침표를 찍고 두 경기 연속 3골의 화끈한 공격력과 무실점으로 사상 첫 결승전 진출을 확정했다.

지휘봉 첫해 전국체전 결승전에 이끈 김범수 감독은 “감격스럽다. 서울시 일반부 축구대표팀로는 첫 결승전 진출의 새역사를 써 감격스럽고, 최선을 다해준 우리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김범수 감독은 “체전을 앞두고 준비해야 되는 필수적인 정상적인 훈련할 경기장 섭외 등 여러가지로 어렵고 힘든 여건에서도 우리 선수들이 하고자 하는 강한 열망으로 서로를 북돋아 주며 힘을 되어주는 원팀으로 뭉쳐 이룬 성과라 너무 뜻깊고 자랑스럽다. 개인적으로는 오늘이 생일인데 너무 큰 선물을 받아 너무 행복하다”고 남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첫 결승전 진출이라는 성과에 대해 김범수 감독은 “구단 여러 여건상 힘든 상황이다”며 말을 아꼈다. “저도 나름 커리어에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다. 하지만 팀 특성상 눈앞에 성적보다는 어린 선수들 성장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K4 리그 최하위”이라면서도 “사실 이번 엔트리 18명의 구성도 처음일 정도로 힘든 상황이어서 사실 선수들에게 너무 미안하고 면목이 없다”고 토로하면서 “오늘도 경기 전에도 했듯이 매번 선수들에게도 강조하는 것은 ‘기회가 주어질 때 너의 역량을 확실히 보여줘라’고 한다.

이에 김범수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그야말로 눈물 젖은 빵을 씹어본 마지막 코너까지 몰린 친구들‘이라면서 “이 선수들이 각자가 품은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해준 것이 저의 역할이자 사명이라 생각”한다며 “올해 몇몇 선수들이 프로 리그 등 더 높은 무대에 진출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지도 철학과 소신도 밝혔다.
인터뷰 중에는 창원과 세종SA 4강전에 진행 중이었다. 이 중 누구와 붙고 싶는 냐는 질의에 김범수 감독은 “어느 팀이 올라오든 힘든 싸움이 될 것”이라면서 “지금 우리 선수들의 기대와 열의가 높은 팀 분위기라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경기력을 펼칠 수 있도록 남은 시간 잘 준비하겠다”고 다부진 각오도 전했다.

김범수 감독은 본지와 인터뷰 중에도 연이어 걸려온 전화는 축하를 전하는 지인들도 있었지만, 구단 업무를 담당할 직원이 없어 감독 본인 스스로 당장 구해야 하는 선수들이 머무를 숙소 부탁에 응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서둘러 인터뷰를 마쳤다.
중랑은 자이언트 킬링 대명사 세종SA을 꺾고 올라온 경남 대표 K3리그 창원과 오는 22일 오전 12시 같은 구장에서 결승전을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