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산=국제뉴스) 백승일 기자 = 고질적인 도시 미관 저해 요소로 지목돼 온 불법 현수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충남 서산시가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 14일 서산시청 중회의실에서는 서산시를 비롯한 15개 기관·단체가 참여하는 '불법 현수막 근절을 위한 민·관·정 협약식'이 열리고 결의를 다졌다. 하지만 정작 시민들의 반응은 기대보다는 '이번에도 똑같을까' 하는 회의적인 시선이 지배적이다.

모두가 한목소리 냈지만... 해묵은 과제, 이번엔 다를까
이번 협약식에는 서산시와 서산시의회, 지역 내 3개 정당, 그리고 10개 사회단체 등 총 15개 기관과 단체가 참여하며 불법 현수막 근절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이완섭 서산시장을 비롯한 각 기관·단체장 및 관계자들은 협약을 통해 올바른 현수막 게시 문화 확립과 불법 현수막 근절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협약의 주요 내용은 명확하다. 서산시는 도시 미관 향상을 위한 불법 현수막 예방 대책을 추진하고, 올바른 현수막 게시 방법을 안내 및 홍보하는 역할을 맡는다. 반면, 협약에 참여한 단체들은 지정된 게시대를 이용해서만 현수막을 게시하고, 불법 현수막 근절에 서산시와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을 약속했다.
이완섭 서산시장은 이번 협약에 대해 "쾌적한 도시 경관 조성을 위해 각 단체가 힘을 모아주신 것을 뜻깊게 생각한다"며, "이번 협약을 통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불법 현수막이 근절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그만큼 이번 협약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연이은 정비에도 '불법 현수막' 끊이지 않아... 실효성 의문
문제는 서산시가 지난 수년간 불법 현수막 정비를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도시 곳곳에서 불법 현수막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서산시는 2022년 2만 1천여 개, 2023년 1만 9천여 개, 그리고 2024년 1만 3천여 개의 불법 현수막을 정비했다고 밝혔다. 매년 수만 개의 불법 현수막을 철거하고 있음에도 그 수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것은 서산시 행정의 실효성과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하게 만든다.
실제로 서산시민들은 "잠깐 깨끗해지는가 싶으면 또다시 현수막이 나붙는다", "단속을 해도 소용없는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불법 현수막 문제에 대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이번 민·관·정 협력을 통해 과연 서산시의 불법 현수막 문제가 해결되고 더욱 깨끗하고 아름다운 도시로 거듭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번 협약이 단순히 선언적인 의미를 넘어,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는 결국 각 참여 주체들의 진정한 노력과 시민들의 관심에 달려있다. 서산시가 이번 협약을 통해 시민들의 불신을 해소하고, 불법 현수막 없는 쾌적한 도시를 만들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