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언론 TBR풋볼은 6일(이하 한국시각) “손흥민 측이 토트넘이 새로운 계약에 대해 돌연 태도를 바꾼 것을 들은 이후 큰 충격에 빠졌다”면서 “토트넘은 손흥민 측에 재계약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 없다는 내용을 통보했다”고 단독보도했다.
해당 매체는 “손흥민이 구단의 결정에 큰 충격을 받았다. 앞서 토트넘은 손흥민 측 캠프와 재계약 협상을 진행해왔고 잔류에 대해 양 측 입장이 일치했지만 돌연 구단이 태도를 바꾼 것으로 보인다”며 손흥민과 재계약 협상을 진행해 오던 토트넘이 일방적으로 계약을 중단했다고 전했다.
이같은 기류는 최근 1년 연장 옵션 발동에 따라 드러나기도 했다. 앞서 영국의 다른 언론 텔레그래프는 4일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10년 이상 활약을 이어가게 됐다. 토트넘이 2026년도 계약 연장 옵션을 발동할 예정이다”라며 손흥민과 토트넘의 연장 옵션 사용 계획을 단독 보도했다.
2015년 토트넘에 입단한 손흥민은 올해로 9년 차 시즌을 보내고 있다. 구단과 맺은 계약 기간은 2025년 6월까지로 잔여 계약 기간이 불과 1년도 남지 않은 가운데 팀옵션이 1년 있었고 이를 발동시키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함정이 있었다. 바로 토트넘이 1년 연장 옵션을 손흥민 측과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행사한 것이다. 텔레그래프는 “손흥민은 토트넘의 가장 성공적인 영입 가운데 하나다. 그는 주장으로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면서도 “토트넘은 손흥민 측과 교감 없이 일방적으로 연장 옵션을 발동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동시에 해당 매체는 “이 옵션 발동은 구단이 상호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할 수 있고 토트넘이 이를 실행할 의사를 갖고 있다”면서 “구단은 선수에게 이를 알리고 있고 양 측이 해당 내용에 대해 동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며칠간의 보도를 종합하면 결국 토트넘은 2026년 여름 손흥민을 방출하기로 결정한 것이 유력해졌다. 지난해부터 꾸준히 진행됐던 재계약 협상이 이로써 중단된 동시에 토트넘과 손흥민간의 결별이 유력해진 셈이다.
토트넘이 최근 협상 태도를 바꿔 재계약 불가를 통보한 것이 사실이라면 더욱 충격적인 소식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영국언론들은 손흥민과 토트넘의 재계약 가능성을 기정사실로 보고 긍정적으로 전망해 왔다.
손흥민도 이런 구단의 결정을 믿고 지지하면서 지난 여름은 물론 올해 여름 이적시장에서도 쏟아졌던 이적설에 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침묵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토트넘이 연장 옵션을 1년 발동하더라도 그 이후에 새로운 장기 계약을 논의하면서 더 오랜 기간 구단에서 몸 담을 것으로 전망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손흥민 역시 이같은 방향성을 신뢰했는데, 토트넘이 이 약속을 일방적으로 깼다는 게 현재 영국 언론의 골자다. 1년 연장의 잔류에 대해 무게를 두고 있는 보도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한시적인 동행일 뿐, 토트넘이 또 한 번 레전드를 일방적으로 내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물론 아직까지 일부 매체의 주장일 뿐 손흥민과 토트넘의 재계약 가능성에 대해선 여전히 영국 언론의 보도의 내용도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이 이전까지 보여왔던 행보를 보면 배신이라는 결론을 향해가고 있는 가능성도 두드러진다. 레비 회장은 손흥민과 최고의 호흡을 보여주면서 구단 최고 레전드로 거듭났던 해리 케인 역시 재계약 협상에서도 비용을 아끼거나 혹은 그를 큰 비용에 매각시키려 애쓰다 관계가 틀어진 바 있다.
사실상 케인 역시 토트넘에서 마지막 2시즌 정도를 구단과 갈등 관계 속에 보내면서 타 구단에 대한 이적을 자청했다. 여름, 겨울 이적시장에서 계속해서 이적설에 휘말린 끝에 지난 여름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나면서 오랜 토트넘 생활에 종지부를 찍었다.
비단 케인만이 아니라 레비 회장은 베테랑 선수에게 장기 계약을 제시하지 않으면서 대부분의 선수를 일찌감치 정리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특히 프리미어리그 상위 팀과 비교하면 상당히 낮은 수준의 팀 주급 체계를 무지성으로 지키는 ‘짠돌이 행보’로 많은 베테랑 선수들과 갈등을 빚어온 바 있다 .
결국 지난 여름 이적 시장부터 젊은 유망주 선수들을 대거 수집하면서 손흥민 이후의 다음 행보에 들어간 모습이다. 그러면서도 현재 팀 주장으로 구단을 잘 이끌고 있으며 구단의 새로운 레전드로 거듭난 손흥민의 행보를 배려하는 대신 늘 그래왔듯이 철저히 비즈니스적인 행보를 보이는 모양새다.
천문학적인 제안을 했던 사우디아라비아 클럽의 오퍼도 일언지하로 거절하고 “토트넘을 우승시키고 이 구단의 레전드가 되고 싶다”며 오랜 기간 충성심을 보여왔던 손흥민만 뒷통수를 맞게 됐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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