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김지찬(23)은 라온고 졸업 후 2020 신인 드래프트 2차 2라운드 15순위로 삼성 지명을 받으며 프로 데뷔의 꿈을 이뤘다.
데뷔 시즌인 2020시즌부터 135경기에 나오며 큰 기대를 모았다. 그렇지만 주전 내야수로서 송구하는 데 부담을 느끼며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었다. 특히 지난해 6월 28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는 5회 전에 3개의 실책을 기록한 후 4회 교체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또한 고질적인 햄스트링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한 번도 140경기 이상을 뛴 적이 없다. 오히려 출전 경기 수가 시즌을 거듭할수록 줄었다. 데뷔 시즌 135경기, 2021시즌 120경기, 2022시즌 113경기에 그쳤다.
김지찬은 지난 시즌 99경기 타율 0.292 85안타 1홈런 18타점 59득점 13도루를 기록했다. 시즌 막판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차출되었다고 하더라도, 김지찬이 100경기 이상을 소화하지 못한 건 2020시즌 데뷔 이후 처음이었다. 범실도 16개로 많았다. 햄스트링뿐만 아니라 허리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적이 있고, 또 연이은 범실로 고개를 숙이며 2군에 내려갔던 적도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삼성 구단은 김지찬의 포지션을 바꾸는 결단을 내렸다. 중견수로 포지션을 바꿨다. 내야에서처럼 송구에 부담을 가져야 하는 포지션이 아니기에 그런 판단을 내렸다.
시즌 초반에는 공을 따라가는 데 적응에 다소 애를 먹었을지 몰라도, 지금은 아니다. 안정적으로 공을 잡는다. 빠른 발을 활용해 깊숙한 타구도 잡는다. 믿음직하다. 수비 부담감에서 나오니 얼굴도 환해졌다.
이뿐만이 아니다. 타석에서의 성적도 좋다. 김지찬은 올 시즌 104경기에 나와 타율 0.319 107안타 3홈런 27타점 70득점 30도루를 기록 중이다. 타격 13위이자 팀 내 타격 1위.
후반기가 정말 뜨겁다. 전반기 83경기 타율 0.292 80안타 3홈런 21타점 52득점 25도루를 기록했다면, 후반기 21경기 타율 0.443 27안타 6타점 18득점 5도루를 기록 중이다. 후반기 타율 1위다. 최근 10경기로 좁혀도 타율 0.436. 7월 28일 대구 KT 위즈전부터 8월 3일 대구 SSG 랜더스전까지 6경기 연속 멀티히트의 뜨거운 타격감을 보였다.
만약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데뷔 후 최고의 기록을 쓰게 된다. 김지찬은 지금까지 3할 타율을 기록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으며, 안타 역시 2022시즌 101안타 이후 처음으로 100안타를 넘겼다. 도루 역시 30도루를 기록한 적이 이번이 처음이다. 144안타 41도루 페이스다.
다 좋지만 무엇보다 단 한 번의 이탈 없이 건강하게 1군 경기를 뛰고 있으니 개인으로나 팀으로나 최고다. 김지찬은 올 시즌 목표로 풀타임 완주를 이야기했었다. 시즌 시작 전에 김지찬은 “이제는 안 아프고 한 시즌을 풀타임으로 뛰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프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매년 부상이 있었다. 어떻게 하면 부상을 줄일 수 있을지, 안 아플 수 있을지 트레이닝 파트에서 많은 도움을 주셨다. 감사했다. 기록도 중요하지만, 건강한 한 시즌을 치르고 싶다”라고 힘줘 말했었다.
김지찬이 리드오프로서 출루를 많이 할수록 삼성의 승리 확률도 높아진다. 데뷔 5년차에 커리어하이를 작성하고 있는 김지찬의 포지션 변경은 신의 한 수가 되어가고 있다.
[이정원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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