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좀 피하고 싶었다” 고우석이 돌아본 박효준과 ‘코리안 더비’ [현장인터뷰]

[ MK스포츠 야구 ] / 기사승인 : 2024-03-01 08:54:01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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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첫 실전 등판부터 ‘코리안 더비’가 성사됐다.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투수 고우석이 이 장면을 돌아봤다.

고우석은 1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의 호호캄스타디움에서 열린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 캑터스리그 원정경기 8회말 등판, 1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 기록했다.

투구 수는 15개, 그중 스트라이크는 9개였고 5개가 헛스윙이었다. 피안타 1개를 허용했으나 땅볼 타구였다.



총 네 명의 타자를 상대했는데 이중 두 명이 빅리그 경험자였다. 한 명은 포수 타일러 소더스트롬, 그리고 다른 한 명이 박효준이었다.

고우석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사실 좀 피하고 싶었다”며 같은 한국인 타자와 승부에 관한 생각을 전했다. “타순을 보니까 만날 거라 생각했다. 까다로웠다”며 말을 이었다.

고우석은 박효준과 깊은 친분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오프시즌 기간 양준혁 자선야구에 함께 참가해 안면을 튼 사이다.

여기에 야구계는 좁은 세계다. 한 다리 거치면 모두 아는 사이다. 당장 박효준의 고등학교 선배 김하성이 고우석과 같은 팀이다.

첫 타자 소더스트롬을 삼구삼진으로 쉽게 제압한 고우석은 박효준을 상대로 3-1 카운트에 몰리며 고전했다. 결국 5구째 93마일 패스트볼로 2루 땅볼을 유도했다.

그는 “첫 타자를 잘 잡아서 쉽게 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효준이형을 만나서 더 어려웠다. 이런 메이저리그 환경에서 한국 선수를 만난다는 것 자체가 어려웠다”며 대결을 회상했다.

이어 “그래도 마지막 공이 제구가 괜찮았다. 맞든 안 맞든 상관없는 상황이었는데 투수 입장에서 더 맞기 싫은 감정이 생기다 보니 힘이 더 들어갔다”며 말을 이었다.





고우석은 이날 원정에 동행한 메이저리그 투수 중 가장 늦은 8회 등판했다. 교체 선수로 투입된 박효준과 대결이 성사된 것도 결국 이것 때문이었다.

이와 관련해 마이크 쉴트 감독은 ‘특별한 의미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고우석도 “일정표에 그렇게 나와 있었다”며 역시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한국프로야구 최고의 마무리였지만, 새로운 팀에서는 다른 역할을 맡게 될 가능성이 크다.

그는 “감독님이 말하는 대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보직은 생각하지 않는다. 어디서든 내 역할을 제대로 하는 선수가 될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그는 “한국에서는 마무리를 하다보니 내가 나갈 이닝이 정해져 있어서 똑같은 루틴에서 더하고 빼고 했는데 지금은 언제 나갈지 모르는 상황이 됐기에 거기에 맞는 루틴을 만들어야 한다”며 새로운 루틴을 만드는 것을 과제로 제시했다.

[메사(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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