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이강인은 진심 어린 사과를 전했고 ‘형’ 손흥민은 그를 따뜻하게 품었다

[ MK스포츠 축구 ] / 기사승인 : 2024-02-21 09:23:02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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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 이강인의 진심 어린 사과, ‘형’ 손흥민은 그를 따뜻하게 품었다.

대한민국 축구계를 강타한 ‘탁구 게이트’.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요르단과의 4강전을 앞두고 벌어진 이 사건은 영국 매체 ‘더 선’의 보도, 그리고 대한축구협회의 신속한 동의로 많은 이에게 상처를 안겼다.

문제의 중심에 선 이가 손흥민, 그리고 이강인이라는 점에서 더 큰 충격을 줬다. 이강인의 첫 사과문으로 잠시 수습된 듯했으나 확실한 사실이 밝혀지지 않은 채 여러 루머가 등장하면서 결국 오해만 깊어졌다.



이강인은 이 과정에서 비판과 비난의 중심에 섰다. 대한민국 축구를 상징하는 손흥민과 충돌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용서받기 힘들었다. 두 선수의 명성이 높은 만큼 국내는 물론 세계가 주목하기도 했다. 그렇게 비극으로 끝날 듯했던 문제는 결국 손흥민, 이강인이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분위기 전환의 시작을 알렸다.

이강인은 21일 새벽 자신의 SNS를 통해 깜짝 소식을 전했다. 본인이 직접 영국 런던으로 날아가 손흥민을 만났고 진심 어린 사과를 전하며 용서를 구했다. 그리고 손흥민은 힘들었을 동생을 따뜻하게 품었다.

이강인은 “지난 아시안컵 대회에서 나의 짧은 생각과 경솔한 행동으로 인해 (손)흥민이 형을 비롯한 팀 전체와 축구 팬 여러분께 큰 실망을 끼쳐드렸다. 흥민이 형을 직접 찾아가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는 게 중요하다 생각하였고 긴 대화를 통해 팀의 주장으로서 짊어진 무게를 이해하고 내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런던으로 찾아간 나를 흔쾌히 반겨주고 응해준 흥민이 형에게 이 글을 통해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긴 사과문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건 소년이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이었다. 이강인은 단 하나의 변명 없이 사과했고 용서를 구했다.

그리고 손흥민의 답이 전해졌다. 그 역시 비슷한 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오늘은 조금 무겁고 어려운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이)강인이가 진심으로 반성하고 나를 비롯한 대표팀 모든 선수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 나도 어릴 때 실수도 많이 하고 안 좋은 모습을 보였던 적이 있었지만 그때마다 좋은 선배님들의 따끔한 조언과 가르침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강인이가 이런 잘못된 행동을 다시는 하지 않도록 우리 모든 선수가 대표팀 선배로서 또 주장으로서 강인이가 보다 좋은 사람,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옆에서 특별히 보살펴 주겠다”고 덧붙였다.

잠시 엉망이었던 대한민국 축구가 다시 일어섰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손흥민과 이강인, 두 선수가 갖는 상징, 그리고 의미는 남다르다. 그렇기에 모두가 안타까워했고 또 꾸짖었다. 하지만 두 선수는 ‘골든 타임’을 넘기지 않았고 결국 하나가 됐다.

쉽지 않은 용기를 내어 진심 어린 사과, 그리고 용서를 구한 이강인, 그를 내치지 않고 따뜻하게 안아준 손흥민 모두 어른이었다.



다음은 이강인의 SNS 전문.

지난 아시안컵 대회에서, 저의 짧은 생각과 경솔한 행동으로 인해 흥민이 형을 비롯한 팀 전체와 축구 팬 여러분께 큰 실망을 끼쳐드렸습니다.

흥민이 형을 직접 찾아가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는 게 중요하다 생각하였고 긴 대화를 통해 팀의 주장으로서의 짊어진 무게를 이해하고 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런던으로 찾아간 저를 흔쾌히 반겨주시고 응해주신 흥민이 형께 이 글을 통해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흥민이 형에게 얼마나 간절한 대회였는지 제가 머리로는 알았으나 마음으로 그리고 행동으로는 그 간절함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던 부분에서 모든 문제가 시작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특히 흥민이 형이 주장으로서 형으로서 또한 팀 동료로서 단합을 위해 저에게 한 충고들을 귀담아 듣지 않고 제 의견만 피력했습니다.

그날 식사 자리에서 절대로 해서는 안될 행동을 했습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 봐도 절대로 해서는 안 될 행동이었습니다. 이런 점들에 대해서 깊이 뉘우치고 있습니다.

팀에 대한 존중과 헌신이 제일 중요한 것임에도 제가 부족함이 많았습니다.

대표팀의 다른 선배님들, 동료들에게도 한 분 한 분 연락을 드려서 사과를 드렸습니다.

선배들과 동료들을 대할때 저의 언행에 배려와 존중이 많이 부족했다는 점을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선배들과 동료들을 대할 때 더욱 올바른 태도와 예의를 갖추겠다 약속드렸습니다.

저의 사과를 받아주시고 포용해주신 선배님들과 동료들에게도 이 글을 통해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저의 행동 때문에 함께 비판의 대상이 된 선수들도 있습니다. 그들에게 향한 비판 또한 제가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과분한 기대와 성원을 받았는데도 대한민국 대표 선수로서 가져야할 모범된 모습과 본분에서 벗어나 축구 팬 여러분께 실망을 안겨드려서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

이제까지 대한민국 축구를 지키고 빛내셨던 선배님들과 동료들, 그리고 축구를 사랑하는 많은 팬분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제가 저의 위치에 있을 수 있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는 계기였습니다.

여러분들께서 저에게 베풀어 주신 사랑만큼 실망이 크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 축구선수로서 또 한 사람으로서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고 헌신하는 이강인이 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이강인 올림.



다음은 손흥민의 SNS 전문.

안녕하세요 손흥민입니다. 오늘은 조금 무겁고 어려운 얘기를 하려고 합니다.

강인이가 진심으로 반성하고 저를 비롯한 대표팀 모든 선수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했습니다.

저도 어릴 때 실수도 많이 하고 안 좋은 모습을 보였던 적도 있었지만 그 때마다 좋은 선배님들의 따끔한 조언과 가르침이 있었기에 지금의 제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강인이가 이런 잘못된 행동을 다시는 하지 않도록 저희 모든 선수들이 대표팀 선배로서 또 주장으로서 강인이가 보다 좋은 사람,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옆에서 특별히 보살펴 주겠습니다.

저도 제 행동에 대해 잘했다 생각하지 않고 충분히 질타 받을 수 있는 행동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는 팀을 위해서 그런 싫은 행동도 해야 하는 것이 주장의 본분 중 하나라는 입장이기 때문에 다시 한 번 똑같은 상황에 처한다고 해도 저는 팀을 위해서 행동할 것입니다. 하지만 앞으로 더 현명하고 지혜롭게 팀원들을 통솔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 일 이후 강인이가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한 번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 주세요. 대표팀 주장으로서 꼭!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일각에서 나오는 이야기 중에 대표팀 내 편 가르기에 대한 내용은 사실과 무관하며 우리는 늘 한 팀으로 한 곳만을 바라보려 노력해 왔습니다.

축구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소란스러운 문제를 일으켜서 진심으로 죄송하고 앞으로 저희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이 이 계기로 더 성장하는 팀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대한민국 대표팀 주장으로서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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