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데일리 조남준 기자] 혼합 플라스틱 폐기물을 미리 분류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최소화하고, 재활용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업사이클링 기술이 개발됐다.
최근 외신을 종합하면 노스웨스턴대학교 화학자들이 개발한 저비용 니켈 기반 촉매를 활용한 새로운 업사이클링 기술은 폴리올레핀 플라스틱을 윤활유, 연료, 양초 등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할 수 있으며, 기존 공정에서 재활용이 어려웠던 PVC 혼합 폐기물 처리도 가능하다.
폴리에틸렌(PE)과 폴리프로필렌(PP)으로 이루어진 폴리올레핀 플라스틱은 전 세계 플라스틱 소비량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며, 일상에서 가장 흔히 접하는 폐기물이다. 요구르트 컵, 스낵 포장지, 샴푸 병부터 의료용 마스크까지, 사람들은 하루에도 수차례 폴리올레핀 제품과 접촉한다.
그럼에도 재활용률은 전 세계적으로 1~10%에 불과하다. 그 이유는 폴리올레핀이 강력한 탄소-탄소 결합으로 이루어져 쉽게 분해되지 않기 때문이다. 기존 업사이클링 공정은 플라스틱을 파쇄해 녹이는 방식이나, 400~700°C 고온 열분해가 대부분이었으나, 전자는 노동 집약적이며, 후자는 에너지 효율이 낮았다.
연구팀은 풍부하고 상업적으로 이용 가능한 니켈 화합물로 합성된 양이온성 니켈 촉매를 개발했다. 기존 수소분해 공정이 백금, 팔라듐과 같은 고가 귀금속 촉매와 높은 온도를 요구했던 반면, 새로운 촉매는 100°C 낮은 온도에서, 수소 가스 압력도 절반 수준에서 작동한다.
수석 연구원 토빈 마크스(Tobin Marks)는 “이 촉매는 소량 사용에도 높은 활성을 발휘하며, 기존 공정보다 비용과 에너지를 크게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폐기물 배치에는 음식물 찌꺼기나 다른 플라스틱 종류, PVC 등 오염물이 포함될 경우가 많다. 특히 PVC는 열과 화학 반응에 취약해, 기존 촉매를 비활성화시키고 염화수소(HCl) 가스를 방출해 재활용을 어렵게 만들었다.
그러나 새로운 니켈 촉매는 PVC 오염에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며, 혼합 폐기물 총량의 25%가 PVC로 구성돼도 성능 저하가 없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현재 “재활용 불가”로 간주되는 폐기물도 상업적으로 재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기술은 플라스틱 폐기물 처리 비용 절감과 재활용 효율 향상에 동시에 기여할 수 있다. 특히, 산업계에서 발생하는 대량의 폴리올레핀 폐기물을 저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지속가능한 자원순환 시스템 구축에도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다.
또한, 폐플라스틱을 윤활유·연료·양초 등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함으로써, 단순 재활용에서 벗어나 경제적 가치 창출형 업사이클링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연구팀은 향후 공정 최적화와 상업화 연구를 통해, 플라스틱 자원순환 혁신을 가속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