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민의 시작, 그리고 결실
김가영은 이번 대회의 출발이 좋지 않았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경기가 끝나고 말한 것처럼 이번 대회는 출발이 좋지 않았어요. 고민도 많이 했고 잠도 잘 못 잤습니다." 그는 대회를 준비하면서 포지션 플레이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고 말했다.
"이전 시즌을 준비하며 포지션 플레이를 할 때 쳤다고 느껴서 많이 연습했어요. 높은 레벨로 넘어가기 위해선 당연히 해야겠지만, 오히려 평소에 할 수 있었던 것도 불안했죠."
하지만 이러한 고민과 불안은 그를 더욱 단련시켰다. 계속해서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으며 컨디션을 되찾기 위해 노력했고, 그 결과는 우승이라는 값진 열매로 이어졌다. 그는 "이번 대회 전체적인 컨디션이 좋지 않았고, 장타는 패했지만 지금도 애를 쓰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균형을 맞춰 나갈지 고민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운'도 실력, 집중이 만든 승리
지난 시즌 2차 투어 4강전에서 스롱 선수에게 패배했던 기억을 떠올린 김가영은 "그때는 집중을 제대로 못했다. 그러다 보니 질 수 있는 공을 제대로 치지 못했고, 스스로에게 화가 많이 났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할 수 있는 것들만 찾아 최선을 다하다 보니,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달라진 마음가짐을 보였다.


특히 6세트에서 스롱 선수가 오구 파울을 범했던 순간에 대해서는 승리를 직감했는지 묻자, "처음에는 오구 파울을 한지 몰랐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생각보다 내가 받은 포지션이 쉽지 않아 실망했었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오구 파울이 나오는 게 파울을 얻은 선수에게 크게 좋지는 않다. 파울 직후에는 포지션이 좋지 않은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해 그의 머릿속에는 당구에 대한 깊은 이해와 성찰이 베여 있음을 나타냈다.
2세트에서 아쉽게 세트를 내줬음에도 3세트에서 하이런 9점을 만들어냈던 순간에 대해 김가영은 "특별한 마음가짐보다는 경기에 집중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운은 상대에게 따르고, 나에게도 따를 수 있다. 운은 내가 바꿀 수 있는 게 아니지 않나. 결국 역시 게임의 일부일 뿐"이라며 담담하게 말했다.
김가영은, "이번 우승을 통해 단순한 승리 이상의 의미를 찾았다"고 밝혔다. 이는 자신의 약점을 극복하고,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것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달은 것이다. 그의 당구는 이제 기술을 넘어, 깊은 성찰과 철학이 담긴 예술의 경지에 다다르고 있다.
◆ ‘SY 베리테옴므 PBA-LPBA 챔피언십’ 결승전 김가영-스롱 피아비 경기 기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