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2연패 후 선수들 눈빛이 달라졌다"…하나카드 우승 이면에 담긴 후 스토리

[ 국제뉴스 ] / 기사승인 : 2025-07-30 21:05:22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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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카드 리더 김병호, '여제' 김가영, 막내 신정주. PBA 팀리그 1라운드 우승 기자회견/@PBA
하나카드 리더 김병호, '여제' 김가영, 막내 신정주. PBA 팀리그 1라운드 우승 기자회견/@PBA

(고양=국제뉴스) 이정주 기자 = ‘기적의 7연승’으로 1라운드 우승컵을 들어 올린 하나카드 선수들. 그들의 우승 뒤에는 초반 2연패의 난관을 딛고 일어서고자 하는 의지가 담긴 '달라진 눈빛’과 ‘삭발 투혼’이라는 숨은 조역이 있었다.

1라운드 우승 직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하나카드의 리더 김병호와 MVP 김가영, 그리고 막내 신정주는 2연패의 위기부터 7연승의 환희까지, 극적인 여정을 돌아보며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리더 김병호, “포기할 뻔… 3일차부터 달라진 눈빛이 기적을 만들었다”

팀 하나카드의 든든한 리더 김병호/@PBA
팀 하나카드의 든든한 리더 김병호/@PBA

하나카드의 주장 김병호는 “솔직히 2연패를 했을 때는 ‘이번 시즌은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입을 열었다. 하지만 절망은 길지 않았다. 그는 “3일차 경기부터 선수들의 눈빛이 달라지는 게 느껴졌다. ‘몇 연승까지 할 수 있겠다’는 생각보다, ‘우리 선수들이 정말 연승을 잘하는 팀이구나’라는 믿음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이어 “오늘 목표는 4세트까지 2:2를 만드는 것이었는데, 선수들이 그 이상을 해줬다. 특히 (김)가영이와 (신)정주, 그리고 묵묵히 제 역할을 다해준 무라트 (초클루)와 꾸엣찌엔 (응우옌)에게 정말 고맙다”며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하나카드 김가영은 초반 팀이 2연패를 당하자 머리를 자른 후, 1라운드 동안 13승2패를 기록, 다승과 승률 전체 1위에 오르며 MVP를 수상했다 /@PBA
하나카드 김가영은 초반 팀이 2연패를 당하자 머리를 자른 후, 1라운드 동안 13승2패를 기록, 다승과 승률 전체 1위에 오르며 MVP를 수상했다 /@PBA

MVP 김가영, “신의 한 수? 분위기 바꾸려 머리 잘랐다”

이번 라운드 13승 2패라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MVP에 오른 김가영은 ‘운’과 ‘변화’를 우승의 원동력으로 꼽았다. 특히 그는 팀이 2연패에 빠졌을 때 단행한 ‘삭발’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김가영은 “팀이 계속 지고 있어서 분위기를 바꿔보자는 의미에서 머리를 잘랐다”며 “특별한 의미를 두진 않았지만, 자르고 나니 왠지 이길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그 뒤로는 정말 한 번도 지지 않은 것 같다. 신의 한 수 였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의 이런 결단은 팀 동료들에게도 큰 동기부여가 됐다. 신정주는 “(김)가영 누나가 머리를 자르고 나서 팀원들끼리 ‘다음에 지면 누가 자를 거냐’고 농담을 했다. 그만큼 분위기가 좋아졌고, 팀의 막내인 내가 더 잘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지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2연패에서 7연승으로… ‘원팀’이 만든 드라마

신정주는 “시즌 초반 테이블 적응에 어려움을 겪어 걱정이 많았는데, 선수들의 컨디션이 점차 올라오면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결국 하나카드의 1라운드 우승은 리더의 믿음, 에이스의 자기희생, 그리고 서로를 격려하며 최고의 시너지를 만들어낸 ‘원팀’ 정신이 빚어낸 합작품이었다. 절망적인 2연패를 희망의 7연승으로 바꾼 이들의 드라마는 2라운드에서도 계속될 전망이다.

하나카드 선수들이 팀리그 1라운드 시상식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환호하고 있다/@PBA
하나카드 선수들이 팀리그 1라운드 시상식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환호하고 있다/@PBA

◆ 하나카드 인터뷰 전문( 참석-김병호, 김가영, 신정주 선수)

⊙ 우승 소감은.

김병호 = 1라운드 초반 2경기를 연속으로 지면서 ‘이번 시즌에는 조금 힘들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찰나에 3일차부터 선수들의 눈빛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우리가 연승을 잘하는 팀이다. 선수들의 눈빛이 달라지고 이기기 시작하면서 ‘몇 연승까지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사실 7연승을 할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다. 김가영 선수와 신정주 선수, 무라트 나지 초클루(튀르키예) 선수가 1라운드에 너무 잘해줬다.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또 2년간 함께 해온 팀 매니저가 내일부터 다른 부서로 이동하게 됐다. 오늘 꼭 우승을 해달라고 말씀했다. 오늘 세트오더를 짜면서 4세트까지 세트스코어 2:2를 만드는 게 목표였다. 5~6세트 단식 경기에서 끝내려고 했다. 1세트를 져서 위기도 있었지만, 잘 마무리했다.

김가영 = 운이 많이 따랐다. 남자 선수들은 제 실력으로 이긴 경기가 많았지만, 여자 선수들이 출전한 경기는 운이 많이 따라줬다. 또 머리를 자르고 온 게 신의 한 수 같다(웃음). 그때부터 진 적이 없다. 지고 있을 때 변화를 준 게 분위기에 한몫 했다.

신정주 = 사실 스타트가 좋지 않아 걱정을 했다. 테이블 적응도 초반에 조금 어려웠는데,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았다. 자신감 있게 경기를 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 눈빛이 달라졌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김병호 = 2연패를 하고부터 선수들의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김가영 선수가 머리도 이전에 비해 짧게 자르면서 변화를 주고, 초클루 선수를 비롯해 모두가 변화하는 게 보였다. 정말 김가영 선수가 머리를 자르고 한 번도 진 적이 없다. (김가영을 보며) 다음엔(경기가 안 풀리면) 삭발하는 건 어떨까 싶다(웃음).

⊙ 머리를 왜 자르게 됐는지

김가영 = 더워서 잘랐다(웃음). (특별한 의미는 없었나) 크게 없었다. 머리를 자른다고 이길 수 있으면 매일 자를 수도 있다. 제가 머리 숱이 많아서 머리를 자를 타이밍을 고민하고 있다가, 팀이 이틀 연속 져서 분위기를 바꿔보려는 의미는 조금 있기도 했다.

⊙ 김가영 선수가 머리를 잘랐을 때, 후배로서 마음이 전해졌나.

신정주 = 김가영 선수가 머리를 자르고 나서 팀이 이겼다. 팀원들이 ‘다음에 지면 누가 머리를 자르겠냐’고 농담을 했다. 제가 팀의 막내다 보니 다음엔 내 차례인 것 같았다(웃음).

김병호 = 다음은 (김)진아 차례다(웃음).

⊙ 이번 시즌에는 멤버 변화가 있는 팀들이 많았다. 1라운드를 치르며 위협적으로 느껴졌던 팀은 어디였나

= 김병호 = SK렌터카는 워낙 노련한 팀이다. 웰컴저축은행도 다음 라운드에 잘할 것 같다. 신생팀인 하림도 위협적이라 느껴진다. 젊은 친구들이 팀리그가 처음임에도 잘해줬다. 팀리그를 처음 소화하면 어색할 텐데, 이 정도로 잘한 걸 봐서는 팀이 다듬어진다면 분명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김가영 = 김병호 선수나 저와 관계가 있는 박정현 선수 때문에 하림을 언급하기 어렵기도 하지만, 하림은 선수단이 젊은 만큼 분위기 전환이 빠르다. 경험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충분히 시간이 지나면 경험도 축적될 것이다. 젊은 피들이 경험을 쌓았을 때 얼마나 좋아질지 궁금해진다. 하림과 1라운드 맞대결에서 6세트에 박정현 선수를 상대했는데, (박정현 선수가)위협적이라는 느낌도 받았다. SK렌터카를 비롯해 강팀들이 워낙 많지만 하림도 만만치 않았다.

⊙ 1라운드 우승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했다. 포스트시즌 순위를 위해선 다음 라운드에서도 승점 관리를 해야하는데, 2라운드부터는 어떻게 팀을 운영할 계획인지.

김병호 = 미디어데이에서도 언급했지만, 3위-우승-3위를 했으니 이제 다시 우승을 할 차례다. 연패를 할 때도 선수들이 ‘잘 할 수 있다’고 했는데, 선수들이 너무 잘해줘서 1라운드 우승을 했다. 이제 우리 팀의 베스트 라인업은 어느정도 윤곽이 나와있다. 하지만 1라운드 우승을 한 만큼, 2라운드부터는 다양한 조합을 짜며 경기를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우승을 하기 위해서 세트 오더에 더 신경을 쓰면서 해볼 생각이다.

⊙ 포스트시즌 우승 했던 2023-24시즌 당시의 느낌이 드나.

김가영 = 그 당시보다 느낌이 더 좋다. 라운드별 우승으로 규정이 개편된 2023-24시즌 이후 자력으로 라운드 우승을 차지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라운드 우승을 할 때 마다 매번 경기장에서 초조하게 경기를 바라봤는데, 이렇게 우리 힘으로 우승을 하게 돼 기쁘다. 또 우리가 매번 막바지 라운드에 우승(2023-24시즌 5라운드, 2024-25시즌 4라운드)을 했는데 이번에는 초반부터 우승을 거둬서 안정적으로 다음 라운드를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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