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컴퓨터가 온다] 양자컴퓨터, 도대체 뭐길래? 내 비트코인도 위험하다? - ②

[ MHN스포츠 ] / 기사승인 : 2025-06-26 15:16:00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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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컴퓨터가 온다] 5년 전의 AI를 기억하시나요? - ① 에 이어서..









(MHN 이종헌 인턴기자) 5년 전만 해도 양자컴퓨터는 먼 미래의 이야기였다.



하지만 이제는 글로벌 IT기업과 각국 정부가 앞다퉈 개발에 뛰어들고, 국내에서도 ‘퀀텀코리아 2025’와 같은 대규모 행사가 열릴 만큼 현실로 성큼 다가왔다.



그렇다면, 양자컴퓨터란 도대체 무엇이며, 어떤 원리로 작동하고, 실제 산업 현장에서는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까? 그리고 최근 논란이 되는 ‘비트코인 해킹’ 이슈는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양자컴퓨터란 무엇인가?



양자컴퓨터는 기존 컴퓨터와는 전혀 다른 원리로 정보를 처리한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컴퓨터는 정보를 0과 1, 두 가지 상태(비트)로 표현하지만, 양자컴퓨터는 ‘큐비트(Qubit)’라는 단위를 사용한다.



큐비트는 0과 1이 동시에 존재할 수 있는 ‘중첩(superposition)’ 상태를 가지며, 여러 큐비트가 얽히면(얽힘, entanglement) 기존 컴퓨터로는 상상할 수 없는 병렬 연산이 가능해진다.



즉, 기존 컴퓨터가 일렬로 한 번에 한 가지 계산만 처리한다면, 양자컴퓨터는 수많은 계산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 이 덕분에 복잡한 암호 해독, 신약 개발, 기후 예측 등 방대한 연산이 필요한 분야에서 혁신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바로 "중첩"이라는 양자역학적 현상 덕분인데, 큐비트가 0과 1의 상태를 동시에 가질 수 있어 여러 계산을 병렬로 수행할 수 있게 해준다.



여기에 "얽힘" 이 더해져 양자 연산의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두 큐비트가 서로 강하게 연결되어 한 큐비트의 상태 변화가 다른 큐비트에 즉시 전달되는 이 현상은 병렬 연산 간의 협력을 가능하게 한다.



반면 "결잃음(Decoherence)" 은 양자컴퓨터 구현의 가장 큰 장애물이다. 큐비트가 외부 환경의 미세한 간섭에 의해 양자 상태를 잃는 이 현상을 최소화하는 것은 기술적 도전과제로 남아 있다.









왜 알아야 할까?



양자컴퓨터는 단순한 ‘새로운 컴퓨터’가 아니다. 기존 컴퓨터로는 수십 년이 걸릴 계산을 단 몇 분 만에 끝낼 수 있고, 인공지능(AI) 학습 속도와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으며, 기존 암호체계까지 위협할 수 있다.



기존 컴퓨팅으로는 한계가 뚜렷했던 복잡한 문제들을 양자적 특성, 특히 중첩과 얽힘을 활용해 새로운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 보안, 물류, 신약, 에너지 등 거의 모든 산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부터라도 양자컴퓨터의 원리와 파급력을 이해하는 것이 미래 경쟁력의 핵심이 될 수 있다.



암호 해독 및 보안 분야에서는 기존의 공개키 암호체계(RSA, ECC 등)가 양자컴퓨터의 등장으로 무력화될 수 있다.



쇼어(Shor) 알고리즘을 탑재한 양자컴퓨터는 소인수분해나 이산로그 문제를 다항식 시간 안에 풀 수 있기 때문에, 현재 전 세계 금융-통신-공공 시스템의 보안이 근본적으로 위협받고 있다.



이에 대응해 ‘양자 내성 암호(Quantum-resistant cryptography)’와 같은 새로운 보안 기술 개발이 글로벌 표준화와 함께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신약 개발과 화학 분야에서도 양자컴퓨터는 핵심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분자 구조와 화학 반응을 양자역학적으로 시뮬레이션할 수 있어, 단백질 접힘 예측이나 신약 후보 물질 탐색 등의 연구에 획기적인 속도와 정확성을 제공한다.



이는 신소재 개발과 촉매 설계 등에서 기존 슈퍼컴퓨터로는 수년이 걸리는 계산을 단기간 내 수행할 수 있는 잠재력을 의미한다.









금융과 산업 최적화 영역에서도 양자컴퓨터는 높은 파급력을 보인다.



금융 시장의 리스크 분석, 파생상품 가격 결정,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 등의 문제에서 큐비트의 병렬성과 얽힘을 활용한 양자 알고리즘은 방대한 데이터셋을 빠르게 분석하고 최적 해를 도출할 수 있다. 공급망 설계, 생산 공정 효율화 등 산업 전반의 의사결정 구조가 이에 따라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공지능 분야에서도 양자컴퓨터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다. 양자머신러닝(Quantum Machine Learning, QML)은 대규모 데이터 학습, 패턴 인식, 복잡한 최적화 문제 해결에서 기존 AI보다 높은 성능을 목표로 한다. 특히 고차원 데이터 처리와 차원의 저주(Curse of dimensionality)를 극복하는 데 있어 양자적 접근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항공우주 및 에너지 산업에서도 양자컴퓨터는 높은 활용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항공기 설계의 공력 해석, 연료 효율화, 신소재 개발, 우주 센서 데이터 분석 등 고난이도 연산을 요구하는 분야에서 양자 기술이 도입되고 있으며, 전력망 운영의 실시간 시뮬레이션, 신재생에너지 최적화 등 에너지 산업에도 적용될 수 있다.



실제로 보잉은 IBM의 양자 알고리즘을 제품 설계 최적화에 도입했으며, 국내외 기업과 스타트업들도 양자컴퓨팅 기반 연구와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비트코인과 양자컴퓨터, 무엇이 다를까?



최근 “양자컴퓨터가 나오면 비트코인이 해킹당한다”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여기서 비트코인과 양자컴퓨터의 관계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비트코인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암호화폐다. 거래 내역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복잡한 수학적 암호(해시 알고리즘, 공개키 암호 등)를 사용한다.



양자컴퓨터는 기존 컴퓨터로는 풀기 어려운 이 암호를 빠르게 해독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즉, 양자컴퓨터가 충분히 발전하면, 지금의 암호체계가 무력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상용화된 양자컴퓨터는 아직 이론적으로만 가능할 뿐, 실제로 비트코인 네트워크를 뚫을 만큼의 성능을 갖춘 양자컴퓨터는 등장하지 않았다.



정말로 비트코인이 해킹당할까?



전문가들은 “양자컴퓨터가 비트코인 보안에 위협이 될 수 있는 것은 맞지만, 실제로 해킹이 가능한 수준에 이르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또한, 암호화폐 업계와 보안 전문가들은 이미 ‘양자 내성 암호(Quantum-resistant cryptography)’ 등 새로운 보안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즉, 양자컴퓨터의 등장은 새로운 위협이지만, 동시에 보안 기술의 진화도 함께 이뤄지고 있어, 당장 비트코인이 해킹당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시장 전망과 과제



양자컴퓨터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2028년에는 글로벌 시장 규모가 6조 원 이상, 연평균 30% 이상의 성장률이 예상된다.



미국의 대표적인 시장조사기관 BCC Research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 양자컴퓨팅 시장은 7억 1,340만 달러였으며, 2030년에는 73억 달러(약 8조 7,000억 원)까지 성장할 전망이고, 2023~2028년 연평균 성장률(CAGR)은 34.6%로 예측된다.



다만, 상용화까지는 하드웨어 안정성, 큐비트 수 확대, 오류 정정 등 기술적 과제가 남아 있다. 그럼에도 주요국과 글로벌 기업들은 미래 산업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양자컴퓨터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처럼 빠르게 진화하는 양자컴퓨팅 현장의 최전선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다음 기사에서는 LG, IBM 등 ‘퀀텀코리아 2025’ 현장에서 공개된 양자컴퓨터의 최신 연구 동향과 산업적 활용 사례를 살펴본다.



[양자컴퓨터가 온다] 한국에서 펼쳐진 ‘퀀텀코리아 2025’가 보여준 미래 - ③에 계속...



사진=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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