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데일리 조남준 기자] 국내 우수 산업기술 및 국가핵심기술의 해외 유출이 지난 11 년간 39 조 원이 넘어 산업 안보를 위협하는 수준에 달했음에도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 ( 이하 산업부 ) 가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진욱 의원 ( 광주 동남갑 ) 이 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 지난 10 년간 산업기술 해외 유출 사건은 총 210 건에 달했으며 , 이 중 55 건이 국가핵심기술 유출 사건이었다 . 2014 년부터 올해 8 월까지 피해 추정액만 약 39 조 1,570 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
정진욱 의원은 “2020 년부터 최근 5 년간 피해액은 약 23 조 2,782 억 원으로 , 해를 거듭할수록 기술 유출로 인한 피해가 커지고 있다 ” 고 강조했다 .
정진욱 의원은 특히 “ 매년 중소 ․ 중견기업의 경영진을 대상으로 기술 유출 사례와 기술 보호 지원제도 등을 교육하는 CEO 보안교육의 회차 수와 참여 기업 수 , 참여 인원수도 현저히 감소하고 있다 ” 며 “ 산업기술의 최전선에 있는 인력을 대상으로 교육 확대 시행은 물론 분야별 맞춤형으로 기술 유출 사례 공유 · 보안관리규정 정비 · 피해 발생 시 대응 방안 안내 등 실질적인 사전 대비책과 사후 대응 방안을 강화해야 한다 ” 고 산업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
산업부는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의 보안역량 수준을 점검하고 기술유출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 2018 년부터 ‘ 국가핵심기술실태조사 ’ 를 실시하고 있다 .
정진욱 의원이 이에 대해 분석한 결과 2018 년부터 2023 년 사이 6 년간 1,155 개 기관을 대상으로 국가핵심기술실태조사가 이뤄졌으나 , 이 중 조사에 응하지 않은 기관이 305 개 (26.4%) 에 달해 조사의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
정진욱 의원은 또한 “ 지난 2019 년부터 올해 9 월까지 6 년간 현장실태조사가 이뤄진 기관은 전체 557 개 중 141 개 (25%) 에 불과했다 ” 며 “ 조사 대상 4 개 중 3 개 꼴로 현장실태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점은 문제다 ” 라고 비판했다 .
정진욱 의원은 “ 반도체 · 디스플레이 · 조선 등 국가핵심기술의 해외 유출로 산업 안보가 흔들리는데 정부의 대처는 안일하기만 하다 ” 며 “ 현장에 답이 있는 법인데 현장실태조사를 형식적으로 실시한 산업부에 과연 문제 해결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다 ” 며 산업부의 실태조사 관리 소홀을 질타했다 .
정진욱 의원은 “ 조사에 상습적으로 미응답한 기관이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 ” 며 “2022 년 3 회 이상 미응답한 기관은 7 개였으나 , 2023 년 20 개로 늘었고 이 중 5 개 기관은 5 회나 미응답했다 ” 고 지적했다 .
실태조사에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아니하거나 허위로 제출한 자에게 1 천만 원 이상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 그러나 지난 6 년간 미응답 기관에 과태료를 부과한 사례는 단 1 건도 없었다 . 산업기술 침해신고를 하지 않은 2 건에 대해서만 각각 500 만 원과 250 만 원 과태료 처분한 사례가 전부였다 .
국가핵심기술은 기술적 · 경제적 가치가 높거나 성장잠재력이 높아 해외로 유출될 경우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민경제 발전에 중대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술로 , 현재 13 개 분야 76 개 기술이 존재한다 . 관리 주무 부처는 산업부다 .
지난 10 년간 발생한 55 건의 국가핵심기술 유출 사건을 분야별로 살펴보면 , △ 조선 17 건 △ 반도체 11 건 △ 디스플레이 10 건 △ 이차전지 5 건 △ 자동차 5 건 △ 정보통신 3 건 △ 기타 4 건 순으로 집계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