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 멈췄던 날, 1100일 후 그 대회에서 득점포…‘SON 옛 동료’ 에릭센의 인간 승리

[ MK스포츠 축구 ] / 기사승인 : 2024-06-17 18:35:01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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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의 옛 동료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과거 자신의 심장이 멈췄던 대회에서 1100일 만에 득점포를 쏘아 올렸다.

덴마크 축구대표팀은 17일(한국시간) 독일 슈투트가르트 슈투트가르트 아레나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2024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슬로베니아 축구대표팀과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후 치러진 경기에서 잉글랜드가 세르비아를 1-0으로 꺾으며 C조는 1승의 잉글랜드(승점 3)가 1위, 덴마크, 슬로베니아(승점 1)가 2,3위, 세르비아가 1패로 최하위에 위치했다.





이번 경기 에릭센은 3-4-1-2 포메이션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라스무스 호일룬, 요나스 빈과 함께 덴마크의 공격을 이끌었다. 전반 17분에는 팀의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선제골을 기록하며 두 팔을 벌리며 달리는 세리머니로 기쁨을 만끽했다.

하지만 아쉬운 결과를 맞이해야 했다. 팽팽했던 흐름 속 후반 32분 에릭 안자에게 동점골을 헌납하며 에릭센의 선제골이 빛바랬다.







결과는 무승부였지만, 에릭센에게 큰 의미가 있는 골이었다. 1100일 전 열린 UEFA 유로2020 필란드와 조별리그 1차전 경기에서 에릭센은 심정지로 쓰러졌기 때문이다. 당시 에릭센은 동료의 스로인을 받는 과정에서 갑작스레 심정지가 찾아왔다. 급하게 의료진이 투입돼 에릭센의 상태를 확인했고, 빠르게 병원으로 이송됐다.

덴마크는 에릭센 없이 대회를 치러야했고, 에릭센의 쾌유를 빌며 대회 ‘돌풍의 팀’으로 변모해 4강까지 오르는 활약을 보였다.

이후 에릭센은 빠르게 회복해 일상으로 복귀했지만, 축구선수로서 복귀가 불투명했다. 재발에 대한 위험이 있었다. 그러나 에릭센은 계속해서 선수 생활을 하기로 결정, 자가재세동기 삽입 수술을 받았다.

당시 인터밀란에서 뛰던 에릭센은 안정상의 이유로 자가제세동기 삽입 수술을 한 선수는 출전할 수 없다는 세리에A 규정으로 인해 팀을 떠나야만 했고, 2022년 프리미어리그의 브렌트포드로 이적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고, 같은 해 여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둥지를 옮기며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슬로베니아전 이후 에릭센은 “내 이야기는 3년 전 대회와 아주 다를 것이다. 경기 전부터 자신감이 있었고, 출전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유로를 뛴다는 것은 언제나 특별하다”라고 대회 출전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이번 대회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할 수 있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오로지 내 마음에는 축구에 집중하고자 하는 마음뿐이다. 오늘 골을 넣고, 팀에 도움을 줄 수 있어서 기쁘다”라고 말했다.

생사를 넘긴 에릭센은 선수 생활을 복귀한 것만으로도 놀라운 모습이었지만, 고국을 대표하기 위해 자신이 아픔을 갖고 있던 대회까지 출전해 또 한 번의 인간승리를 보여줬다.

김영훈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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