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철" “과거에 안주 않고 새로운 음악에 도전"

[ MK스포츠 연예 ] / 기사승인 : 2024-06-15 09:24:02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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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컬의 신’ 이승철, 40주년을 향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서울 강남구의 작업실에서 만난 이승철은 과거의 히트곡에 안주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옛 추억팔이는 제 취향이 아닙니다. 그러려면 신곡을 꾸준히 발표해야 하기에 늘 새로운 보이스와 장르에 열려 있죠”라며 자신의 음악 철학을 밝혔다.

이승철은 지난 13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가수 생활을 20년만 해도 신곡에 대한 갈증이 커진다. 새로운 것을 하려면 남의 것을 잘 받아들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노래를 녹음할 때 한쪽 귀에 가이드 보컬을 꽂고 따라 한다는 생각으로 부른다”며, “이렇게 하면 목소리는 이승철이어도 가창 스타일은 새롭게 달라진다. 저는 노래를 ‘이승철화’ 하는 것을 금기시하는 편이라 신곡은 1천 번 듣더라도 노래 연습은 한두 번만 하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1986년 밴드 부활의 1집으로 데뷔한 이승철은 올해로 가수 인생 38년을 맞이했다. 최근 그는 3년 만에 신곡 ‘비가 와’를 발표하며, 40주년을 향한 본격적인 준비에 나섰다. ‘비가 와’는 이승철이 처음으로 시도하는 브릿팝 스타일의 곡으로, 피아노 소리가 빗소리처럼 들려 낭만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승철은 “사랑을 그리워하는 노래이지만 후렴구부터는 신선하고 ‘뽀송뽀송한’ 봄비 같은 느낌”이라며, “떠나간 사람을 향한 기분 좋은 기다림을 무겁지 않게 표현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한 “지난 3년 동안 코로나19 팬데믹도 있었고, 음악이 바로바로 나올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며, “노래가 웬만큼 좋지 않고서야 대중성과 음악성을 둘 다 맞추기 쉽지 않아 점점 노래를 내기가 어려워졌다”고 토로했다. 38년간 다량의 히트곡을 내고 ‘라이브의 황제’로 불린 그도 여전히 대중의 입맛에 맞추는 것이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

이승철은 “대중 가수이기에 당연히 대중성을 신경 쓴다”며, “후배들에게도 부르고 싶은 노래를 하지 말고 (대중이) 듣고 싶어 하는 노래를 하라고 늘 말한다”고 했다. 그는 “’비가 와’도 원래 평범한 발라드였는데, 대중성이 떨어지는 것 같아 편곡을 다시 하고 2절을 새로 붙여 타이틀곡으로 완성했다”며, “북을 치는 듯한 느낌과 콜드플레이 같은 브릿팝 사운드의 기타 리프에 신경을 써 편곡이 잘 됐다”고 말했다.

서울 대신고 재학 시절, 유명한 악기점 서문악기사에 간 것을 계기로 음악 세계에 발을 디뎠다는 이승철. 그는 “그룹사운드를 하면서 고3이 됐고, 이후 수원대에 다니면서 부활과 무대에 몇 번 선 것을 계기로 밴드에 영입됐다”고 말했다. 이후 부활 시절 ‘희야’와 ‘비와 당신의 이야기’가 히트했고, 1989년 솔로 활동에 나서며 ‘안녕이라고 말하지마’, ‘사랑할수록’, ‘말리꽃’, ‘인연’ 등의 히트곡을 발표하며 꾸준히 사랑받았다.



이승철은 “제가 노래를 잘한다는 건 알았어도 주변에서 음악을 하라고 한 사람은 없었다. 그때 가수를 한다는 건...”이라며, “‘희야’ 때만 해도 부모님이 인정해 주지 않았다. 머리도 장발에 어르신들이 이해할 수 있던 시대가 아니었다. 그래도 ‘안녕이라고 말하지마’가 잘 되고선 인정해 주셨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어 “부활 활동 경험이 없이 곧바로 솔로 가수가 됐다면 음악적 뿌리가 약했을 것”이라며, “밴드 생활하면서 무의식적으로 익힌 역량과 지식이 지금의 편곡 실력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승철은 음악 활동 외에도 TV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국내 오디션 프로그램 열풍의 ‘원조’ 격인 엠넷 ‘슈퍼스타 K’ 시리즈에서 날카로운 심사로 이름을 날렸고, 최근에는 채널A ‘요즘 남자 라이프-신랑수업’에서 입담을 뽐내고 있다. 유튜브 콘텐츠 출연도 마다하지 않는 그는 “시대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갔으니 유튜브에서도 활동하게 됐다”며, “저는 신비주의와 잘 맞지 않는다. ‘라이브의 황제’ 혹은 ‘보컬의 신’보다 그냥 ‘삼촌’이나 ‘승철이 형’ 같은 친근한 호칭을 더 좋아한다”고 말했다.

최근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자녀에게 유산을 물려주지 않을 생각을 밝혀 화제가 된 이승철은 “아이들에게 ‘그게 큰 도움이 될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유산 대신 유학이나 대학원 진학은 얼마든지 시켜줄 생각이다. 제가 과거 아프리카에 학교도 짓지 않았나. 아이들이 사회에서 자리 잡도록 도와주는 것이 돈을 물려주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2026년 데뷔 40주년을 앞두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구상 중인 그는 전북 군산을 시작으로 천안, 서울, 창원, 대전, 대구 등을 도는 전국 투어는 물론, 아시아, 미주, 유럽 등지를 찾는 월드 투어도 계획 중이다. 정규 13집 앨범, 자신의 대표곡을 활용한 뮤지컬, 개인 유튜브 채널 개설도 준비 중이다.

이승철은 “LSC를 한국의 ‘모타운 레코드’ 같은 곳으로 만드는 게 꿈”이라며, “앞으로 미국 빌보드나 그래미에 가는 K팝 가수는 솔로 발라드에서 나올 것이라고 본다. 음악성 있는 친구들을 도와주고 프로듀싱해 주는 회사를 만들어 가고 싶다”고 말했다. 음악을 빼고 자신의 인생을 이야기할 수 없다는 그는 “17살 때 만난 음악을 지금도 사랑합니다. 40년이 돼 가는 지금에야 군더더기도 빠지고 음악이 좀 익어가는 것 같아요”라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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