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위는 던져졌다’...세대를 뛰어넘은 재미를 전하는 ‘지구마불’ 김태호·김훈범 PD [MK★인터뷰]

[ MK스포츠 연예 ] / 기사승인 : 2024-06-14 14:35:01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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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 ‘부루마블’이 현실이 됐다. 주사위를 던져 나오는 곳으로 ‘랜덤 세계 여행’을 떠나는 ‘지구마불 세계여행’은 친숙한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참신한 시도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천천히 하지만 확실하게 사로잡아 나가기 시작했다.

국민 예능 ‘무한도전’과 ‘놀면뭐하니’를 탄생시킨 예능 대부 김태호PD의 감은 이번에도 통했다. ENA ‘지구마불 세계여행2’는 시즌 통합 최고 시청률을 갱신했을 뿐 아니라, 매주 OTT(넷플릭스, 티빙 등) 순위 상위권 유지, 유튜브 누적 조회수 6000만 뷰 돌파 등의 성과를 내며 인기를 드러냈다. 해외에서는 115개국에 판매되기도 했다.

이 같은 인기를 얻은 것에 대해 김태호 PD는 “후배들과 함께 작업을 하면서 최근 프로그램의 인기가 늘었구나를 느끼는 포인트가 마트나 백화점 가면 많이 알아보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예전에는 ‘무한도전’으로 저를 알아보셨다면, 요즘은 ‘지구마불 세계여행’으로 저를 알아보시는 거죠. 그런 경험들을 하게 돼서 ‘아 대중분들이 프로그램을 많이 사랑해주시는구나’를 피부로 느꼈어요. 이번 기회에 감사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어요.”

“시즌1보다 더 사랑해 주셔서 감회가 새롭다”고 말한 김훈범 PD는 “같이 일하는 제작진도 모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렇게 인터뷰를 하게 돼서 기분이 좋고 영광이다”며 밝게 웃었다.

t즌1과 시즌2의 가장 큰 차별점은 ‘스타게스트’이다. god의 박준형을 비롯해 개그맨 김용명, 배우 김도훈, 공명, 원진아, 강기영 등 다양한 스타들이 여행 크리에이터 곽튜브, 빠니보틀, 원지와 함께 하며 만들어 내는 색다른 케미스트리는 시즌1과는 다른 신선한 재미를 안기며 시청자들의 큰 호평을 받았다.

이와 같은 다양한 케미를 만들었던 스타들의 섭외 기준에 대해 김태호 PD는 “누구를 데려가야지 보다는 어떤 캐릭터를 데려가면 좋을까를 더 많이 고민했다”고 전했다.

“촬영할 당시가 11월, 12월이었어요. 연예인이나 셀럽분들이 제일 바빴던 시기였죠. 그래서 누구를 데려가야지 보다는 어떤 캐릭터를 데려가면 좋을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고, 이러한 기준을 가지고 미팅을 진행하고 섭외를 했던 기억이 있어요. 어떤 캐릭터가 나와야 서로가 부담감을 덜 수 있을까, 전략을 세워나갔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시즌2에서 재미있었던 포인트 중 하나가 바로 곽튜브과 이상형으로 꼽았던 원진아가 스타게스트로 합류했다는 점이었다. 이에 김태호 PD는 “저희도 깜짝 놀랐던 것이 인터뷰를 하는데, 곽튜브 입에서 원진아 님이 나왔다. 어떻게 ‘저 이름(원진아)이 저 입(곽튜브)에서 나오지 싶어 크게 놀랐었다”고 당시의 놀람을 떠올렸다.

“곽튜브가 실제 이상형이 있다고 이름을 이야기했는데, 그게 바로 원진아 님이셨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정보가 샜나 의심도 했죠. 줌으로 처음 상대를 확인했잖아요. 곽튜브가 실제로 너무 당황했고, 스스로에 대해서 원망을 많이 했던 기억이 나요. 이상형이 눈앞에 있었잖아요. 실제로 저에게 뭐라고 많이 말을 하기도 했어요. ’귀띔 좀 해주지‘ 이러고, 하하. 실제로 만나보고는 텐션 더 좋아졌었죠.”

다양한 재미를 만들어 냈던 여행 크리에이터들과 스타 게스트의 조합은 ‘지구마불 세계여행’ 제작진들의 고민과 연구 끝에 탄생한 것이었다.

“시즌1때 느꼈던 것이 여행에는 변수들이 많더라고요. 날씨나 시차에 따른 출연진들의 변화도 발생하니, 컨디션 조절이 필요했죠. 그리고 무엇보다 ‘동반자가 있으면 어떨까?’ 했는데, 세 분이 파트너들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저희만의 컨텐츠와의 차별성으로 파트너를 두는 것이 좋겠다고 실험을 했는데 그게 통했죠.” (김훈범 PD)

“스타 파트너의 둘이 만났을 때의 어떤 시너지를 만들지는 100% 예상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가능성은 수정할 수 있잖아요. 이를테면 출연자들이 파워J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할지를 고민하고 선택할 수 있게 한다든지, 곽튜브의 경우 평소에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이 많으니, 다음 선택에 분류에 맞는 분을 선정해서 만날 수 있게 한다든지 말이죠” (김태호 PD)

“저희 제작진들의 고민도 있지만, 크리에이터 고충도 듣게 되잖아요. 그런 점들을 고안하는 거죠.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기 3개월 전부터 저희는 시물레이션을 돌려봐요. 어떤 그림이 나올지를 말이죠.” (김훈범 PD)



‘지구마불 세계여행2’는 시즌1의 우승자 원지의 우승 혜택이었던 베니스 심플론 오리엔트 익스프레스 여행을 시작으로 오만과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케냐, 인도, 에티오피아, 포르투갈, 페루, 브라질, 미국, 중국, 일본 등 12개국을 돌아다니며 지구의 사계절을 담아냈다. 각기 다른 매력을 자랑하는 대륙과 나라들이 가득 넘치는 가운데, 보드 위에 올리는 국가 선정 기준은 어떻게 될까.

“나라 선정은 ‘즉흥적’으로 이뤄지지만, 보드 위에 ‘어떤 나라’가 들어갈지에 대해 굉장히 많이 고민해요. 크리에이터들이 갈 만한 곳이 어디 있을까와 시청자들이 궁금해하고 관심 있는 나라는 어디인지를 함께 고민하죠. 보드 위에 넣는데 고민이 많은 나라들은 ‘옵션’을 1에서부터 3까지 넣어서, 살펴봐요. 이를테면 인도에 걸렸다, 그럼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하는 거죠. 여행을 갔는데 유독 콘텐트가 안 나오는 나라들도 있어요. 그럼 그 나라는 빼고, 최대한 콘텐츠가 많이 나오는 나라를 다시 넣는 거죠. 그리고 초반에 아시아가 많을 거 같으면 이를 줄이고, 다른 대륙을 늘리는 결정을 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김태호 PD)

이어 김태호 피디는 PD는 “처음 시작할 때는 갈 곳은 많겠지 했지만, 실질적으로 갈 수 있는 나라는 많이 없는 것도 있고, 적절하게 섞어서 가는 것이 중요했다”며 말을 이어갔다.

“대륙별로 나라별로 시청자들의 관심이 다른 것을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많이 간 곳도 시청자들이 원하시면 넣고, 저희도 익숙하지 않은 나라들은 한두별로 넣어놓고, 콘텐츠도 파악을 해보고 준비를 했했었죠. 준비를 하면서 인상적이었던 장소가 아프리카의 베냉이라는 장소였어요. 아무리 자료를 찾아도 없는데, 계속 끌렸던 것이 ‘부두교 의식’과 같은 독특함이 있었죠. 준비를 하기에는 정보는 없고, 현지의 안정적인 촬영을 위해서 선교사님들이나 외교관 한인들과 준비도 많이 했었죠. 결국 중요한 건 새로움과 익숙함을 적절히 조합시키는 것이었어요.”

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나라 선정 기준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세 명의 크리에이터들’이었다. 이들이 발란스 좋게 갈 만한 나라들을 고민하고 계속 첨삭한다는 것이 두 PD들의 설명이었다.

“보통 나라별로 3~4가지 스토리를 짜놓아요. 만약에 스토리가 하나밖에 없는 나라인데, 2명이 걸렸을 때 어떡하지 고민하는 거죠. 실제로 이번에 폐루의 경우 2명이 걸렸는데, 나라에 대한 정보는 여행 크리에이터들도 잘 알고 있으니, 현장 PD들과 상의하고 그때그때 진행을 하는 편이에요.” (김훈범 PD)

김훈범 PD는 여행을 했던 곳 콘텐츠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장소로 ‘절벽호텔’을 꼽았다. 생각했던 것보다 방송에서 익스트림하게 찍혀서 놀랐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제가 갔을 때는 너무 할만한 곳이었어요. 외줄을 타는 구간만 빼면, 체크인하는 과정과 올라갔을 때 광경들이 약간은 비현실적이라서 재밌다고 생각했거든요. 방송이 나간 이후 여러 반응들을 보면서 우리가 잘 찍었나보다 싶어서 기분이 좋았어요. 하하. (강)기형이 형도 주위에서 ‘어떻게 살아 돌아왔냐’고 연락을 많이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기형이 형도, 곽튜브도 잘 즐겨주셔서 좋았어요. 정말 익스트림한 곳은 ‘90도’ 정도 된다고 하더라고요. 저희는 최대한 안전하다고 전제 조건을 깔고 진행을 했어요. 안전시설이나 가이드가 믿음을 많이 줘서 오롯이 그 환경을 누릴 수 있었죠. 6세부터 70세까지 즐길 수 있는 호텔입니다. 개인적으로 재밌는 경험이었어요. (웃음)” (김훈범 PD)



제작진의 입장에서 제발 걸리기 바랐던 나라가 있었을까. 이에 대해 김태호 PD는 “미리 세팅을 했던 나라들”이라고 설명했다.

“숙소를 미리 정해놓았던 나라가 나오면 좋았죠. 이번에 본부를 넣었던 것은 2~3라운드 넘어갈 때 심적으로 지쳐하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이들에게 밥 한 공기를 제공하고 라면이라도 끓여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었어요. 본부를 포르투갈로 한 이유는 노홍철 씨가 포루투갈에 대해 많이 이야기를 해줘서, 콘텐츠 3개 이상은 나오겠다 싶었죠. 본부가 나오기 전부터 짐가방을 싸놓고 있었어요. 누군가 걸리면 가기 위해서요. 본부에 원지님이 걸렸을 때 제작진 모두가 환호성 했던 것이 기억에 나네요.”

소재 고갈에 대한 걱정은 없을까. 이에 대해 김태호 PD는 ‘디테일의 필요성’이라고 정의했다.

“어떤 예능 출연자들이 사랑을 받고 익숙해지고 하다 보면 그와 비슷한 여러 예능에 나오는 건 수년간 경험을 해왔어요. 차별을 이루기 위해서는 계속 고민하고 준비하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해요. 디테일이 갭을 매기는 것이 차별화의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죠.”

예능대부 김태호 PD가 생각하는 좋은 예능은 어떤 예능일까. “좋은 예능인가보다 생각했던 타이밍이 있다”고 말한 김태포 PD는 “장인 장모님이 80이 넘으셨다. 그런 분들이 다섯 살 손자와 함께 ‘지구마불 세계여행’을 보면서 같이 웃고 있더라. 70년을 뛰어넘은 것이 좋은 콘텐츠가 아닌가 싶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제가 개인적으로 해왔던 콘텐츠들은 처음부터 칭찬을 받거나 하지는 않았어요. 이를 던져두고 시청자 반응에 따라 개선해 오면서 점점 좋아졌죠. ‘무한도전’도 그랬고, ‘놀면 뭐하니’도 마찬가지였어요. 그래서 자신하는 것은 ‘지구마불 세계여행’은 시즌을 거듭할수록 좋은 콘텐츠가 될 거라는 확신이 있어요.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거죠. 무엇보다 ‘지구마불 세계여행’이 의미가 깊은 것은 회사에 있는 젊은, 그리고 역량이 있는 PD들과 성장해 나가는 것 같다는 점이에요. 개인적으로 뿌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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