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우리투자증권 사명 재활용하는 우리금융에 우려감 왜?

[ 더리브스 ] / 기사승인 : 2024-05-24 09:11:12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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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현지 기자]
[그래픽=김현지 기자]




우리금융지주의 새로운 증권사인 우리투자증권을 둘러싸고 사명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우리금융이 10년 전 NH농협금융지주에 매각했던 증권사와 이름이 같기 때문이다.



당시 매각된 우리투자증권은 앞서 LG투자증권과 우리증권이 합쳐진 대형 증권사였다. 다만 사명으로 시끄러운 우리투자증권은 소형 증권사인 한국포스증권과 우리종합금융이 합병하는 방식으로 출범할 예정이다.



포스증권은 실적으로 수년째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데다가 자기자본도 400억원에 불과하다. 이러한 까닭으로 새로 출범하는 우리투자증권을 10년 전의 우리투자증권으로 잘못 생각할 경우 투자자가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우리금융, 10년 만에 증권업 진출






우리금융지주. [그래픽=김현지 기자] 
우리금융지주. [그래픽=김현지 기자]




우리금융은 지난 3일 우리종금과 포스증권의 합병을 결정하면서 10년 만에 증권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사명은 우리투자증권으로 결정됐다.



우리금융은 우리종금의 기업금융(IB) 기반과 포스증권의 디지털 중심 리테일 기반을 상호결합해 우리투자증권을 국내 선도증권사로 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우리금융은 우리투자증권의 사업부문을 IB 중심으로 리테일과 세일즈앤트레이딩(S&T) 등까지 단계적으로 확장해 중장기적으로 초대형 IB를 구축하겠다는 포부다.



또한 우리금융은 이번 합병을 통해 증권업에 진출한 후 우리투자증권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그룹 증권사 전략에 부합하는 경쟁력이 있는 매물이 출회 시 추가 인수합병(M&A)에 대해서도 검토할 예정이다.





‘자기자본 7조원 NH증권의 전신’ 우리투자증권





우리투자증권이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은 이유는 우리금융이 2014년 NH금융에 매각했던 증권 자회사와 이름이 같기 때문이다. 당시 매각된 우리투자증권은 현재의 NH투자증권이 됐다.



NH증권은 현재 자기자본 7조원이 넘은 초대형 증권사로 성장했다. 전신인 우리투자증권도 화려한 이력의 이름으로 성장해 자리매김한 셈이다.



우리금융이 10년 전에 매각했던 우리투자증권은 앞서 20년 전 LG증권이 합병돼 출범했다. LG증권과 합병된 우리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2014년 기준 4조3850억원이었다. NH증권으로 새출발할 당시에도 이미 자본 규모가 중형급 이상이었다는 얘기다.



반면 포스증권의 자기자본은 지난해 말 기준 484억원에 불과하다. 10년 전의 우리투자증권과 차이가 매우 크다.



게다가 포스증권은 2022년과 지난해 연속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스증권은 지난해 59억원, 2022년 72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우리투자증권 매각하면서 상표권 유지”





우리금융의 새로운 증권사와 NH증권의 전신인 우리투자증권의 차이가 극명하다는 점에서 우려가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름이 같지만 덩치 차이부가 큰 두 증권사를 두고 고객들이 혼란을 겪을 수 있어서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NH투자증권 이창욱 지부장은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LG증권과 우리증권이 합쳐지면서 큰 회사가 됐는데 (이번에 새로 출범하는) 우리투자증권이 예전의 우리증권이라고 오해할 수 있을 것”이라며 “큰 증권사인 줄 알았는데 아니라는 것을 알았을 때 고객이 기만 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네이버와 다음, 그리고 구글 포털사이트에서 우리투자증권을 검색하면 NH증권과 관련된 결과가 검색된다.



이와 관련 우리금융 관계자는 더리브스 질의에 “우리투자증권을 매각하면서 상표권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사명 사용에) 법적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임서우 기자 dlatjdn@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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