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우리금융, 보험사 인수하다 ‘꼴찌’…체질 개선 난항 겪나

[ 더리브스 ] / 기사승인 : 2025-05-12 10:17:45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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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현지 기자]
[그래픽=김현지 기자]




보험사를 인수하게 된 우리금융그룹 비은행 부문이 효자로 불리기 위한 과제는 남아 있다. 1분기에 자본비율과 실적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보통주자본(CET1)비율을 악착같이 챙긴 결과 우리금융은 보험사 인수를 앞두게 됐다. CET1 비율도 중요하지만 아쉬운 건 4대 금융지주 사이에서 홀로 뒷걸음친 실적이다.



우리금융이 새로 품게 될 동양‧ABL생명이 얼마나 역할을 해줄지가 관건이다. 수익성 및 건전성 지표를 양호하게 관리하면서 CET1 비율을 유지하는 일도 과제로 지목된다.





1분기 실적, 4대 금융 중 꼴찌





우리금융은 4대금융 중에서 유일하게 1분기 실적이 전년 대비 퇴보했다. KB금융은 역대 최대, 신한금융은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KB금융의 지난 1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6973억원을 기록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62.9% 증가한 수치다. 신한금융은 12.6% 오른 1조4883억원, 하나금융은 9.1% 상승한 1조1277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우리금융의 지난 1분기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25.3% 하락한 615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우리은행(6331억원)보다도 낮은 수치다. 영업이익은 8680억원으로 같은 기간 24.6% 감소했다.



순이자이익은 2조25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했다. 대출채권과 관련한 수익이 감소하면서 이자수익은 5조3050억원으로 같은 기간 3.0% 줄었다.



판매관리비는 일회성비용이 반영된 1조30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6% 증가했다. 대손비용은 4360억원으로 같은 기간 18.8% 늘었다. 일회성비용을 제외하더라도 우리금융의 1분기 순익은 약 8020억원으로 전년보다 2.7% 감소했다.





CET1 비율 개선됐지만…“안정적 이익 창출도 필요”





우리금융이 CET1 비율을 큰 폭으로 개선한 건 사실이나 실적도 끌어올려야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CET1 비율은 지난 1분기 기준 12.42%로 직전 분기 대비 30bp(1bp=0.01%p), 전년 동기 대비 47bp 증가했다. 올해까지 이루겠다는 목표치(12.5%)를 예상보다 빨리 이룰 수 있을 거란 전망이다.



동양‧ABL생명을 인수하려는 우리금융은 금융위원회로부터 승인을 받기 위해 CET1 비율이라도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했다. 경영상태가 건전하다는 점을 보여줘야 경영실태평가 3등급을 받은 우리금융이 조건부 승인이라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경평 3등급은 원칙적으로 자회사 편입이 불가하다.



CET1비율은 보통주 자본에 위험가중자산(RWA)으로 나눠 계산된다. 대출 부실이 커질 가능성을 감안한 은행들은 RWA를 관리하기 위해 보수적 태도로 대출을 취급하고 있는 기조다.



실제로 우리은행의 1분기 총대출 규모는 직전 분기 대비 1% 하락했다. 같은 기간 기업대출과 가계대출은 각각 1.4%, 0.4% 줄었다. 기업대출 잔액의 경우 지난해 3분기(191조원)부터 4분기(186조원), 올해 1분기(183조원)까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NH증권 정준섭 연구원은 “최근 은행주 투자자들이 투자 판단 기준으로 자본비율을 중요시하는 건 맞지만 그렇다고 예상을 크게 하회하는 실적이 상관없는 건 아니다”라며 “주주환원 확대를 위해서는 자본비율 개선뿐만 아니라 주주환원의 재원인 이익의 안정적 창출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보험사, 제 역할 해낼지 관건






우리금융지주. [그래픽=김현지 기자] 
우리금융지주. [그래픽=김현지 기자]




결과적으로 우리금융은 지난 2일 금융위로부터 동양‧ABL생명보험의 자회사 편입을 승인받았다. 총 자산 53조원에 달하는 두 생보사가 지닌 건전성‧수익성 관리는 지켜볼 대목이다.



동양‧ABL생명이 지난해 말 기준 확보한 보험계약마진(CSM) 잔액은 각각 2조6711억원, 9375억원이다. 두 보험사가 합쳐진 후 자산 수준은 신한라이프(59조원)‧농협생명(53조원)과 비슷하다. 지난해 신한라이프‧농협생명의 CSM이 각각 7조2268억원, 4조5915억원인 점과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



금리 인하 등으로 인해 건전성 관리도 필요한 상황이다. 동양생명의 지급여력(K-ICS‧건전성)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155.5%로 전년 대비 37.8%p 감소했다. ABL생명은 153.68%로 같은 기간 32.28%p 하락했다.



일각에선 우리금융이 두 생보사를 상대로 유상증자 등을 실시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동시에 우리금융이 자본비율을 방어할 수 있을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다만 우리금융은 생보사에 대한 자본 지원을 최소화할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우리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 이성욱 부사장은 지난달 25일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보험사) 인수 후에 K-ICS 비율을 비롯한 재무건전성 개선을 최우선 경영 목표로 둘 것”이라며 “지주나 그룹 차원의 자본비율 추가(유상증자) 부담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KB증권 강승건 연구원은 “향후 비은행 자회사와 시너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증권의 자본 확대, 보험의 K-ICS 정상화가 필요하기 때문에 (우리금융의) 적극적인 CET1 비율 관리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며 “CET1 비율은 개선됐지만 이익이나 성장 측면에서는 아쉬운 실적”이라 평가했다.



SK증권 설용진 연구원은 “향후 우리금융의 관건은 사업 영역 확대를 위해 투입한 비용을 상회하는 리턴을 확보할 수 있을지 여부”라며 “증권 등 비은행 자회사가 빠르게 본궤도에 진입해 그룹 실적에 기여하는 단계로 진입하는 모습이 우리금융의 밸류에이션 제고를 위한 핵심 요건”이라 내다봤다.



양하영 기자 hyy@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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