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일보] 산불 대형화와 극한호우 증가로 산사태 위험이 높아지는 가운데, 기존 훼손지와 예외조항을 틈탄 개발 압력이 계속되며 보호지역의 실효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와 시민사회, 정부·지자체는 지정에 머문 보호 방식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며, 백두대간의 생태축 기능을 회복하고 강화할 수 있는 실질적 관리 체계 전환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올해로 보호지역 지정 20주년을 맞은 백두대간 보호지역의 관리 체계를 점검하고 제도 개선을 모색하기 위한 국회 토론회가 지난 11월 20일 국회 제1간담회실에서 진행됐다. 이번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농해수위 서삼석 의원과 기후에너지환노위 박홍배 의원, 환경단체 녹색연합이 공동 주최해 백두대간 보호지역의 지난 20주년의 성과와 성찰점을 돌아보고 백두대간 보호지역의 미래를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토론회를 공동 주최한 국회 농해수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서삼석 국회의원은 축사를 통해 백두대간 훼손은 단순한 생태 문제를 넘어 국민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라는 점을 지적했다.
서 의원은 “최근 산불의 대형화와 전용지의 황폐화가 겹치면서 산림의 회복력이 떨어지고 있고, 특히 점점 잦아지는 극한호우와 산사태에 대해 언급하며 일 강수량 80mm 이상의 극한호우는 2024년 150회로 9년 전인 2015년 43회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해 산사태 위험이 크게 높아져 실제로 2023년 산사태로 인한 사망자는 13명으로 최근 10년 중 가장 많은 수치”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상황은 정부 차원의 보호구역 관리 강화가 시급하고, 법이 토지 형질 변경과 토석 채취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 만큼,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산림청은 광산·목장 등 현재 이용 중인 부지에 대한 철저한 점검과 훼손지 복원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 기후에너지환노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홍배 국회의원은 이어진 축사에서 “이제는 지정 중심의 보호를 넘어, 실질적인 관리 체계 구축으로 나아가야 하며 백두대간 기본계획의 목표를 보다 구체화하고, 변화하는 생태·기후 환경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계획 주기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무엇보다도 보호구역의 기능이 강화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지자체 간 긴밀한 협업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백두대간은 산림청 또는 기후부 어느 한 기관의 영역이 아니라 국토·자연·문화·생태를 아우르는 국가적 자산이기 때문에, 현장 관리 인력 확충, 훼손지 복원 로드맵 마련, 국유림 대부 제도 개선, 개발행위의 엄격한 심사 기준 등 보호지역답게 운영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정비해 후세대에 잘 물려주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 말했다.

생물다양성 확대 차원, 백두대간 보호지역 정책 수립돼야
‘생물다양성 관점에서 바라본 백두대간 보호지역’을 주제로 발제에 나선 한국환경연구원 이후승 연구위원은 “백두대간 보호지역은 매우 선구적인 보호지역”이라고 강조하며, “국제적으로 보호지역의 연결성 확대가 중요해지고 있는데 우리는 벌써 20년 전에 백두대간이라는 개념으로 생태축을 이룰 수 있는 보호지역을 지정한 것이다. 백두대간에 위치한 8개소의 국립공원을 연결할 수 있는 제도적, 정책적 기반이 마련될 수 있었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앞으로 보완해야 할 점으로 “그동안 부족했던 생물다양성 차원의 접근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생물다양성 확대는 유전적 다양성과 연결돼 있다. 지금까지의 보호지역에서 생물다양성과 관련된 정책은 출생률을 높이는 접근보다는 최소한의 사망률을 낮추는 방식으로 접근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생태축 복원 사업에 대해서도 “물리적으로 연결했다고 해서 연결성이 확대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지역에 어떤 생물들이 살고 있었고, 어떻게 관계 맺고 교류하고 있었는지 파악해야 실질적인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물리적으로만 연결된 육교로서만 기능할 뿐”이라고 말하며, 지금까지는 “백두대간에 살고 있는 생물들을 지켜야 한다는 관점만으로 접근을 해왔는데 앞으로는 이 많은 생물들이 왜 다른 지역이 아닌 백두대간을 선택했는가라는 관점으로 볼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특정 생물이 해당 지역에서만 반드시 살아야 되는 이유, 그 지역만의 독특한 특성이 드러날 수 있고 이러한 특징들을 더 살려 나가는 방향으로 보호지역을 관리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위원은 인간의 관점으로 서식지를 만들어 주고 개선하고 대체 서식지를 조성하는 접근에서 벗어나 생물 입장에서 해당 장소를 선택할 수 있게끔 하는, 자연의 관점에서 공간을 바라보는 보호지역 정책으로 전환할 시기가 됐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자생식물을 통한 산림생태복원 확대”
‘백두대간 보호지역의 산림생태복원’에 대해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장창석 산림생태복원실장이 발표했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백두대간 및 고산 지역 산림 생물 자원 보존에 특화돼 있는 기관으로 국내 고산 지역 희귀식물을 현지에 보존하고, 현지 외 보존원인 시드볼트를 운영하고 있고 자생식물종자공급센터로 지정돼 훼손지 복원에 쓰이는 자생식물을 복원하기 위해 산림 생태 복원에 대한 연구와 조사를 지속하고 있다.
장창석 실장은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의 역할을 언급하며 “산림생태복원에는 기본적으로 자생식물을 활용하게 돼 있지만 과거 오랫동안 복원 소재로 외래종이 쓰였던 경우가 많았다. 도로공사 등에 의한 훼손지 복원에 쓰이는 소재가 114톤이 외국에서 수입되고 있으며 국내에서 생산하는 자생 수종은 37톤밖에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하며, 앞으로 백두대간의 훼손지뿐만 아니라 전국의 산림생태복원 사업에서 자생식물을 통한 복원이 확대될 수 있도록 자생식물 종자 공급을 안정적으로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 해 나갈 것임을 강조했다.
또한 훼손지 복원을 성공적으로 실시한 사례를 바탕으로 훼손지의 산림생태복원 사업을 통해 자생식물이 더 잘 활착할 수 있는 공법을 다양하게 연구하고 있음을 설명하며, 앞으로 백두대간의 훼손지가 단순한 복구가 아닌 생태적 복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두대간법 개정, 전담 관리 기구 신설 필요
‘백두대간 보호지역의 관리제도 개선을 위한 제안’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녹색연합 김원호 자연생태팀 활동가는 “백두대간 보호지역은 지정된 지 20주년이 됐지만 방치되고 있는 기존 훼손지, 백두대간법의 예외조항으로 인한 광산, 초지 개발 사업 등으로 보호지역으로 지정된 이후에도 훼손이 계속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그는 국립공원과 달리 관리 전담 기구가 없다 보니 탐방객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부분을 지적하며 백두대간 3.0을 위해서 백두대간 보호 기본계획의 목표를 구체화하고 시기는 단축할 것, 백두대간법의 전면 개정을 준비할 것, 기후부와 산림청의 역할을 명확하게 할 것, 전담 관리 기구 신설을 준비할 것을 제안했다.

백두대간 정맥 관리와 법제도 정비로 생태축 기능 강화해야
토론에 참여한 동국대학교 바이오환경공학과 오충현 교수는 “현재 백두대간보호법에서는 핵심구역과 완충구역으로 크게 구분하여 보호지역을 관리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백두대간은 한반도의 가장 중요한 생태축이자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핵심공간이라고 하는 특성이 있으므로 “이제는 이와 같은 단순한 2단계 구분보다는 보다 세분화된 구역 구분과 기능 구분이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오랜 숙원이었던 북한지역 백두대간과의 연결성, 중국이나 몽골, 러시아와 협력하여 유럽의 Natura 2000과 같은 동북아 생태네트워크 체계 추진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그린피스 최태영 생물다양성 캠페이너는 보호지역 내 벌채를 허용하는 법과 제도를 정비하고, 관계 부처 간 실질적인 정보 공유와 협력 시스템을 구축하며, 보호지역 관리를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 질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인지 여부가 앞으로 20년의 백두대간과 한국의 생물다양성을 좌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캠페이너는 이와 함께 구체적으로 “첫째, 보호지역 지정 단계에서부터 경제림 육성단지 등 산림 개발 정책과의 중첩을 사전에 걸러낼 수 있도록 관계 부처 간 정보 공유와 협의 의무를 강화해야 한다. 둘째, 백두대간 보호구역의 핵심·완충 구역에서는 입목 벌채를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소규모를 이유로 환경영향평가에서 제외되는 벌채·개발 행위의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 셋째, 백두대간뿐 아니라 다른 보호지역도 IUCN 가이드라인과 KMGBF가 요구하는 ‘효과적 관리’ 기준에 맞춰 질적 관리를 강화하되, 생태계서비스지불제와 지역 거버넌스, 그리고 생물다양성 기본법·국가생물다양성위원회 체계 정비를 통해 부처 간·지역 간 협력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세환 기후부 자연생태정책과 사무관은 토론을 통해 오늘 나온 지점들은 대부분 부처에서도 고민을 많이 하고 있는 지점이며 산림청을 비롯한 부처 간 협력은 기후부에서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부분임을 언급하며 자연생태조사, 데이터 베이스 구축, 생태통로 실태 점검 및 확대에 있어서 관계 부처와 긴밀한 협업을 통해 제도를 보완하고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지현 산림청 산림생태복원과 사무관은 백두대간이 법으로 보호되는 백두대간 보호지역으로 지정되면서 백두대간을 국민에게 각인시키는 효과가 있었음을 강조하고, 20년간 보호지역으로 관리돼 오면서 부족했던 지점도 있지만, 보호지역 확대, 훼손지 복원 등 꾸준히 이어온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하며 보존, 복원, 보호지역 기능 강화, 지역 상생을 통해 백두대간 보호지역이 더 잘 관리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백두대간 보호지역은 백두대간 보호에 관한 법률이 2003년 제정된 뒤 2005년 전체 보호지역이 확정됐다. 국립공원 8개소가 위치하는 방대한 면적을 축으로 연결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호지역으로서의 중요성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