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국제뉴스) 이병훈 기자 = 인천도시가스와 삼천리가 최근 4년간 막대한 이익을 거두면서도 정작 시민들을 위한 투자는 외면, 지역 간 ‘에너지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국회의원(인천 동구미추홀구갑)이 인천시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두 회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2021년 51억 원에서 2024년 291억 원으로 약 5.7배 폭증했다. 2022년 이후 주택용 도시가스 요금이 동결됐음에도 원가 관리와 공급량 증가 등으로 수익을 크게 불린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급증한 이익과 달리 시민 편익과 직결되는 투자는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 같은 기간 총투자액은 182억 원에서 165억 원으로 약 9% 감소했으며 도시가스 공급의 핵심인 신규 배관 설치는 42.5km에서 23.4km로 45%나 급감했다. 소극적 투자는 지역 간 에너지 불평등으로 이어졌다.
2024년 기준 인천 전체 도시가스 보급률은 89.3%에 달하지만 강화군은 35.5%에 불과하다. 중구 용유동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전체 2,324세대 중 단 39세대만 공급받아 보급률이 1.7%에 그친다. 최근 3년간 증가한 가구는 4세대뿐이다.
남동구, 부평구, 계양구, 서구 등 다수 지역에서도 ‘경제성 미달’ 혹은 ‘사유지 승낙 필요’의 이유들로 공급이 중단돼 있다. 도시가스사업법상 100m당 31세대 미만이면 '경제성 미달 지역'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이 지역 주민들은 도시가스보다 2~3배 비싼 LPG나 등유를 사용하며 과도한 난방비 부담을 떠안고 있다. 이런 상황은 독점 공급사의 방만한 경영과 책임 방기가 자리 잡고 있다. 2025년 기준 두 회사 공급 비용 중 ‘기타 경비’는 540억으로 전체 영업비용의 55%를 차지한다.
이는 인건비(317억 원)나 감가상각비(125억 원)보다 많은 규모다. 기타 경비의 세부 내역은 ‘고객센터 수수료, 법정 비용, 복리후생비, 차량 유지비 등’으로만 명시돼 있어 비용 산정 과정 전체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2024년 기준 사회공헌 지출은 영업이익의 0.89%에 불과했고 그마저도 절반 가까이가 인천유나이티드 축구단 후원(인천도시가스 5천만 원, 삼천리 7천만 원)에 집중돼 정작 도움이 필요한 에너지 취약계층 지원은 외면하고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 허종식 의원은 “40년간 인천에서 독점적 권한을 누려온 두 회사가 이익은 극대화하고 공적 책임은 최소화하는 상황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도시가스 공급을 ‘경제성’이 아닌 시민의 기본권인 ‘에너지 복지’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