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대생 100명 중 4명은 학교 떠나…학업중단율 2년째 역대 최고

[ 라온신문 ] / 기사승인 : 2025-10-12 07:38:06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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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 한 교육대학교를 다니던 A(22)씨는 초등교사의 꿈을 접고 수능을 다시 본 뒤 올해 일반대학에 입학했다. 사범대에 다니다 반수 끝에 어렵게 들어간 교대였지만, 교사가 된 선배들의 조언과 경험담을 듣고 오랜 고민 끝에 자퇴를 결정했다. A씨는 "초등학교 선생님의 삶이 쉽지 않다는 건 뉴스를 통해서 어느 정도 알고 있어 각오하고 입학했다"면서도 "그런데 선배들이 직접 겪는 일상을 들으니 '하루라도 빨리 다른 길을 찾자'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한때 서울 주요 대학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입결(입시결과) 최상위권을 기록했던 교대. 그러나 2010년대 후반부터 점차 인기가 식더니 최근 몇 년 사이에는 재학생마저도 학교를 떠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12일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교육대학교 재학생의 학업 중단율은 4.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대생 100명 중 최소 4명이 학업을 중도에 포기한다는 의미다.



2023년에도 교대생의 학업 중단율은 지난해와 같은 4.2%로 역대 최고를 기록한 바 있다.



2018년까지 대부분 연간 0%대를 보였던 교대생 학업 중단율은 2019년 1.5%, 2020년 1.7%로 1%대에 진입했다. 그러다 2021년엔 2.4%를 기록했고 2022년에는 곧바로 3.2%로 치솟았다가 2023년과 2024년에는 4%대로 상승했다. 2023년과 2024년 각각 5.3%, 5.4%를 기록한 일반대학 재학생의 학업 중단율과 비슷한 수준이다.



'명문'으로 꼽히는 교대라고 해서 사정은 다르지 않다.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교대와 경인교대의 중도 탈락 학생 수는 각각 103명, 105명이나 됐다.



교대생들이 어렵게 입학한 학교를 떠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현직 교사들은 초등학교 교사가 이른바 '젠지 세대'(199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에게 더는 매력적인 직업으로 다가가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입으로 말한다.



서울 소재 초등교사 B(35)씨는 "교사의 길을 선택한 걸 후회하지는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가까운 사람이 교사가 되겠다고 하면 다시 한번 생각해보라고 할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는 "요즘 교사가 '서비스직'으로 인식되면서 학부모 민원 등 불합리한 상황을 견뎌야 하는데, 연봉 수준은 대기업과 비교해 턱없이 적지 않느냐"면서 "(자퇴한 교대생들은) 비슷한 성적으로 갈 수 있는 대학에 가서 일반 직장인으로 근무하는 게 낫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 소재 초등교사 C(34)씨는 "투입했던 노력에 비해 교사가 되고 나서 얻는 이점이 매우 적다"면서 "물론 학생들을 가르치는 데서 느끼는 보람은 있지만, 시간을 되돌린다면 나 역시 교대에 들어가진 않을 것 같다"고 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에서 지난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다시 태어나도 교직을 선택하겠다'고 답한 교사 비율은 역대 최저인 19.7%였다.



또 다른 경기 소재 교사 D(35)씨는 "임용시험 경쟁률이 갈수록 높아지는 것도 한몫한다고 본다"며 "예전엔 교대에 입학하면 바로 취업이 보장된다고 인식됐지만, 요즘에는 저출생 등으로 신규 채용이 줄어 졸업 후에도 교사가 되는 게 쉽지 않다"고 했다.



정혜영 서울교사노조 대변인 역시 "교대생들은 현실적으로 취업할 곳이 학교밖에 없는데, 신규 채용이 줄고 있어 임용시험에 합격할 확률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또 "어렵게 신규 임용이 된다고 하더라도 교직 생활이 워낙 힘들어 이점이 별로 없다는 인식이 확산했다"며 "교직에 큰 뜻이 없는 한 빨리 교대를 자퇴하는 게 타 직종 취업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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