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가 개고 맑게 갠 하늘 아래 전국 차인(茶人), 불교계, 시민, 관광객이 함께한 가운데 성대히 봉행됐다.

(사)신라문화원이 주최하고 경주예다원, 우리차문화연합회 나정다례원이 주관한 이번 행사에는 경주시와 불국사, 국립공원사무소, 대한불교진흥원, 한국불교대학 대관음사 감포도량, 보덕학회 등 여러 기관이 후원했다.

행사는 서라벌농악단의 길놀이로 막을 올렸다. 이어 나정다례원 회원들이 육법공양을 봉행하고, 성천 스님이 종사영반을 집전했다. 대중은 법성계를 함께 염송하며 선대 고승의 뜻을 기렸다.

성광 교무스님은 추모사에서 “충담스님의 차 공양은 단순한 음용이 아니라 백성을 위로하고 나라의 평안을 기원한 자비의 실천이었다”고 강조했다.

충담상 시상식에서는 차문화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최나윤 나정다례원 원장과 손명희 경주예다원 지부장이 충담상을 수상했다.

진병길 신라문화원장은 “충담스님의 ‘답게 사는 삶’ 정신을 생활 속에서 실천한 두 분의 헌신이 충담재를 더욱 빛냈다”고 치하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전국 차 단체가 참여한 헌다(獻茶), 서라벌정가단의 헌악, 내빈 헌화 등이 이어졌다.

제2부 충담예술제에서는 국악과 현대음악이 함께 어우러진 무대가 펼쳐졌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들차회, 다식·떡 만들기, 금관 만들기, 신라 의복 체험, 차도구 전시 등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돼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을 붙잡았다.

충담재는 1989년 첫 회를 시작으로 올해 35회를 맞았다. 신라 고승 충담스님의 가르침과 불교 철학, 그리고 차 문화를 계승하는 대표적 문화행사로 성장했다.

진병길 원장은 "앞으로도 시민과 관광객이 차 향기와 불심 속에서 ‘답게 사는 삶’을 배우고 실천할 수 있도록, 충담재를 한국을 대표하는 차문화 축제로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천년 전 충담스님의 발원을 오늘에 되살린 제35회 충담재는 경주의 역사·문화적 위상을 다시금 확인하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