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양=국제뉴스) 이정주 기자 = ‘캄보디아 특급’ 스롱 피아비(우리금융캐피탈)가 1년 5개월여의 침묵을 깨고 LPBA 투어 8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번 우승으로 스롱 피아비는 한동안 김가영 선수(휴온스)의 기세에 눌려 겪었던 부진을 털어내고 LPBA 최정상에 우뚝 섰다.
511일 만의 감격스러운 우승… 새로운 시작
지난 6일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로당구 2025-26시즌 2차투어 하나카드 PBA-LPBA 챔피언십’ LPBA 결승전에서 스롱 피아비는 김보라를 세트스코어 4:1(11:2, 3:11, 11:10, 11:10, 11:2)로 제압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이는 2023-24시즌 8차투어 '웰컴저축은행 챔피언십' 우승 이후 무려 511일 만에 거둔 값진 성과다. 스롱 피아비는 이번 우승으로 프로당구 LPBA 투어에서 김가영(휴온스, 15회)에 이어 역대 최다 우승 2위(8회)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또한, 우승 상금 4천만원을 추가하며 LPBA 통산 상금 3억 2,282만원을 기록, 김가영(7억 2,180만원)에 이어 두 번째로 3억원 돌파의 금자탑도 쌓았다.


팽팽했던 접전, 승부처를 가른 스롱의 뒷심
결승전 초반, 스롱 피아비와 김보라는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스롱이 1세트를 11:2(7이닝)로 선취하자, 김보라가 2세트 초구 하이런 5점을 포함, 12이닝 만에 11:3으로 따내며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승부의 추가 기운 것은 3세트부터였다. 스롱은 18이닝에 걸친 장기전 끝에 11:10으로 신승하며 다시 리드를 잡았다. 이어진 4세트, 스롱은 5:10으로 뒤지던 상황을 16이닝 만에 11:10으로 역전시키며 세트스코어 3:1로 승기를 잡았다. 위기 상황에서의 집중력과 뒷심이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이 역전승은 경기의 흐름을 스롱 피아비 쪽으로 완전히 가져오는 결정적인 순간이었다.
승기를 잡은 스롱 피아비는 5세트 초구에 하이런 8점을 몰아치며 단숨에 8:1로 앞서갔고, 3이닝째 뱅크샷 포함 3득점을 추가하며 11:2로 경기를 마무리, 세트스코어 4:1의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이젠 당구에 전념할 환경"… 스롱 피아비의 새로운 다짐
경기 후 스롱 피아비는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털어놓았다. "한동안 우승을 하지 못하면서 불안한 마음이 컸고, '이제 우승을 하지 못하는 선수가 됐나'하는 걱정도 있었다"며, "개인적인 사정도 있었지만, 이젠 당구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됐다. 이번 우승을 통해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앞으로 계속 우승을 할 수 있도록, 내 자신이 경기를 즐기고, 재미있게 경기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스롱 피아비 선수의 이번 우승은 단순히 하나의 트로피를 추가하는 것을 넘어, 김가영 선수의 독주로 인해 자칫 LPBA가 역동성 없는 리그로 전락할 뻔한 위기를 구해낸 것으로 평가받는다. 또 지난 1년여 동안 무관에 그치며 겪었던 부진을 완전히 털어내고 다시 한번 최고의 기량을 선보일 준비가 되었음을 알리는 신호탄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그의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김보라의 끈질긴 투혼, 첫 우승 향한 가능성 보여줘
아쉽게 준우승에 머문 김보라 선수는 비록 첫 우승의 문턱을 넘지는 못했지만, 이번 결승전에서 보여준 끈질긴 투혼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프로 데뷔 후 39개 대회 만에 결승에 진출하며 본인의 최고 성적(8강)을 넘어선 김보라 선수는 LPBA 강호 스롱 피아비를 상대로 물러서지 않는 경기를 펼쳤다. 특히, 스롱 피아비가 1세트를 가져간 뒤 김보라는 2세트 초구 하이런 5점을 터뜨리며 세트를 따내는 저력을 보여줬다. 비록 3세트와 4세트에서 11:10이라는 한 점 차 승부 끝에 아쉽게 내주었지만, 이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그의 집중력을 증명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김보라 선수는 앞으로의 LPBA 투어에서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잠재력을 충분히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편, 대회 한 경기 최고 애버리지를 기록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웰컴톱랭킹'(상금 200만원)은 64강에서 김채연 선수를 상대로 애버리지 2.500을 선보인 김가영이 수상했다.
PBA 남자부, 오늘 밤 최종 승자 가린다
LPBA 결승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가운데, 대회 최종일인 7일에는 PBA 남자부 4강전과 결승전이 이어서 펼쳐진다. 오후 12시에는 다비드 마르티네스(스페인·크라운해태)와 륏피 체네트(튀르키예·하이원리조트)가 4강 제1경기를 치르며, 오후 3시에는 조재호(NH농협카드)와 에디 레펀스(벨기에·SK렌터카)가 결승 진출을 다툰다. 준결승전 승자는 밤 9시부터 우승 상금 1억원이 걸린 7전 4선승제 결승전에서 마지막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