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일보] 우리나라와 말레이시아가 기후변화 대응 협력을 본격 확대한다. 양국은 8월 25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제3차 한-말레이시아 기후변화대화'를 통해 온실가스 국제감축사업과 기후변화 대응 정책을 중심으로 실질적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회의에는 정기용 외교부 기후변화대사와 다툭 노르 야하티 빈티 아왕 말레이시아 천연자원·환경지속가능부 환경지속가능 차관보가 수석대표로 참석했다. 외교부와 환경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한국환경공단 등 양국의 관계 부처와 기관이 참여해 양자 협력의 폭을 넓혔다.
양국은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각국의 기후변화 정책을 공유하고, 오는 11월 브라질에서 개최 예정인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를 앞두고 주요 협상 의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와 함께 파리협정 제6.2조에 기반한 국제감축사업에 대한 논의도 심도 있게 진행됐다.
한국 측은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이행 현황과 배출권거래제도, 국가 기후위기 적응대책 등을 소개하며, 파리협정 제6.2조 관련 국제감축사업에서 환경건전성 기준과 한국형 레디니스(Readiness) 프로그램도 함께 설명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감축사업 유치국의 온실가스 감축 역량을 높이기 위한 지원 방안이다.
특히 한국은 현재 말레이시아에서 진행 중인 두 건의 국제감축사업의 현황과 향후 계획을 공유했다. 해당 사업은 말레이시아의 유기성 폐기물인 팜유 슬러지를 활용해 바이오에너지를 생산하는 방식으로, 양국은 폐기물 관리 분야 협력을 확대하는 데 뜻을 모았다.
양국은 지난해 11월 온실가스 감축사업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으며, 이번 회의에서는 이를 토대로 양자 기후변화 협력 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 개시에 합의했다. 이는 양국 간 국제감축사업 협력 기반을 제도적으로 공고히 하는 전기로 평가된다.
정기용 대사는 “세 번째를 맞이한 이번 기후변화대화를 통해 양국의 상호보완적 이해관계를 재확인했으며, 국제사회 내 기후변화 협상에서도 협력을 심화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한편, 한-말레이시아 양국은 이번 협의의 연장선상에서 2026년 제4차 기후변화대화를 서울에서 개최하기로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