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황민우 기자]](https://cdn.tleaves.co.kr/news/photo/202508/7997_14663_1225.jpg)
이지스자산운용 인수전이 본격 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예비입찰은 마감되고 오는 10월 본입찰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인수 후보는 대신파이낸셜·한화생명·흥국생명이다. 대신파이낸셜은 이미 증권사로 지분을 보유해 유력한 후보지만 한화·흥국생명도 자금 여력이 크게 밀리지는 않는다.
이지스운용은 대체자산 1위 운용사이자 전체 운용업계에서도 상위권인 만큼 인수사로선 시너지를 낼수 있을 거란 기대감이 높다. 새 주인이 누가 될지 시장이 주목하는 이유다.
이지스 경영권 확보 기회에 예비입찰 ‘흥행’
![이지스자산운용이 지난 14일 공시한 반기보고서.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캡처]](https://cdn.tleaves.co.kr/news/photo/202508/7997_14664_1736.png)
업계에 따르면 전 이지스운용 조갑주 신사업추진단장은 지난 2월 말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고(故) 김대영 창업주의 부인인 손화자 씨가 지분 매각을 희망한다는 의사를 전했다. 손 씨가 보유한 지분은 12.4%다.
손 씨가 소유한 지분만 매각하면 인수자가 경영권을 행사하기에 부족하다. 하지만 동반매도참여권(태그얼롱)을 보유한 금융사들과 건설사를 주축으로 다른 주주들이 지분 매각에 동참하면 경영권 확보가 가능하다. 업계에 따르면 투자설명서상 매각 대상 지분은 66.6%에 달했다.
매각 지분이 66% 수준이라면 주주들이 매물로서 이지스운용에 대해 가치가 높다고 보고 대거 지분 매각에 참여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인수사 편에서 보면 매각 지분이 높은 만큼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걸 넘어 자회사로 편입할 수 있는 셈이다.
업계에 따르면 대신파이낸셜그룹, 한화생명, 흥국생명, 캐피탈랜드운용 등이 지난 13일 예비입찰에 참여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매각 주관사인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가 이를 토대로 숏리스트를 뽑고 실사를 진행하면 오는 10월경 본입찰이 이뤄질 예정이다.
지분 있는 대신 외 한화·흥국도 자금은 충분
예비입찰로 드러난 주요 인수 후보는 모두 국내 금융사들인 대신파이낸셜그룹·한화생명·흥국생명이다. 이중에서도 대신파이낸셜은 대신증권(9.13%)과 대신F&I(3.26%)를 통해 이미 이지스운용 지분 12.39%를 보유해 가장 인수 가능성이 높은 후보로 점쳐지고 있다.
대신파이낸셜은 이미 보유하고 있는 지분에 더해 그룹 자체가 부동산 투자에 주력해 온 만큼 자금 조달이 유연하다는 게 강점으로 부각된다. 부동산금융 밸류체인을 갖고 있는 데다 대신자산신탁을 통해 리츠 상장을 꾸준히 늘려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명보험업계 상위 대형사인 한화생명과 업력이 오랜 흥국생명이 인수자가 되지 못하리란 법도 없다. 두 생보사 모두 각각 한화그룹과 태광그룹을 등에 업고 있는 데다 부동산 포트폴리오를 필요로 하고 있는 만큼 인수 의지가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화생명은 대형 생보사로서 현금 창출력이 풍부하다는 점에서 자금 여력이 높다고 볼 수 있다. 흥국생명은 한화생명과 비교하면 자산 규모는 작을 수 있으나 1조원 이상인 이익잉여금과 예치금 5335억원을 보유하고 있어 인수 여력은 역시나 부족해보이진 않는다.
증권·보험사 모두 노리는 부동산 시너지
이지스운용은 부동산펀드 수탁고 27조원에 시장 점유율이 14.5%로 부동산 자산운용업계를 주도해왔다. 업계에 따르면 매각가는 5000억원 안팎으로 거론되며 기업가치는 8000억에서 1조원 사이로 평가되는데 입찰 경쟁 속 몸값이 더 오를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는 인수사들이 기대하는 시너지 때문이다. 대신파이낸셜은 이지스운용 인수시 기존에도 집중해온 부동산 투자를 극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생명은 글로벌 진출에 주력했던 포트폴리오를 부동산으로 넓히는가 하면 흥국생명 역시 그 역량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생보사 두 곳이나 인수자로 참전한 배경에는 공통적으로 생보업계가 마주한 현실과 무관치 않다. 생보사들은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건전성 규제가 강화돼 수익성이 줄었는데 설상가상으로 고금리 저축성보험 상품이 많아 이차역마진 부담을 안고 있다.
이를 토대로 보면 두 생보사는 부동산에 강한 이지스운용 인수를 통해 자산·부채관리(ALM)을 강화하려는 목적이 클 수밖에 없다. 다만 그중에서도 규모만 따지면 한화생명이 인수 가능성은 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돼 대신파이낸셜과 업계는 양강 구도를 예상하고 있다.
그럼에도 인수 의지는 흥국생명이 뒤지지 않는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더리브스 질의에 “장기 운용수익 확보를 위해 예비입찰에 참여했다”며 “부동산 등 대체투자 역량 확대가 목적으로 인수한다면 재무적투자자(FI)가 아닌 전략적투자자(SI)로서 장기 보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룹 내 금융계열사와의 시너지 통해 견고한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김은지 기자 leaves@tleav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