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HN 애리조나(美) 이상희 기자)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구단이 26인 로스터에 변화를 줬다. 하지만 이번에도 기대했던 배지환의 이름은 끝내 불리지 않았다.
피츠버그는 3일(한국시간)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마이너리그에서 내야수 리오버 페게로를 콜업한다”며 “메이저리그 26인 로스터에 페게로의 자리를 만들기 위해 오른손 투수 헌터 스트래튼을 옵션을 이용해 마이너리그 트리플 A팀(인디애나폴리스 인디언스)으로 보낸다”고 발표했다.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인 내야수 페게로는 이날 콜업되기 전까지 올 시즌 마이너리그 트리플 A에서 총 24경기에 나와 타율 0.258(89타수 23안타), 1홈런 12타점의 성적을 기록했다. 2루타 6개와 3루타 1개도 쳤을 만큼 장타력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빅리그에서 남긴 성적은 썩 좋지 않다. 지난 2022년 피츠버그 소속으로 처음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지만 매년 마이너에 머무는 시간이 더 많았다. 지난 2023년 가장 많은 59경기에 출전해 타율 0.237, 7홈런 26타점 OPS 0.654를 기록한 것의 그의 커리어 하이였을 정도다.
아직 메이저리그 풀타임 선수로 자리 잡진 못했지만 이제 겨우 24세로 젊다는 점과 내야 전 포지션을 다 커버할 수 있는 활용도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달 4일 마이너리그로 강등된 배지환은 이후 피츠버그가 페게로 포함 총 4명의 야수를 메이저리그로 콜업하는 동안 단 한 번도 선택을 받지 못했다. 마이너리그 성적도 3일 기준 타율 0.273, 1홈런 6타점 5도루에 그치고 있다. 전형적인 ‘타고투저’ 리그를 고려할 때 좋은 성적은 아니다.

배지환은 지난해 부상과 부진이 겹치면서 메이저리그에서 총 29경기 출전에 그쳤고, 성적도 타율 0.189로 나빴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한 OPS도 고작 0.463에 그쳤다. 때문에 올 스프링캠프 때만 해도 피츠버그 전력에 배지환의 이름은 포함되지 않았다.
위기감을 느낀 배지환은 스프링캠프에서 4할에 육박하는 타율로 자신의 존재감을 피력했고, 결국 개막전 26인 로스터에 포함되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단 2경기에 출전해 4타수 무안타 3삼진으로 부진했다.
게다가 경기 중반 대주자로 투입된 경기에서 본헤드 플레이에 가까운 주루사를 당하며 결국 지난달 4일 마이너리그로 강등됐다.
피츠버그는 3일 기준 올 시즌 12승 20패 승률 0.375의 저조한 성적으로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아직 시즌을 포기하기에는 이른 시점이기 때문에 당분간 배지환이 빅리그에 콜업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의 주포지션이 된 외야에 인원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1년 400만 달러의 계약을 맺고 팀에 합류한 베테랑 토미 팸이 결정적으로 배지환의 앞길을 가로 막고 있다. 적어도 피츠버그가 팸을 포기하고 방출하지 않는 한 배지환의 마이너리그 생활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 유력하다.

사진=배지환©MHN DB, 피츠버그 구단 홍보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