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산 제거 공사 현장, 비산먼지 우려

[ 환경일보 ] / 기사승인 : 2025-04-14 18:35:00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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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촬영으로 살펴본 욕망산 제거 현장 곳곳은 비산먼지가 심각한 상황이었다. /사진=이왕용 기자 
드론 촬영으로 살펴본 욕망산 제거 현장 곳곳은 비산먼지가 심각한 상황이었다. /사진=이왕용 기자




[부산=환경일보] 장가을 기자 = 경상남도 창원시 진해구 안골동 욕망산 일원에서 북컨2단계 항만배후단지조성사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7825억2200만원이 투입된 대규모 사업에서 1단계 사업인 욕망산 제거 사업은 2023년 2월 착공했다.



부산항 신항 북컨2단계 항만배후단지조성사업 시행자는 부산항을 관리·운영하는 부산항만공사(BPA·사장 송상근)다.



부산항만공사 항만건설실 담당자는 “멀쩡한 산을 깎아내려면 표토를 제거하고 땅속 깊숙이 박혀 있는 암반을 잘라내는 등 오랜 세월이 걸린다. 1차로 2023년 욕망산 제거 작업을 시작했고 2033년 완공 예정이다. 2차 항만배후단지 조성 작업은 2033년부터 2035년까지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욕망산 제거 공사는 항만배후단지 부지를 확보하고 토사와 석재 등 자원을 얻을 수 있어 일석이조다. 최근 환경 파괴를 이유로 바닷모래 채취가 중단되고 부산지역 석산개발 허가를 내주지 않아 항만공사용 골재는 물론 암석이 부족한 실정이다. 욕망산 공사에서 발생하는 토사와 석재 등 부산물은 부산항 신항과 진해신항 등 공공개발 사업에 공급(3932만㎥)할 수 있어 자재 걱정을 덜고 예산도 절감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욕망산은 체적 2867만㎥로 토사(표토, 풍화토, 풍화암)가 258만㎥이고 석재(연암, 경암)가 2609만㎥이다. 복합물류시설과 업무편의시설 등이 들어설 항만배후단지 부지조성 면적은 52만2103㎡로 이는 축구장 75개 크기에 달하는 규모다.




욕망산 제거 공사는 DL이앤씨 컨소시엄이 맡아 진행 중이다. /자료제공=부산항만공사 
욕망산 제거 공사는 DL이앤씨 컨소시엄이 맡아 진행 중이다. /자료제공=부산항만공사




150m 높이의 욕망산 제거 공사는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기준 5위로 대형 건설사인 DL이앤씨(옛 대림산업) 컨소시엄이 맡았다.



2021년 입찰 당시 공사비가 5754억원으로 2006년 부산항 신항이 개항한 이후 발주된 사업 중 단일 공사로 역대 최대 규모였다.



DL이앤씨를 비롯해 대우건설, 한라건설 등 굵직한 건설사가 각각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한 결과 DL이앤씨가 수주에 성공했다.




욕망산 정상부는 포크레인으로 암석을 들어올려 트럭에 상차해 외부로 내보내는 작업이 계속 진행 중이었다. /사진=이왕용 기자 
욕망산 정상부는 포크레인으로 암석을 들어올려 트럭에 상차해 외부로 내보내는 작업이 계속 진행 중이었다. /사진=이왕용 기자




사전에 욕망산 공사 현장 곳곳을 드론으로 촬영한 본지 취재진은 환경 위반 사항을 정리한 뒤 DL이앤씨 현장 담당자와 욕망산 정상까지 차로 이동하며 공사 현장을 확인했다. 오르는 내내 현장 곳곳은 비산먼지가 심각했다.



현장 담당자는 “아직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이동형 엔진 살수기 두 대로 비산먼지를 제거 중”이라고 했다. 현장 곳곳에서 발생하는 비산먼지를 없애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보였다.



특히 비산먼지가 심한 곳은 욕망산 정상부로 살수 시설이 시급해 보인다고 지적하자 현장 담당자는 “5월 중순에서 말쯤 전기가 들어오면 분무기 성능이 좋은 전기 살수기로 교체할 예정이다. 그때까지 이동형 엔진 살수기는 현재 2대에서 4대로 늘려 사용하겠다. 욕망산 제거 공사가 진행될수록 넓어진 면적만큼 살수기도 계속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답했다.




취재진은 10년 넘게 걸리는 공사라서 경사면 분진망 설치(위 분진망 설치 사진)에 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이왕용 기자 
취재진은 10년 넘게 걸리는 공사라서 경사면 분진망 설치(위 분진망 설치 사진)에 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이왕용 기자




이어 취재진이 “공사 기간이 10년 훌쩍 넘는데 분진망 설치에 신경을 써야 하지 않는가”라고 묻자, 공사 담당자는 “경사면에 비산먼지를 막는 분진망이 일부 설치돼 있다. 현재 노출된 경사면에 7할 정도 설치된 상황이다. 계속 보강하겠다”며 답했고, 세륜기 구비에 대해서는 “현재 서쪽과 남쪽 출구에 각 2대씩 세륜기가 가동 중”이라고 답변했다.




욕망산 경사면에 분진망이 설치되지 않은 구간 /사진=이왕용 기자 
욕망산 경사면에 분진망이 설치되지 않은 구간 /사진=이왕용 기자




비산먼지는 대기 중에 떠다니는 미세한 입자로 주로 건설현장과 도로, 석탄발전소 등에서 발생한다. 미세먼지보다 크기가 크고 무거운 경향이 있어 인체에 해롭다.



특히 건설 현장에서 시멘트와 모래, 자갈 등 재료를 운반하거나 굴착과 분쇄하는 과정에서 다량의 비산먼지가 발생하는데 호흡기와 심혈관, 피부 질환 등 다양한 질병을 일으킬 수 있고 장기간 노출 시 만성적인 건강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



취재진이 “진해 신항 5개 공구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공사가 진행될 텐데 운반로 확보라든지 교통 혼잡 관련 대책이 마련돼 있나”고 묻자 부산항만공사 항만건설실 담당자는 “북쪽, 즉 터널 쪽으로 들어와 4구역 안쪽 내부 도로를 거쳐 남쪽 즉 배출장 근처로 나가도록 도로를 설계했다. 진입로와 출입로를 분리시켜 사전에 교통 혼잡 및 도로환경 관리를 철두철미하게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부산항만공사 항만건설실 담당자는
부산항만공사 항만건설실 담당자는 "웅천대교 바로 위 석재 반출장 암벽 길이는 130m로 사고 위험이 있어 올해 7월까지 200m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이왕용 기자




이어 취재진이 “웅천대교 바로 위에 석재 반출장 암벽 길이가 130m에 불과한 데다 웅천대교 교각 사이 폭이 1200t 이하로 부선만 운항이 가능하다. 바다에 투하할 사석을 운반하려면 약 부산 15대 정도가 연속적으로 출·입항 해야 하는데 사고 위험이 크지 않은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현장 담당자는 “그 점을 고려해 다시 설계 중이다. 올해 7월까지 200m로 시설을 늘릴 계획이다. 현재 부선 3~4대만 접안이 가능하다. 최대 5~6대까지 접안되도록 보강하겠다. 세륜기도 하나 더 증설할 예정이다. 가장 중요한 건 ‘안전’이다. 사고는 순식간에 발생하니까. 늘 예의주시하며 시설을 보완하고 면밀히 관리·감독하겠다”라며 입장을 밝혔다.




북컨2단계항만배후단지조성사업의 조감도 및 토지이용계획도 /자료제공=부산항만공사 
북컨2단계항만배후단지조성사업의 조감도 및 토지이용계획도 /자료제공=부산항만공사




인근 주민들은 “대규모 장기간 걸친 공사를 진행하려면 욕망산에서 반출장(상차) 그리고 운항과 투하 절차까지 환경과 안전 관련해 세심하게 검토해야 한다. 육로로 토석을 운반해야 하는데 운반로의 안전과 환경 문제를 철저히 파악해 대책 마련이 필수다”라고 입을 모았다.



아울러 “순조롭게 공사가 진행돼 부산신항 및 진해신항이 세계적인 물류 허브도시로 거듭났으면 좋겠다“고 기대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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