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MG손보 매각 불발 여파…설계사‧고객 ‘발동동’

[ 더리브스 ] / 기사승인 : 2025-03-19 14:30:02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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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현지 기자]
[그래픽=김현지 기자]




MG손해보험 매각이 최근 불발되면서 내홍이 불거졌다. 전속 보험설계사와 노동조합이 극명한 입장 차이로 갈등 상황에 직면했다.



MG손보 매각 반대를 주도한 노조에 대해 보험설계사들은 책임 지적에 나섰다. 매각 불발로 인해 직격탄을 입는 건 영업 부문이기 때문이다.



보험설계사들 입장에서는 조속히 새 주인을 만나길 바란 이유다. MG손보가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는 상황에서 최종 피해는 고객에게로 돌아갈 수 있다.





MG손보 노조‧보험설계사 입장 차이





메리츠화재가 지난 13일 MG손보 매각에 대한 우선협상 대상자 지위를 포기하자 MG손보 노조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반면 MG손보 전속 보험설계사들은 걱정이 깊어졌다.



노조는 고용 승계 10%만 보장하겠다고 앞서 제시한 메리츠화재가 인수를 포기한 건 당연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금융위원회와 예금보험공사가 메리츠화재를 MG손보 매각에 대한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한 결정은 밀실 야합, 특혜로 점철된 매각이라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하지만 보험설계사들은 메리츠화재라도 MG손보를 속히 인수해 주길 바랐다. 고객의 계약이라도 넘어가야 판매 수수료로 먹고사는 보험설계사들이 생계를 유지할 수 있어서다.



결국 노조가 지난 17일 MG손보에 대한 정상 매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한 자리에 보험설계사들도 나와 노조와 대립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보험설계사들은 매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고객들이 불안해하는 상황을 호소했다.



보험설계사 A씨는 당시 현장에서 “124만 고객들이 너무 불안해서 기자회견을 어떻게 하는지 보러 왔다”라며 “고객들은 너무 불안해하고 설계사들은 3개월째 임금이 없다”라고 지적했다.





“안정화될 때까지 위원장 임금 삭감 요구”






MG손해보험. [그래픽=김현지 기자]
MG손해보험. [그래픽=김현지 기자]




MG손보 전속 보험설계사들은 매각 상황이 안정화될 때까지 노조위원장이 본인의 임금을 반납하도록 요구했다. MG손보 매각이 최근 무산된 건 노조위원장에게 책임이 있다고 봐서다.



매각 불확실성에 불안해하는 고객들이 보험 계약에 대한 해지를 요구하면서 보험설계사들은 예전만큼 수수료를 못 받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노조위원장은 월급을 매달 받으면서 독단적으로 결정해 협상이 결렬됐다고 보험설계사들은 보고 있다.



MG손보 표준영업협의회 수도권 김연수 지회장은 더리브스 질의에 “표준영업조직은 이번 매각 불발의 책임이 노조위원장에게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고통 분담 차원과 (위원장이) 말에 책임을 지라는 요구로 (MG손보) 정상화될 때까지 위원장의 임금 반납을 요구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노조원들을 상대로 표결도 부치지 않고 독단적으로 원천무효만을 외치며 협상 테이블을 걷어찬 위원장의 말에 책임을 지라는 최소한의 요구사항”이라고 덧붙였다.





보험 해지 요구 너무 많아…고객 욕설도





MG손보 고객들 사이에선 다른 보험사로 보험 계약을 옮겨야 할지를 고민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해지를 요구하는 고객들이 많아지면서 보험설계사들은 생계 걱정이 늘었다.



더리브스 취재에 따르면 MG손보 실비보험에 가입돼 있는 고객 B씨는 MG손보 매각 상황이 불확실해지면서 걱정이 된다고 전했다. B씨는 불안한 마음에 실비보험을 하나 더 가입하고 싶지만 중복 보장은 되지 않기에 매각 절차를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보험설계사 A씨는 더리브스 질의에 “보험 해지 문의가 너무 많이 들어온다”라며 “청‧파산 얘기가 나오고 있어서 고객들은 자신들의 계약이 어떻게 되는 건지 걱정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또 다른 보험설계사 C씨는 더리브스와 대화에서 “고객들은 깊이 알지 못하니까 내 보험은 어떡하냐고 심한 욕설을 하는데 3~4개월째 시달리고 있다”라며 “고객을 모집하고 영업을 해야 하는데 받던 수수료가 많이 줄어서 생활을 못한다”라고 호소했다.



이와 관련 김 지회장은 “노조위원장은 월급과 보너스 한 푼도 빠짐없이 받고 있지만 설계사들은 자영업자라서 지난 1월부터 지금까지 영업을 못하면 그다음 달 한 푼의 임금도 받지 못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김 지회장은 “MG손보 임원들에게 확인한 결과 재매각에 주력하는 게 최우선 단계”라 “고객을 안심시키고 응대하도록 전담반을 설치 요청했다”라고 말했다.



임서우 기자 dlatjdn@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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