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정해성 전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장이 경찰에 참고인으로 출석했다.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특혜 논란과 관련해서다.
정 전 위원장은 지난 7일 서울 종로경찰서에 출석해 참고인 조사를 마쳤다. 현재 경찰은 정몽규 축구협회장과 이임생 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에 대한 시민단체 고발을 접수해 수사 중에 있다. 이와 관련해 정 전 위원장을 불러 조사한 것이다. 정몽규 회장과 이임생 이사는 현재 업무방해와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출석한 정 전 위원장은 이날 홍 감독 선임 과정에서 불합리한 절차가 없었는지 등에 대해 진술한 것으로 확인된다. 정 전 위원장은 "정 회장이 고발된 건과 관련해 오늘 참고인 조사를 받았고, 기본적 사실관계 위주로 진술했다"고 밝혔다.
정해성 전 위원장은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전 감독 경질 후 새로운 감독을 선임하는데 핵심 절차를 맡았던 인물이다.
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들은 클린스만 감독 경질 후 신임 감독 후보자들을 면접하고 추천할 권한을 정해성 전 위원장에게 전적으로 위임했고, 정 전 위원장은 외국인 감독 2명에 대한 화상 면접을 진행한 후 홍명보 감독을 1순위 후보로 올려 정몽규 회장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 6월 정해성 전 위원장은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축구협회에 돌연 사의를 표했다. 이후 이임생 이사가 전권을 위임받아 홍명보 감독을 단독 권한으로 선임하며 막대한 규모의 공정성 논란이 불어닥쳤다.
이후 축구협회는 홍명보 감독 선임 절차를 부적절하게 운영했다는 지적과 더불어 기타 부조리한 행정절차까지 모조리 지적받으며 국회의 질타 아래 놓였다.
문체부는 지난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최종 감사 브리핑을 통해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총 27건의 부당한 사항이 확인되어 문책, 시정, 주의를 요구하거나 합리적 개선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고 전했다.
이어 "정몽규 회장을 비롯해 홍 감독 선임에 관여한 김정배 상근부회장, 이임생 기술총괄이사 등에게 자격정지 이상의 징계가 필요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축구협회에 대한 문체부 감사는 지난 7월부터 실시됐다.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특혜 논란이 도화선이 됐다. 이미 10월 초 한 차례 열렸던 중간 브리핑을 통해서는 홍명보 감독과 전임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선임 당시 규정이 다수 위반되었음을 밝힌 바 있다.
특히 감독 선임에 대한 자격없는 자에 대한 '전권 위임'은 문체부가 잘못되었다며 이미 중간 브리핑에서도 크게 지적한 사안이다.
문체부 최현준 감사관은 브리핑을 통해 "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가 추천하고 이사회가 선임해야 정상"이라며 "정상적인 선임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 감독 선임 당시 전강위를 무력화시키고 2차 최종면접을 권한이 없는 회장이 직접 했다. 이사회 선임절차도 누락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어 "홍명보 감독을 선임할 당시에는 회장의 지시라는 이유로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불투명 및 불공정한 면접을 했고, 최종 감독 후보자를 추천했다"며 "홍명보를 감독으로 내정 발표하고 이사회 서면 결의를 추진해 형식적인 운영을 했다. 이에 선임 문제를 지적하자 축구협회 측은 허위 자료를 배포해 국민들을 기망했다"고 지적했다.
이후 축구협회는 하루만에 정부 발표에 반박하는 성명문을 냈다. 문체부에서 지적한 사항이 이미 시정조치에 들어갔으니 문제 범위가 아니라는 것이다. 아울러 면접에 대해서는 "이미 추린 후보들과 면담을 진행한 것이기에 절차 위반이 아니라는 입장"이며 재심의 요청을 검토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