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세계야구소프트볼협회(WBSC) 프리미어12에서 대만전 선발등판이 유력한 고영표(KT위즈)가 당찬 포부를 밝혔다.
고영표는 6일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상무와의 평가전에서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의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대표팀 최종 명단 발표 전 마지막 일전이었던 이번 상무전은 대표팀 선수들의 실전 감각을 다지는 연습경기이었던 만큼 일종의 로컬 룰이 적용됐다. 대표팀 투수들이 상무 쪽에서 등판했으며, 야수들도 상무 쪽에서 많이 출전했다.
시작은 불안했다. 1회초 이주형을 1루수 땅볼로 이끌었지만, 신민재, 나승엽의 연속 안타로 1사 1, 2루와 마주했다. 여기에서 고영표는 김형준에게 1타점 중전 적시타를 맞아 첫 실점을 떠안았다. 이후 김주원의 1루수 땅볼로 이어진 2사 1, 3루에서는 한동희에게도 1타점 우전 적시타를 내줬다. 다행히 이재원을 2루수 땅볼로 묶으며 추가 실점은 하지 않았다.
2회초는 비교적 깔끔했다. 박찬혁(유격수 땅볼)과 박정현(삼진)을 차례로 돌려세웠다. 이주형에게는 중전 안타를 허용했으나, 포수 박동원의 도움을 받아 2루 도루를 시도하던 이주형을 잡아냈다.
이후 3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라온 고영표는 신민재(삼진)와 나승엽(2루수 땅볼), 김형준(삼진)을 차례로 잠재우며 이날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최종 성적은 3이닝 5피안타 2탈삼진 2실점이었다.
경기 후 고영표는 “(8일 예선라운드가 열리는) 대만으로 떠나기 전 마지막 경기했다. 컨디션 체크에 도움이 많이 됐다”며 “(대회 전까지) 준비 잘해서 좋은 경기 할 수 있도록 컨디션을 끌어 올리겠다”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이날 1회초에는 다소 고전하기도 한 고영표다. 그는 “안 맞는 부분도 있었다. 선발로 경기에 나간 것이 오랜만이기도 했다. 핑계는 대고 싶지 않지만 (무관중 등) 바뀐 환경이 영향을 끼친 부분도 있다. (상무 선발투수로 나서 1회 1실점 및 최종 3이닝 1실점한 곽빈과) 선발투수들이 첫 이닝에 어려워하는 것을 둘 다 겪은 것 같다. 그래도 던지면서 갈수록 좋아졌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2014년 2차 1라운드 전체 10번으로 KT의 부름을 받은 뒤 올해까지 249경기(1020.2이닝)에서 61승 58패 7홀드 평균자책점 4.06을 써낸 고영표는 이번 대표팀에서 맏형이자 선발진 한 자리를 지켜야 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있다. 그는 한국의 첫 경기인 대만전 선발투수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고영표는 “과거에 대만 타자들이 사이드암 체인지업에 약한 모습을 보였다. 나가게 된다면 제 장점을 살리는 피칭을 할 것이다. 중간 후배 투수들의 공이 좋아서 짧은 이닝을 던지더라도 최소 실점을 하려 한다”며 “(불펜에는) 엄청난 구위를 자랑하는 후배들이 여러명 있다. 든든하다”고 두 눈을 반짝였다.
한편 7일 최종 엔트리를 발표한 뒤 8일 대만으로 출국하는 한국은 13일 대만전을 시작으로 대회 일정에 돌입한다. 이후 14일 쿠바, 15일 일본, 16일 도미니카 공화국, 18일 호주와 차례로 격돌하며, 여기에서 상위 2위 안에 들면 슈퍼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다.
슈퍼라운드는 21일부터 일본 도쿄돔에서 펼쳐진다. 2015년 초대 대회에서 정상에 섰던 한국은 2019년 2회 대회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류중일 감독은 일단 이번 대회 1차 목표로 슈퍼라운드 진출을 내걸었다.
[고척=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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