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끈 김도영이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이범호 감독이 이끄는 KIA는 1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KBO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이숭용 감독의 SSG랜더스에 0-2로 패했다.
단 같은 날 잠실야구장에서 펼쳐진 경기에서 2위 삼성 라이온즈가 두산 베어스에 4-8로 패함에 따라 KIA는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하게 됐다. 매직넘버가 자동 소멸된 까닭이었다. KIA의 정규리그 우승은 지난 2017년 이후 7년 만이자 단일리그 기준 통산 7번째(1991년, 1993년, 1996년, 1997년, 2009년, 2017년)다.
KIA의 이번 정규리그 우승에는 단연 김도영의 공이 컸다. 4월 KBO리그 최초 월간 10홈런10도루를 기록, 압도적인 시즌을 예고한 그는 그 기세를 내내 유지하며 KIA 공격의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17일 SSG전 포함 성적은 134경기 출전에 타율 0.344(517타수 178안타) 37홈런 105타점 134득점 39도루 OPS(출루율+장타율) 1.063이다.
KIA의 정규리그 우승이 확정된 후 만난 김도영은 “아직 실감이 안 난다. 형들 반응을 보니 진짜 대단한 것이다 싶었다. 신기하고 기분이 좋다. 그렇게 형들이 기뻐하고 벅차하는 모습을 처음봤다. 신기했다”며 “(박)찬호 형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게임 끝나기 전부터 눈물 날 것 같다고 했다. 눈물 나면 같이 울어줘야 된다고 했다. 진짜 울더라. 우승이 진짜 어려운 것이구나 생각했다”고 배시시 웃었다.
정규리그 우승까지 가는 과정이 결코 순탄하지는 않았다. 그는 “시즌 치르면서 힘들 때도 많았다. 특히 1위를 하고 있을 때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았다. 힘들기도 하고 압박감도 받았다. 1위의 무게란 확실히 무겁고 견디기 힘든 것이란 생각을 했다”며 “중요한 경기들이 있을 때마다 극복하면서 이겨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베테랑들의 존재도 김도영과 KIA에 큰 힘이 됐다. 김도영은 “베테랑 선배님들이 많이 계신다. 경험이 많이 있다 보니 (어려운 상황에) 강한 것 같다. 편하게 해결해 주셨던 것 같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8월 16~18일 잠실 LG 트윈스 3연전 스윕은 김도영과 KIA에 자신감을 심어줬다. 그는 “올해는 강팀에게 강한 것 같아 좋다”며 “(부상으로) 최형우 선배님이 안 계실 때 LG전 스윕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최)형우 선배님도 동행하셨는데, 선수들에게 너무 고마워하셨다. 3연전을 모두 이김으로써 우승에 한 발 더 가까이 다가선 것 같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김도영은 이제 40홈런-40도루를 정조준한다. 역대 KBO리그에서 40-40을 달성한 것은 2015시즌 47홈런 40도루를 기록한 에릭 테임즈(당시 NC 다이노스)가 유일하다. 김도영이 만약 잔여 7경기에서 3개의 홈런과 1개의 도루를 추가한다면 그는 통산 두 번째이자 토종 선수로는 최초 40-40을 달성한 선수로 이름을 남기게 된다.
사령탑 이범호 감독 역시 “우리나라 선수들 중에도 (40-40 달성자가) 한 명 나와야 되니 여러 고민을 하고 있다”며 “(우승이 확정되면) 타석에 조금 더 많이 나갈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도 제가 해줘야 될 부분이라 생각한다. 부상 안 당하고 타석을 확보해 줄 수 있도록 준비시키겠다”고 말했다.
김도영은 ”조금 여유가 생겼을 때 감독님께서 매직넘버가 끝나기 전에도 스리볼에 ‘마음대로 쳐라, 자신있게 쳐라’ 하셨다“며 ”매 타석 나갈 때만다 편한 마음을 가지고 나갔다. 앞으로도 크게 달라질 것은 없을 것 같다. 매 타석 제가 신경 쓸 수 있는 것만 디테일하게 신경쓰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끝으로 그는 ”안 다치고 풀타임 뛰면서 기록도 많이 세우는 시즌에 우승도 하고 KBO리그가 흥행해서 배로 기쁜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도 1위에서 계속 머물고 싶다. 제가 있는 동안 말 그대로 KIA 왕조를 세워보고 싶다“며 수상이 유력한 MVP에 대해서는 ”원래 크게 욕심은 없었는데 이런 시즌이 자주 오는 기회가 아니다 보니 MVP 욕심은 당연히 있다. 시즌 끝날 때까지 좋은 경기력을 유지해야 되는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인천=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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