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 엄상필-모리, 생애 첫 우승컵 놓고 운명의 격돌... NH농협카드 챔피언십 결승

[ 국제뉴스 ] / 기사승인 : 2025-08-11 19:24:53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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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국제뉴스) 이정주 기자 = 한 선수는 오랜 기다림의 종지부를 찍고, 다른 한 선수는 아쉬운 기억을 환희로 바꾼다. ‘올바른 생활카드 NH농협카드 PBA 챔피언십’의 대미를 장식할 결승전 무대가 ‘무관의 제왕’ 엄상필(46∙우리금융캐피탈)과 ‘미스터 스마일’ 모리 유스케(32∙에스와이)의 맞대결로 압축됐다.

두 선수 모두에게 이번 결승은 ‘생애 첫 PBA 우승’이라는 간절한 꿈이 걸려있다. 둘 중 한 선수의 오랜 염원은 반드시 이루어지지만, 다른 한 선수는 다시 한번 정상의 문턱에서 고배를 마셔야만 하는 잔인하고도 운명적인 승부. 과연 PBA의 새로운 챔피언은 누가 될 것인지, 당구 팬들의 모든 시선이 오늘 밤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으로 향하고 있다.

세번째 결승 무대에 오른 엄상필(우리금융캐피탈)/@PBA
세번째 결승 무대에 오른 엄상필(우리금융캐피탈)/@PBA

엄상필, ‘무관’ 꼬리표를 뗄 절호의 기회

‘끈기의 대명사’ 엄상필에게 이번 결승은 그 어떤 때보다 절실하다. PBA 원년부터 활약하며 두 차례 결승 무대에 올랐지만, 번번이 우승컵 앞에서 눈물을 삼켜야 했다. ‘무관’이라는 꼬리표는 그래서 더욱 아팠다.

하지만 이번 대회의 엄상필은 다르다. 8강에서 팀 동료이자 천적이었던 다비드 사파타(스페인)를 3:0으로 완파했고, 4강에서는 지난해 하노이 오픈 결승에서 자신에게 패배를 안겼던 다니엘 산체스(스페인)에게 1:2로 뒤지던 경기를 뒤집는 극적인 복수전을 펼쳤다. 정신적으로 한 단계 더 성장했음을 증명하며, 가장 극적인 순간에 세 번째 결승 무대에 올랐다. 그의 끈질김이 이번에는 과연 대관식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두버째 결승 무대에 오른 모리 유스케(에스와이)/@PBA
두버째 결승 무대에 오른 모리 유스케(에스와이)/@PBA

모리 유스케, ‘일본의 희망’에서 ‘PBA 챔프’로

‘미스터 스마일’이라는 별명과 달리, 큐를 잡은 모리 유스케는 무자비한 ‘킬러’에 가깝다. 이번 대회 내내 1.940이라는 압도적인 애버리지를 기록하며 최고의 공격력을 뽐내고 있다. 특히 4강에서는 ‘마법사’ 세미 사이그너(튀르키예)를 만나 한 치의 물러섬 없는 공격 당구로 제압하며 결승 자격을 증명했다.

모리 역시 2년 전, 생애 첫 결승 무대(23-24시즌 에스와이 챔피언십)에서 다비드 마르티네스(스페인)에게 풀세트 접전 끝에 3:4로 석패한 아픈 기억이 있다. 당시의 아쉬움을 털어내고 ‘일본 당구의 희망’을 넘어 진정한 ‘PBA 챔피언’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창과 방패의 대결, 승부처는?

객관적인 데이터에서는 모리가 근소하게 앞선다. 이번 대회 애버리지에서 모리가 엄상필을 앞서고 있으며, 두 선수의 유일한 맞대결에서도 모리가 승리한 바 있다. 날카로운 공격력을 앞세운 모리의 ‘창’이 더 날카로워 보인다.

하지만 엄상필은 수많은 위기를 극복해 온 ‘방패’와 같은 단단함을 가졌다.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하고, 이번 대회를 통해 보여준 위기관리 능력과 정신력은 정점에 달해있다. 모리의 불같은 공격을 엄상필이 특유의 끈기와 노련함으로 어떻게 막아내고 자신의 페이스로 끌고 오느냐가 승부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한 선수는 드디어 왕관을 쓰고, 다른 한 선수는 다시 한번 왕관의 무게를 실감하게 될 운명의 밤. 엄상필과 모리 유스케의 생애 첫 우승을 건 마지막 승부는 오늘(11일) 밤 9시,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7전 4선승제로 펼쳐진다.

@PBA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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