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대포통장 카르텔’의 실체와 청년들의 희생

[ 국제뉴스 ] / 기사승인 : 2025-12-16 22:16:16 기사원문
  • -
  • +
  • 인쇄
MBC 시사고발 프로그램 ‘PD수첩’
MBC 시사고발 프로그램 ‘PD수첩’

MBC 시사고발 프로그램 ‘PD수첩’이 12월 16일 방송에서 텔레그램을 매개로 은밀히 운영되는 ‘통장매매’의 실태를 단독 취재해 공개한다. 제작진은 중국 감금 사건, 명의 도용을 통한 대규모 자금세탁 등 실제 사례를 추적하며, 통장대여 생태계를 조직적으로 운영하는 카르텔의 실체를 낱낱이 파헤쳤다.

제작진이 접촉한 현장은 조직적 분업 시스템이 작동하는 범죄 생태계였다. 통장 명의자를 모집·관리하는 ‘토스실장’, 이들을 합숙시키며 통제를 담당하는 ‘장집’, 그리고 실제 범죄를 실행하는 최상위 집단 ‘오다집’ 등 역할이 분화되어 있었다. 취재 과정에서 제작진은 명의자가 도주하거나 조직과 갈등을 빚는 것을 막기 위해 모텔 등에서 합숙 및 감금하는 수법까지 확인했다고 전했다.

특히 제작진은 20대 통장 모집책의 인터뷰를 통해 이 범죄의 상업적 속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스스로를 ‘투명 인간’이라 칭한 이 모집책은 텔레그램을 통한 익명 거래로 검거 위험을 회피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잘 벌 때는 한 달에 4천만 원까지 번다”고 고백했다. 범죄 수익으로 호화 생활을 누리는 반면, 통장 명의를 빌려준 청년들은 빚과 위협, 범죄 연루의 피해를 떠안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음이 확인됐다.

‘왜 청년들이 통장을 팔게 되는가’라는 질문에 제작진은 공통된 배경으로 심각한 채무 문제를 지목했다. 통장대여는 단기간에 현금을 마련할 수 있는 유혹으로 다가오지만, 사채와 결합해 채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결국 조직의 통제로 이어지는 악순환으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았다. 취재진은 통장대여·사채·불법 송금이 결합된 구조적 문제를 상세히 분석하며, 피해 청년들의 현실을 조명한다.

방송에서는 또한 중국으로 끌려가 감금된 뒤 통장을 범죄에 이용당하려 했던 20세 김도현(가명) 씨의 사례와, 유명 스포츠 구단을 사칭한 대규모 사기에서 사용된 계좌가 20대 명의였던 사건 등 충격적 사례들이 전해진다. 이들 사례는 단순한 개인 범죄가 아니라 거대한 자금세탁망과 연결된 조직범죄라는 점을 부각시키며 사회적 경각심을 촉구한다.

PD수첩 제작진은 이번 취재를 통해 제도적·사법적 대응의 허점도 지적한다. 텔레그램 등 익명 플랫폼을 통한 거래의 추적 난이도, 통장 명의 유통을 막기 위한 금융기관의 한계, 그리고 사채와 결합된 채무 구조에 대한 사회안전망의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프로그램은 방송을 통해 통장대여 문제의 원인과 결과, 피해 회복을 위한 법적·제도적 개선 방안, 그리고 청년들을 범죄 도구로 내모는 경제적 취약성 해결을 위한 사회적 대책을 제안할 예정이다. 제작진은 피해자 지원 강화, 금융기관의 모니터링 강화, 플랫폼 기업과의 공조 체계 마련 등 다층적 대책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PD수첩’ ‘통장팔이 청년들 : 장집과의 위험한 거래’ 편은 12월 16일 오후 10시 20분에 방송된다.

  • 글자크기
  • +
  • -
  • 인쇄

포토 뉴스야

랭킹 뉴스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