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전성 망막질환으로 조금씩 시력을 잃어가지만, 세 아들의 세상 전부인 엄마가 있다.
24일 오전 7시 50분 방송되는 KBS1 ‘인간극장’에서는 36세 유현진 씨의 일상을 통해 보이지 않는 불안과 보이는 가족의 사랑을 담담하면서도 섬세하게 전한다. 제목은 그녀의 다짐처럼 “엄마니까 할 수 있어.”
뇌리에 선명하게 박히는 건 장면 하나하나의 일상성이다. 다섯 살 첫째 원우와 두 살배기 쌍둥이 해성이·하담이를 돌보는 매일은 분주하다.
망막 퇴화로 인해 시야 중앙에 암점이 생기고, 가까운 거리조차 흐릿해졌지만 현진 씨는 손끝의 감각과 기억에 의지해 아이들을 먹이고 씻기고 재우며 엄마 역할을 묵묵히 해낸다.

인덕션의 버튼마다 보석 스티커를 붙여 구분하고, 어린이집 가는 길은 완벽하게 외워 안전을 유지한다. 새우 볶음밥에 원우가 엄지를 치켜세우는 장면, 아이가 그려준 ‘엄마 사랑해요’ 편지는 화면에 잔잔한 울림을 남긴다.
남편 장명종 씨(38)는 소방관으로 집과 현장을 오가며 가족을 지키는 버팀목이다. 아이들을 차례로 씻기고, 고등어의 뼈를 발라 식판에 올려주는 소소한 손길까지, 그의 일상은 아내가 놓칠 수 있는 빈틈을 메우는 슈퍼맨의 연속이다.

결혼을 망설였던 아내에게 “다 괜찮다”며 용기를 준 장면, 그리고 8년 만에 찍는 아내의 독사진을 준비해 감동을 선사하는 장면은 부부의 신뢰와 연대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가족의 든든한 지원이 있지만 불안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첫째 원우의 시력 검사 날, 현진 씨는 참았던 눈물을 보인다. “내 아이가 나를 닮아 시력에 문제가 생기면 어떡하나”라는 걱정은 엄마로서 피할 수 없는 고백이다. 그럼에도 현진 씨는 아이들에게 영상편지를 남긴다. “너희가 태어난 순간부터 사랑해. 보이지 않아도 그 마음은 변하지 않아”라는 말은 시청자들의 가슴에 오래 남을 메시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