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 화려한 '블록버스터' 대진 속에서 팬들의 가슴을 가장 뜨겁게 만드는 선수는 따로 있다. 바로 원년 멤버 고상운(통산 41위)이다. 7시즌간 무명에 가까웠던 그가 이번 대회 '기적의 드라마'를 쓰며 16강에 합류, '신데렐라 스토리'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미라클' 고상운, '하림맨' P.응우옌과 격돌 (26일 12:00)
83년생 고상운은 원년 4강(4차 TS샴푸 챔피언십)에 한 번 오른 것을 제외하면 지난 6시즌 동안 8강진출이 커리어 하이일 정도로 주목받지 못했지만, 1부 리그에서 단 한 번도 탈락하지 않은 '꾸준함의 대명사'다. 올시즌 직전 5차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16강에 진출한 그는 이번 대회에서 믿기 힘든 승부를 연출하며 올라왔다.
백미는 64강 선지훈과의 '역사에 남을 명승부'였다. 0-2로 패색이 짙던 3세트, 10이닝까지 9:14 매치포인트에 몰렸으나 후공에서 하이런 6점을 쓸어 담아 기적적으로 승부치기를 만들었다. 승부치기 역시 선공 선지훈이 4점을 득점, 사실상 승부가 끝난 듯했으나 후공 고상운이 5점을 뽑아내는 '기적'을 완성했다.
32강 모리 유스케(에스와이)와의 대결에서도 '고상운 매직'은 계속됐다. 1, 2세트를 4:15, 10:15로 일방적으로 내줬으나, 3, 4세트를 15:9, 15:5로 되돌려줬다. 마지막 5세트(11점제)에서도 매치포인트를 먼저 내준 뒤 6이닝째 2점을 득점하며 11:10, 또 한 번의 '리버스 스윕'을 완성했다.
대회 애버리지 1.444로 평범하지만, 승부처에서 보여주는 집중력과 '대단한 끈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고상운의 16강 상대는 '베트남 스마일맨' 응우옌푸엉린(하림)이다. 올 시즌 하림으로 이적 후 팀리그에서 맹활약 중인 P.응우옌(대회 AVG 1.570)은 비교적 대진운이 좋아 128강부터 3-0, 3-0, 3-1의 성적으로 시즌 첫 16강에 올랐다. 기적을 써내려가는 고상운이 P.응우옌의 기세마저 잠재우고 6시즌만에 4강진출에 성공할 수 있을지 1턴(낮 12시) 최대 관심사다.
# '미리 보는 결승전'... 블록버스터 16강전
고상운의 드라마 외에도 16강전은 그야말로 '별들의 전쟁'이다.
저녁 10시(4턴)에 열리는 다비드 마르티네스(시드1위, 대회AVG 1.708)와 세미 사이그너(시드16위, 대회AVG 1.784)의 대결은 '미리 보는 결승전' 그 자체다. PBA 통산 1위이자 올 시즌 2차 투어 챔프 마르티네스와 32강에서 AVG 2.647을 기록한 사이그너의 '창과 창'의 대결이다.
저녁 7시 30분(3턴)에는 다니엘 산체스(시드11위, 대회AVG 1.624)와 에디 레펀스(시드6위, 대회AVG 1.690)가 격돌한다. '스페인 전설'과 '벨기에 신사'의 유럽 정통 강호 간의 대결로, 직전 투어 챔피언 레펀스의 기세가 산체스의 관록을 넘어설지 주목된다.
같은 시간 열리는 무라트 나지 초클루(시드3위, AVG 1.515)와 이충복(시드19위, AVG 1.631)의 대결도 명승부다. 개막전 우승자 초클루와 '당구 교과서' 이충복의 스타일리시한 대결이 예상된다.
또한 '신성' 김영원(8위, 대회 AVG 2.246)은 응오딘나이(24위, AVG 1.495)와 4턴(밤 10시)에서 격돌하며, 32강 최고 AVG 2.813을 작성한 마민껌(15위, 대회 AVG 2.273)은 황형범(31위, AVG 1.380)과 2턴(오후 5시)에서 만난다.
<휴온스 챔피언십 PBA 16강 대진표 (10월 26일)>
제1턴 (12:00) 고상운 (28위 / 1.444) vs P.응우옌 (21위 / 1.570), 서현민 (58위 / 1.618) vs 주시윤 (42위 / 1.164)
제2턴 (17:00) 마민껌 (15위 / 2.273) vs 황형범 (31위 / 1.380), 박주선 (52위 / 1.185) vs 임성균 (36위 / 1.258)
제3턴 (19:30) 무라트 나지 초클루 (3위 / 1.515) vs 이충복 (19위 / 1.631), 다니엘 산체스 (11위 / 1.624) vs 에디 레펀스 (6위 / 1.690)
제4턴 (22:00) 다비드 마르티네스 (1위 / 1.708) vs 세미 사이그너 (16위 / 1.784), 응오딘나이 (24위 / 1.495) vs 김영원 (8위 / 2.24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