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S ‘그것이 알고 싶다’(그알)가 부산에서 발생한 17세 모범생의 학대 사망 사건을 추적했다. 13일 방송에서 제작진은 사건 당일 7시간에 걸친 폭행 경위와 함께, 친모 안씨를 심리적으로 지배하고 폭행을 구체적으로 지시한 앞집 여성 홍씨의 존재를 집중 조명했다.
사건은 1월 4일 새벽, 온몸의 멍과 상처로 외상성 쇼크에 빠진 피해자(고1, 가명 윤여준)가 끝내 사망하며 드러났다. 친모 안씨는 팔·다리 결박, 테이프로 입을 막고 뜨거운 물과 나무막대·철제 옷걸이로 반복 폭행한 사실을 인정했으나 “죽을 줄은 몰랐다”고 진술했다. 반면 학교 친구와 교사는 피해자를 “성실한 모범생”으로 기억해, “불량했다”는 홍씨 주장과 배치됐다.
제작진은 안씨와 홍씨의 통화 녹취 및 대화 내역을 확보했다. 방송에 따르면 홍씨는 “주둥이 막고 묶어라, 반 죽도록 패야 한다” 등 폭행을 구체 지시했고, 중간중간 설탕물·소독을 권하는 등 상황을 통제했다. 전문가는 두 사람 관계를 가스라이팅과 ‘공유 정신증’(지배적 인물의 왜곡된 신념이 의존적 인물에게 전염되는 상태)으로 해석하며, 안씨가 정상적 판단을 상실한 채 홍씨의 지시에 심리적으로 종속됐다고 분석했다.
금전 관계도 드러났다. 안씨는 매달 최대 500만 원을 홍씨에게 송금했고, 친정에 1억5천만 원을 빌린 정황도 전해졌다. 전문가는 홍씨가 심리적 우월감과 금전적 이익을 동시에 취했고, 안씨는 홍씨의 인정에 의존하며 폭력을 정당화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피해자는 도움을 청하면 어머니가 처벌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 속에 학대를 견뎠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과거 입원 당시에도 외부의 보호 체계가 작동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7시간의 폭행 이전부터 구조 신호가 있었으나 사회가 놓쳤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