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황민우 기자]](https://cdn.tleaves.co.kr/news/photo/202508/7964_14609_3135.jpg)
전동킥보드가 인기다. 특히 젊은 세대일수록 자전거 못잖게 자주 쉽게 이용하는 이동수단이 됐다. 이런 새로운 이동수단을 개인형 이동수단(PM)이라 부른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우려도 나온다. 여러 지적 가운데에서도 가장 중요하다 손꼽히는 것이 바로 안전 문제. 어린 청소년들도 자주 타는데 기본적인 도로교통법조차 모르고 차도를 주행하는 위험천만한 경우가 종종 발견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공유 전동킥보드 업체들에게 면허 확인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비현실적인 면허 규제. 현재 전동킥보드를 타기 위해서 최소 원동기장치 면허가 필요하다. 원동기장치란 배기량 125cc 미만의 소형 오토바이를 운전할 수 있는 면허다. 이 면허를 따려면 시험장에서 3시간의 교통안전교육을 이수한 뒤, 학과시험과 기능시험까지 통과해야 한다.
![더리브스 이영진 기자. [사진=이영진 기자 제공]](https://cdn.tleaves.co.kr/news/photo/202508/7964_14608_3047.jpg)
더 큰 문제는 자전거를 제대로 타지 못하는 청소년들조차 전동킥보드는 쉽게 탄다는 데 있다. 전동킥보드가 애초에 조작법도 간단하고 단거리 이동을 위해 설계된 이동수단이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에서 원동기장치 면허를 요구하는 건 배달을 위해 스쿠터를 타야 하는 자영업자에게 대형 오토바이를 위한 2종면허를 요구하는 것과 마찬가지의 과도한 규제라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애초에 원동기 면허가 도입된 취지 또한 생계를 위해 오토바이를 타는 수많은 사람들을 무면허 범죄자로 만들지 말고 면허 취득 연령을 낮춰 시험을 간소화해 최소한의 안전지식을 갖추게 한 뒤 거리를 달리게 하자는 데 있었다. 전동킥보드라는 새로운 교통수단을 위한 별도의 ‘PM 면허’ 필요성이 계속 제기되는 이유다.
경찰청은 최근 별도의 PM 면허 도입을 검토하며 시험장에 직접 출석해 필기·실기시험을 치르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시험이 과도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예를 들어 원동기장치 면허는 125cc 이상 오토바이를 운전할 수 있는 2종 소형면허와 비교해 취득 연령 제한도 16세로 낮고 응시료, 의무교육 시간 등의 기준도 모두 완화돼 있다. 만약 원동기장치 면허에 대해 2종 소형면허와 동일한 기준을 요구했다면 거리에는 더 많은 무면허 오토바이가 돌아다니고 있을 수 있다. 안전은 강한 규제가 아닌 적절한 규제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PM 면허 또한 같은 관점으로 봐야 한다는 이유다. 원동기장치 면허를 따기엔 시간과 비용이 만만찮은 젊은 세대에게 원동기장치 면허보다 더 쉽고 간단하게, 하지만 안전지식은 확실히 습득한 사실을 검증할 수 있도록 PM 면허 시험을 만들면 어떨까. 실제로 싱가포르에서는 PM 사용자를 대상으로 온라인 안전교육과 시험을 의무화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교통안전 지식을 습득할 수 있도록 한다.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면허시험장 대신,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대안을 만들어 미성년자들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환경을 만든 것이다.
흡연구역을 없애면 금연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게 아니라 몰래 피우는 담배로 인해 화재의 위험이 늘어난다. PM 면허도 마찬가지다. 면허 취득을 어렵게 만들수록 청소년들은 법을 지키기보다 무면허로 PM을 이용하는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다. 면허 도입은 새로운 교통수단을 막기 위한 것이 아니라, 새 교통수단을 안전하게 사용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온라인 PM 면허 도입이 필요하다.
이영진 기자 hoback@tleav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