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산포마을 삼형제의 기둥, 병권이의 겨울이야기

[ 국제뉴스 ] / 기사승인 : 2025-01-04 17:25:11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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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산포마을  병권이 / KBS 제공
'동행' 산포마을 병권이 / KBS 제공

4일 방송되는 KBS '동행' 제488화에서는 '우리 가족 버팀목, 병권이'편이 그려진다.

√ 산포마을 삼형제의 기둥, 병권이

대부분의 땅이 수몰돼 농사지을 땅도, 일자리도 넉넉지 않은 산포마을. 산포마을의 낡은 주택에서 나고 자란 삼형제의 장남 병권이(18)는 마을과 가족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힘쓸 일이 필요하거나 도움이 필요할 때 언제 어디든 달려가서 힘을 보탠다는 병권이. 몸이 아픈 부모님 대신 동생들을 챙기고 식당 아르바이트를 하며 집안 생계를 책임지는 병권이는 어리지만 듬직한 가장이다.

병권이는 어릴 적부터 가족들을 돕는 게 일상이 되다 보니 누군가를 돕는 일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책상 하나 없는 집에서 더우나 추우나 노력한 결과,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대학 스포츠재활학과에 수시 합격을 했다. 대학교 합격 소식에 기쁨만 느껴도 모자랄 텐데, 오히려 마음이 심란해졌다는 병권이. 경제적 문제도 고민이지만 대학 기숙사에 들어간 후 집에 남을 가족들이 눈에 밟혀서란다. 그토록 원하던 대학에 합격하고도 가족들 걱정뿐인 병권이를 보며 엄마는 가슴이 미어지고, 병권이는 오히려 그런 엄마에게 괜찮다며 위로의 말을 건넨다.

√ 알코올중독인 아빠를 대신해 어깨가 무거운 엄마

병권이네 가족이 처음부터 병권이에게 많은 짐을 지게 한 건 아니었다. 병권이의 아빠 구익 씨(49)와 엄마 영남 씨(44)는 경남 거창군에서 나고 자라 중매를 통해 결혼했다. 서로 넉넉지 않은 형편 속에서도 농사를 지으며 잘살아 보자 다짐했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 나이가 들수록 점점 농사일은 되지 않았고 아빠는 우울증과 알코올 중독을 앓게 되며 병원 입·퇴원을 반복했다. 엄마는 그런 아빠를 대신해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자 10년이 넘게 한정식 식당에서 일을 했지만 얼마 전 목디스크가 심해져 일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는데.

게다가 둘째 용권이(12)는 지적장애를 앓고 있어 도움의 손길이 많이 필요한 상황이다. 점점 자라면서 통제가 더욱 어려워지자, 엄마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그런 엄마의 짐을 덜어주는 건 역시 듬직한 장남 병권이. 엄마 대신 지적장애인 용권이를 살피고 귀여운 막내 신권(8)이와 놀아주며 가족들을 돌봤다. 엄마는 병권이 덕분에 어깨의 짐은 덜었지만, 마음의 짐은 배로 늘었다는데. 엄마로서 아들의 학비라도 보태겠다며 아픈 몸을 이끌고 되는대로 품삯 일을 찾아서 하는 중이다.

√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병권이네 집

병권이네 집은 병권이의 할아버지 때부터 살던 아주 오래된 주택이다. 오래된 만큼 매우 낡아서 멀쩡한 곳이 없을 정도인데. 집안 여기저기 쥐구멍이 뚫려 있고 보일러는 고장이 나서 작은 방을 쓰는 병권이는 전기장판 하나로 겨울을 나야 한다. 수도를 틀 때마다 주방 바닥에선 물이 차오르고, 비가 오면 천장에서 물이 새 벽지까지 젖는다는데. 보수가 필요한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닌 병권이네 집은 언제 무너질지 모를 정도라 밤마다 두려움에 떨며 잠을 설쳐야 한단다. 화장실도 낡고 추운 재래식 화장실이다 보니 특히 어린 신권이는 근처 마을회관 화장실을 이용하기 일쑤인데.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당장이라도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고 싶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다 보니 꿈도 꿀 수 없는 일이다. 낡은 집에서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는 마음으로 살고 있지만 이런 어려운 형편에서도 가족들을 살뜰히 챙기는 병권이가 있어 다행이라는 엄마. 병권이는 오늘도 사랑하는 가족들을 위해 힘차게 이 겨울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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