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토트넘을 이끄는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양민혁을 두고 "그는 아직 너무 어리고, 곧 여기서 마주하게 될 리그 레벨과 거리가 한참 먼 세계 반대편에서 왔다"고 했다. 그리고 이 발언은 곧 불붙은 논란이 되어 국내 언론의 질타를 받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뉴캐슬 유나이티드전을 앞둔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간) 사전 기자회견을 통해 양민혁 기용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이에 대해 그는 "딱히 계획이라고 할만한 것은 (아직) 없다"며 "양민혁은 아직 너무나도 어리고 곧 여기서 마주하게 될 리그 레벨과 거리가 한참 먼 세계 반대편에서 왔다. 우리는 그에게 적응할 시간을 줘야하며 손흥민이 그를 돕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만큼은 분명하다"고 답했다.
이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양민혁이 클럽 안팎에 있을때 우리는 그를 안정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확실히 그에게 적응할 기회를 줘야한다. 실질적인 계획은 없고 그가 어떻게 적응하는지 지켜보고 있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내놓은 "곧 여기서 마주하게 될 리그 레벨과 거리가 한참 먼 세계 반대편에서 왔다"는 발언이 국내 프로축구 K리그의 수준을 폄하한다는 의미로 전해졌다.
당초 이번 달 합류 예정이었던 양민혁은 날짜를 한 달이나 앞당겨 지난해 12월 16일 런던으로 날아갔다. 부상으로 인해 텅텅 빈 선수 스쿼드로 인해 구단이 조기 합류를 요청했다.
2006년생 양민혁은 지난 2017년 경희 FC 유스에 합류, 본격적으로 축구를 시작했다. 이후 2022년 강릉제일고에 입학해 강원 U-18에 입단, 활약하다 1년 후 K리그1 강원 FC와 준프로 계약을 맺었다. 양민혁은 기존 U-17 대표팀 선수로 활약하고 이후 성인 대표팀에도 합류하는 등 눈에 띄는 독보적 존재감을 드러냈다. K리그1 사상 최초 고교생 신분의 프로선수라는 타이틀도 획득했다.
이와 같은 활약을 앞세워 앞서 지난해 7월 28일 토트넘에 공식 입단 소식을 알리며 큰 화제가 됐다.
한국에서 그가 남긴 최종 성적은 38경기 12골 6도움이다. 이달의 영플레이어 상을 5차례(4,5,6,7,10월) 수상했으며 이달의 골, 이달의 선수(이상 7월)에도 선정됐다.
한국에서는 K리그 사상 드문 사례를 남기며 맹활약한 에이스다. 그러나 환경도, 언어도 전혀 다른데다 선수들의 수준 격차가 현저한 프리미어리그에서는 모든 것이 원점으로 돌아간다.
손흥민 역시 양민혁의 팀 합류를 앞두고 거듭 "영어를 많이 공부해야 한다"며 "힘들거라는 것을 먼저 얘기해주고 싶다. 프리미어리그는 전혀 쉬운 곳이 아니다. 탑 수준 플레이어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언어, 문화, 체력, 인성, 독립성 등 모든 것이 완벽해야한다. (주로 국내선수만 있는) K리그에서는 잘한다고 느끼겠지만 여기서는 전 세계 유망주들이 모두 기회를 위해 달려든다"며 국내 프로축구와는 전혀 다른 험난한 프리미어리그의 현실을 일깨워줬다.
이강인, 황희찬, 손흥민 등 한국 국가대표팀의 에이스로 날고기는 선수들은 각자 소속팀에 돌아가면 종종 벤치에서부터 시작하거나, 매 경기 기복에 '기량이 떨어졌다' '번득이지 못한다' 등의 혹평을 견뎌내야 한다.
다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실제 발언은 다소 뉘앙스가 선명하고, 어느 부분에서는 무례하게 들리는 감도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당시 사전 인터뷰를 통해 "He is still very young and has coming from the other side of the world where the level of competition is nowhere near is going to face here"라고 발언했다. 'nowhere near'를 사전적 의미로만 바라보게 되면 '너무 거리가 멀다' '도저히 미치지 못한다' '그 근처에도 가지 못한다'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있는 그대로 듣게 되면 감독의 발언은 "(양민혁은) 여기서 마주할 리그와 거리가 매우 먼 (도저히 레벨이 미치지 못하는) 세계 반대편에서 왔다"고 들리게 되는 것이다.
이를 두고 네티즌 사이에서는 "K리그가 EPL과 비교하기 어려운 리그인 것은 맞다" "자팀 선수 친정팀을 깎아내리는게 제대로 된 인터뷰 기술은 아닌 것 같다" "언어도 부족한 양민혁이 오자마자 스쿼드에 들거라는 기대는 큰 욕심이다" "근데 돌려말한 것도 아니고 너무 직격타를 꽂았다" 등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다.
이 가운데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4일 치른 뉴캐슬전에서는 1-2로 역전패하며 4경기 연속 무승에 머물렀다. 벤치에서 시작해 후반 교체투입된 주장 손흥민은 이날 슈팅 0회를 기록하며 각종 축구 통계 매체로부터 5~6점 사이의 평점을 받았다.
한편 토트넘은 오는 9일 오전 5시에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리버풀과 EFL컵(카라바오컵) 경기에 나선다.
사진= MHN스포츠 DB, 연합뉴스, 토트넘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