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방송되는 KBS '동행'(제468화)에서는 형제가 소원했던 보통의 하루 편이 그려진다.
√ 크리스마스이브의 악몽
‘크리스마스이브’ 이름만 들어도 설레고 기대될 날에 악몽 같은 일이 벌어졌다. 사랑하는 가족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도 모자랄 날에 부모님께 내쫓겨 밤중에 공중전화를 찾아 1시간 반을 걸어야 했던 아이들. 오늘의 주인공 진우(14)와 정우(13)는 겨우 할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악몽 같은 집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태어날 때부터 할머니와 살았던 형제는 아빠의 재혼으로 할머니와 떨어져 살게 되었는데, 새엄마와 아빠와 살았던 1년 반이라는 시간은 각종 학대로 인해 떠올리기도 힘든 고통의 나날들이었다. 형제가 바라왔던 건 특별한 경험이 아닌 그저 가족들과 함께하는 보통의 하루. 밥 먹으라는 잔소리, 가족들과 함께하는 식사 시간이 형제에겐 꿈에 그리던 소중한 날들이었다. 할머니와 다시 살게 된 이후 보통의 하루를 되찾은 형제는 다시 웃음을 찾을 수 있었는데. 주변인들과 할머니의 따뜻한 관심, 사랑 덕분에 형제는 우울했던 고통의 기억을 조금씩 지워가는 중이다.
√ 할머니의 사랑을 먹고 자란 아이들
형제를 낳았지만 진우와 정우가 어릴 때 집을 나간 엄마. 이후 이혼한 부부를 대신해 형제를 어릴 때부터 사랑으로 키워준 사람은 할머니 수자 씨(74)였다. 3년 전, 아빠가 새엄마를 만나 새로운 가정을 꾸리게 되면서 할머니 곁을 떠나게 된 아이들에게 그런 끔찍한 일들이 벌어지고 만 것이었다. 악몽 같던 크리스마스이브 이틀 전 할머니는 출근길에 넘어져 허리를 다치고 말았는데. 이후 하던 일도 그만둔 상태에서 아이들을 맡게 된 할머니. 안 그래도 넉넉지 못한 형편에 아픈 허리를 이끌고 아이들을 돌보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는데. 어떻게든 생계를 이끌어보려 집에서 할 수 있는 부업까지 시작한 할머니. 하지만 수입은 얼마 되지 않아 학대 피해 아동 지원금과 기초생활수급비로 근근이 생계를 유지 중이다.
이런 어려운 경제적 여건으로 인해 빨리 철이 들어버린 첫째 진우는 고등학교에 올라가자마자 아르바이트를 시작해 집에 보탬이 될 생각뿐인데. 손주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이 없어 미안해하는 할머니에게 그저 함께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얘기하는 아이들. 이렇게 기특하게 잘 자란 손주들을 보며 할머니는 고맙고도 미안한 마음이 가득하다.
√ 평범한 날들이 소원인 아이들
현재 아동학대로 구치소에 수감된 아빠와 새엄마. 진우는 종종 할머니와 함께 아빠를 보러 가기도 하지만 여전히 아빠에게 쓰는 편지 앞에선 손가락이 무거워진다. 그래도 아빠로부터 오는 편지를 담담하게 읽어 내려갈 수 있을 정도로 마음이 단단해진 형 진우와 달리 둘째 정우는 아빠의 편지를 읽는 것조차 어려울 정도로 상처가 남아있다. 아직도 자주 악몽을 꿔 할머니와 함께 잠자리에 드는 정우. 할머니와 잠들면 악몽도 덜 꾸고 안정이 찾아와 마음의 평안이 찾아온단다. 할머니가 없었다면 행복하게 웃을 수 없었을 거라는 아이들. 안전한 세상에서 할머니와 웃으며 살고 싶은 아이들은 오늘도 상처를 딛고 일어나기 위해 노력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