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배터리 아닌 BMS 오적용 따져야”

[ 스포츠동아 ] / 기사승인 : 2021-03-03 05:45:00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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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은 리콜로 수거된 불량 고전압 배터리 분해 정밀조사결과, 셀 내부 정렬 불량(음극탭 접힘)으로 인해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을 확인했다. 음극탭 접힘 및 리튬 부산물 석출 관련 자료사진, 대구 칠곡 코나 EV 화재 영상, 셀 내부 열폭주 시험 영상(위부터 시계방향). 사진제공 국토교통부


LG에너지솔루션 측이 국토부가 밝힌 코나 EV 화재 원인(배터리 셀 내부 정렬 불량)에 대해 “직접적인 화재 원인이 아니다”라고 부인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차간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양사의 1조원 규모 배터리 교체 비용 분담 비율 협상은 2일 현재까지도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합의가 무산되면 결국 소송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배터리 셀 정렬 불량 화재원인 아니다”

국토부는 지난달 24일 “현대자동차에서 제작, 판매한 코나 전기차(OS EV) 등 3개 차종은 LG에너지솔루션 중국 난징공장에서 초기 생산(2017년 9월∼2019년 7월)된 고전압 배터리 중 일부에서 셀 제조불량(음극탭 접힘)으로 인한 내부합선으로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확인되어 고전압배터리시스템(BSA)을 모두 교체하는 시정조치(리콜)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하지만 LG에너지솔루션은 “리콜의 사유로 언급된 배터리 셀 내부 정렬 불량의 경우 국토부의 발표대로 재현실험에서 화재가 발생하지 않아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LG에너지솔루션은 “현대차의 BMS 충전맵 오적용의 경우 당사가 제안한 급속충전 로직을 현대차에서 BMS에 잘못 적용한 것을 확인하였고, 화재 발생과 연관성이 있는지에 대해 관련 기관과 협조해 추가적으로 확인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배터리 셀 내부 정렬 불량은 화재의 원인이 아니며, 현대차의 전기차배터리 관리시스템(BMS) 충전맵 오적용이 화재 원인이 아닌지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 LG에너지솔루션 측의 주장이다. 하지만 국토부는 “코나EV 4대의 고품 배터리 분해결과, 충전맵 로직 오적용과 정상 적용간의 유의미한 차이를 판단하기 어려워 추가 조사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배터리 화재는 한 번 불이 붙으면 전소되는 특징이 있어 화재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기 쉽지 않다. 따라서 재연실험을 중점적으로 실행해 원인을 찾게 된다. 하지만 “재연 실험에서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해서 배터리 셀의 결함이 없다는 이야기는 아니다”라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LG화학, ESS 화재 때도 결과 수용 안해 2017년부터 전국에서 발생한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23건에 대해서 ESS 화재 조사위는 2018년 1월부터 조사에 돌입했다. 당시 조사위는 2019년 6월에 이르러서야 배터리 보호시스템과 운영관리, 설치상 미흡 등이 원인이라는 다소 모호한 화재 원인 발표를 했다.

하지만 배터리 충전량을 제한하는 등 대대적인 ESS 화재예방 조치에도 불구하고 이후 8개월 동안 5건의 추가 화재가 발생했고, 2019년 10월부터 2차 조사위가 화재 원인을 다시 조사했다. 결국 2차 조사위는 2020년 2월 LG화학과 삼성SDI의 ‘배터리 이상’으로 화재 원인에 대한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당시에도 LG화학은 조사위의 발표에 대해 “배터리가 ESS화재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라고 판단한다”며 배터리 전량 자발적 교체는 진행하지만 조사위 발표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번 코나 EV화재도 당시와 비슷한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국토부가 명확하게 화재 원인을 밝히지 못하면서, 화재는 발생했는데 화재 원인을 제공한 회사는 없는 상황이 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는 약 1조원 규모의 비용을 선제적으로 부담하면서 전기차 배터리 전량 교체를 결정해 소비자 불안감 해소에 나섰지만, LG에너지솔루션은 화재 원인을 제공하지 않았다며 비용 분담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IPO(기업공개)에 나설 예정인데 대규모 충당금을 설정하면 IPO 흥행에 지장을 줄 수 있고, 배터리 불량을 인정하는 모양새가 되면 글로벌 수주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선뜻 합의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편 자동차 업계에서는 코나EV 대규모 리콜 사태와 관련해 현대차가 23일 공개한 아이오닉5의 주행 가능 거리가 당초 발표(1회 충전으로 최대 500km 주행 가능)보다 줄어든 원인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최대 주행 거리 구현은 가능하지만 현대차는 고객 안전에 무게를 두면서 72.6kWh 배터리가 장착된 롱레인지 기준 1회 충전 주행거리를 410∼430km 수준으로 결정했다. 아이오닉 5에는 전량 SK이노베이션 배터리가 장착된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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