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건뉴스=박민수 기자] 말의 해인 2026년을 맞아 퇴역 경주마의 사후 관리와 보호 체계를 둘러싼 과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경주를 마친 말들은 더 이상 기록 경쟁의 대상은 아니지만, 은퇴 이후의 삶이 곧바로 안정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제도적 보완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 경주마는 일정 연령이나 성적 기준에 따라 경주에서 물러난 뒤 승마 전환, 번식, 휴양 등의 경로로 이동한다. 경주마 등록과 운영을 담당하는 한국마사회는 퇴역마 전환 교육과 입양 연계 사업을 운영하며, 승마 활용 가능성이 있는 말에 대해 재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모든 말이 승마나 번식으로 전환되는 것은 아니며, 부상 이력이나 고령 등의 사유로 장기 보호가 필요한 사례도 존재한다.
현장에서는 퇴역 경주마 관리가 여전히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주마는 고강도 훈련과 경주 과정에서 관절과 근육 손상이 누적되는 경우가 많아 전문적인 재활과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그러나 보호시설의 수용 여력과 전문 인력은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장기 보호에 따른 비용 부담 역시 해결 과제로 꼽힌다. 이로 인해 일부 퇴역마가 민간 보호에 의존하거나 관리 사각지대에 놓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해외에서는 경주 산업 전반에서 퇴역마의 생애주기를 관리하는 제도가 점차 확대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경주 수익의 일부를 퇴역마 보호 기금으로 적립하거나, 입양 이후 일정 기간 사후 관리를 의무화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사례는 퇴역 이후의 관리를 개인이나 민간의 책임으로 한정하지 않고, 경주 산업의 지속가능성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사점을 준다.
말의 해는 인간과 함께해 온 말의 역할과 책임을 되돌아보는 상징적 계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경주를 마친 이후에도 말이 존엄한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와 사회적 인식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퇴역 경주마 보호는 단순한 동물복지 이슈를 넘어, 경주 산업 전반의 신뢰와 지속성을 가늠하는 기준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