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국제뉴스) 김만구 기자 = “진부하게 들릴 수 있지만, 대한민국 전체가 함께 잘 살아야 합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9일 경기아트센터에서 열린 2025년 경기청년 갭이어 발대식에서 “쉬는 중인 청년들이 너무나 많이 늘어나고 있다”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꼰대’같은 답변일 수 있지만, 본질적인 정답이다. ‘갭이어를 통해 꿈을 찾고 그들이 사회를 변혁시키고 부강한 대한민국을 만들었으면’ 하는 김 지사 철학이 담긴 답이다.
이날 발대식 토크 콘서트에서 김 지사는 “더 많은 기회 더 고른 기회 더 나은 기회”가 부족한 것이 청년들이 방향을 잡지 못하는 근본적이 이유라고 강조했다. 갭이어 참가자를 대상으로 한 ‘경기청년들이 가장 많이 고민하는 단어는?’ 에 대한 즉석 질문에서도 ‘기회’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다음 꿈, 취업 순이었다. 고민의 키워드에 ‘번아웃’도 있었다. 김 지사는 자신도 “성공보다 실패, 좌절할 때가 더 많았다”면서도 “청년 핵심 키워드 중 번아웃이 있어 마음이 무겁다”고도 했다.
한 참가자가 “김 지사가 아주대 총장 시절 진행한 브라운백 미팅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며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어떻게 행동해야 되는지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했던, 저에겐 소중한 자기 탐색과 성장의 시간이었다”고 회상하자 토크 콘서트 실시간 채팅창에는 “총장님 그립습니다.(얄류)”라는 댓글이 올라왔다. 김 지사는 아주대학교 총장 재임 시절, 학생들과 매월 두 차례 브라운백 미팅을 통해 소통을 이어왔다.
또 다른 참가자가 챗팅장에 “물냉이세요. 비냉이세요” 묻자 김 지사는 바로 “비냉”이라고 답했고, ‘안경을 벗어주세요’라는 요청에 안경을 벗으며 호응했다. 객석에서는 박수갈채가 쏟아졌고, ‘감다살(감 다 살았네)’, ‘리액션 감사합니다.’ ‘민초파신가요 반민초파신가요’ 등 다양한 반응이 올라왔다.
청년들과 자연스러운 소통이 이어지면서 김 지사는 갭이어와 사다리 정책을 추진하게 된 진솔한 계기를 털어놨다.
“저는 12년 전에 큰아들을 잃었습니다. 그 아이는 27살 5개월이었고, 미국 워싱턴의 국제기구 근무 중 군 장교로 입대하려고 준비하던 중 급성 백혈병 진단을 받고 2년간 투병하다가..... 그 아이를 떠올리며, 이 시대의 고통받는 청년들과 어떤 방식으로 함께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습니다. 10년 전에 이 프로그램을 구상하게 된 이유입니다.”
이 과정에서 김 지사는 눈시울을 붉히며 말을 잠시 잇지 못했다.
김 지사는 “개인 이야기로 분위기를 다소 무겁게 한 것 같아 미안하다. 10년 전에 학생이었던 이들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이 큰 위안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어미닭이 바깥에서 알을 깨려는 노력처럼, 안의 병아리 역시 그 단단한 껍질을 깨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저를 포함해 많은 이들이 그 알을 함께 깨기 위해 노력하겠다. 그 과정은 힘들고 고통스럽지만, 그 자체를 즐기기 바란다. 행복하고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올해 갭이어 참가자는 1천여 명으로 지난해 대비 200여 명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