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남은 반려견 행방은?...보호 제도-대안 마련 시급

[ MHN스포츠 ] / 기사승인 : 2025-01-08 14:30:12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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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이서현 인턴기자) 온 가족이 사라지면 혼자 남을 반려견의 행방은 어떻게 될까.



반려견을 키우는 가정 수가 증가하면서 우리 사회에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그 중 책임의식에 관한 도덕적 논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반려견은 태어나서 죽기 전까지 주인의 의도대로 내, 외적인 모습이 만들어진다. 배변, 식이 활동과 사회성, 묘기 등을 훈련받아 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도록 길들여지며, 외적인 미용으로 견주에게 만족스러운 모습으로 평생을 살아간다고 전해진다.









뿐만 아니라 도베르만 웰시코기 등 특정 종은 성형수술을 감행하기도 한다. 본능적 번식을 막는 중성화 수술, 자궁제거술은 하지 않은 반려견을 찾는 것이 더 힘들 정도다.



이처럼 반려견은 인간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존재가 됐다. '자연스러운' 동물에 속하지만 '인공적인' 동물이다. 따라서 반려견에게 주인의 부재는 사형과 다름없다. 주인과 떨어지게 된 경우에는 낯선 사람에 대한 경계심으로 구조도 쉽지 않다.




29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착륙 중이던 항공기가 활주로를 이탈해 울타리 외벽을 충돌했다.
29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착륙 중이던 항공기가 활주로를 이탈해 울타리 외벽을 충돌했다.




최근 발생한 무안공항 제주항공기 참사의 희생자 중 최고령인 배모 씨 일가족 9명이 모두 사망한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졌다. 이들이 살던 전남 영광군에 위치한 집에는 반려견 푸딩이만 덩그러니 남겨졌다.



같은 마을 주민은 푸딩이가 종일 마을을 배회하자 데려가려고 했지만 오려고 하지 않는다며 걱정했다. 이후 푸딩이는 한 동물단체에 의해 구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례가 알려지면서 견주가 사라져 혼자 남은 반려견의 행방에 대한 논의가 일고 있다. 특히, 견주가 한 명 뿐인 1인 가구의 경우 반려견은 더욱 그 위험에 노출된다.









유튜브를 포함한 여러 매체를 통해 고독사 현장을 청소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구찬모씨는 '고독사 현장에서 입양해온 강아지'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해 구조 소식을 알리기도했다.



고독사의 경우 발견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탓에 남겨진 반려견이나 반려묘는 대부분 아사하며 구조되더라도 입양되기 쉽지 않다. 고독사 현장에서 구조됐다는 사실 자체로 좋은 인상으로 보여지기 어렵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2024년 고독사 사망자 실태조사. 보건복지부
2024년 고독사 사망자 실태조사. 보건복지부





2020년 가구 형태별 반려동물 보유 가구 비율. KOSIS
2020년 가구 형태별 반려동물 보유 가구 비율. KOSIS




지난해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2024년 고독사 사망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2년과 2023년 고독사 사망자 수가 각각 3559명과 3661명으로 증가 추세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사망자 100명 당 1.04명이 고독사로 사망한다는 뜻이다.



지난 2020년 KOSIS에서 조사한 결과 1인 가구의 반려동물 보유 가구 비율이 전체 반려견 양육 가구 중 약 20%에 달한다. 같은 기관에서 조사한 전국 반려견 양육 가구 수 453만7028가구를 기준으로 약 90만 가구가 혼자서 반려견을 양육 중인 것으로 볼 수 있다.



통계청에서 조사한 결과 지난해 3월 기준 전국에서 1012만2587가구가 1인 가구로 전체 2411만8928가구 중 절반에 약간 못미치는 수준이 혼자 거주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동일 기관의 조사에서 지난 2020년을 기점으로 총 가구수가 감소세로 전환됨에도 가구수가 증가 추세인 것으로 보아, 1인 가구는 앞으로도 증가할 전망이다.



앞서 제시한 고독사 사망자와 1인 가구수의 증가추세 그리고 다소 높은 1인 가구 반려견 양육자 수를 통해 위험에 놓인 반려견 수 역시 증가할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일각에서는 1인 가구에서 반려견을 양육하는 것에 부정적 시각도 나타난다. 견주가 집을 비우는 시간이 길어지면 퇴근 시간만을 기다리며 우울증에 걸리거나 분리불안 증세를 보이며 물어 뜯기, 하울링 등의 이상 증세를 보이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펫코노미의 조사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기르게 된 이유에 대해 "또 하나의 친구나 가족이 갖고 싶었다"라는 응답이 여러 가구 형태 중 1인 가구가 가장 높은 수치 44%를 기록했다. 다음 응답인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서" 역시 1인 가구가 가장 높은 수치 25%를 기록해 반려견을 기를 수 밖에 없는 1인 가구의 정서적 현실이 드러났다.



1인 가구에서 주로 발생하는 고독사 증가 추세에 따라 사각지대에 놓인 반려견들에 대한 의무적 보호, 구조에 관한 정책, 기관 등의 도입이 시급한 실정이다. 물론 고독사 사망자를 줄이는 것이 급선무다.




미국의 로봇반려견 업체 'Tombot'의 리트리버 모델. 경증치매 할머니가 키우는 모습이다
미국의 로봇반려견 업체 'Tombot'의 리트리버 모델. 경증치매 할머니가 키우는 모습이다




추가로 로봇 반려견 혹은 반려묘에 대한 개발 역시 정부 차원에서 적극 지원해 상용화시키는 데에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전자책과 전기자동차가 종이책과 내연기관차만큼 상용화 됐듯, 기술력을 적극 활용해 도덕적 충돌을 해소할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 미국과 일본 등에서 고독사 예방 방안으로 AI로봇 반려견을 적극 도입해 경증치매 환자와 실버타운 등에 보급한 사례도 있다.



기술 발전과 늘 충돌할 수 밖에 없는 도덕 그리고 법. 생명의 본질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며 사회 문제를 해결해보는 것은 어떨까.





사진=연합뉴스, 보건복지부, 유튜브 '강형욱의 보듬TV', 유튜브 '트라우마 특수청소부', KOSIS, Tomb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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