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환절기에는 황사와 미세먼지 때문에 목이 칼칼하고 호흡기가 아픈 경우가 많다. 하지만 단순히 기침만 잦은 것이 아니라 목에 혹이 만져지고 음식이나 침을 삼킬 때마다 통증이 동반된다면 갑상선에 염증이 생긴 것은 아닌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갑상선은 목 중앙, 식도와 기관 앞쪽에 나비 모양으로 자리 잡은 내분비기관으로, 갑상선염은 이러한 갑상선에 생기는 다양한 형태의 염증성 질환을 일컫는다. 갑상선염은 증상과 원인에 따라 △급성 갑상선염 △아급성 갑상선염 △만성 림프구성 갑상선염 △무통성 갑상선염 등 다양한 종류로 구분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갑상선염은 하시모토 갑상선염이다. 만성 갑상선염의 한 종류인 하시모토 갑상선염은 자기 몸의 정상적인 구성 물질, 단백질에 대한 항체가 생성돼 나타나는 자가 면역 질환이다. 면역이 지나치게 과민해져서 내 몸의 면역세포가 내 정상 갑상선을 스스로 공격해 일으키는 질환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하시모토 갑상선염은 보통 여자가 남자보다 5~10배 정도 더 많이 발생하고, 특히 중년 여성들의 발병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요 증상으로는 갑상선 부위가 크고 단단해지며, 병이 진행될수록 갑상선호르몬 생산이 저하돼 체중 증가, 부종, 기억력 감퇴, 체온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또 다른 종류인 아급성 갑상선염은 명확한 원인은 없지만 주로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에 의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염증의 정도에 따라 갑상선호르몬 이상 정도가 조금씩 달라지는데, 이에 따라 갑상선이 붓고 목에 압통이 생기며 발열이나 근육통, 피로감 등의 감기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대부분은 정상으로 회복이 되지만, 일부는 갑상선기능저하증으로 진행돼 갑상선호르몬제를 복용해야 할 수도 있다.
이 외에도 출산 후 발생하는 갑상선염인 산후 갑상선염도 있다. 해당 질환은 하시모토 갑상선염의 변형으로 추정되는데, 전체 산모의 5~15% 정도가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주로 출산 2~3개월 후 갑상선이 커지면서 발생하며, 대부분 자연 회복이 되지만, 나중에 하시모토 갑상선염으로 진행될 수 있어 증상을 완화시킨 후에도 갑상선의 기능이 회복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주기적인 관찰이 필요하다.
한편 갑상선염은 갑상선 결절, 갑상선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갑상선염이 있거나 의심된다면 정기적으로 초음파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좋다. 병원에서 꾸준히 갑상선 상태를 확인하고, 갑상선 전문의와 상담해 나가는 것이 권장된다. (땡큐서울의원 내분비내과 송영기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