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징 커브 아닌 투구 패턴 문제”…‘최근 3경기 ERA 10.43’으로 주춤하고 있는 잠실 예수에게 내린 염갈량의 진단 [MK잠실]

[ MK스포츠 야구 ] / 기사승인 : 2024-05-10 07:35:02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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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예수’ 케이시 켈리(LG 트윈스)가 흔들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에이징 커브(일정 나이가 됐을 때 운동 능력이 저하되며 기량이 하락하는 것)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 가운데 사령탑은 피칭 디자인에 변화를 줄 것을 주문했다.

2019부터 LG의 핀 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은 켈리는 지난해까지 통산 144경기(875.2이닝)에서 68승 38패 평균자책점 3.08을 마크한 우완 투수다. 특히 2022시즌에는 27경기(166.1이닝)에 출격해 16승 4패 평균자책점 2.54를 기록, 다승왕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 시즌에도 켈리의 존재감은 컸다. 초반 다소 고전하기도 했으나 30경기(178.2이닝)에 나서 10승 7패 평균자책점 3.83을 기록, 지난 1994년 이후 29년 만이자 통산 세 번째(1990, 1994, 2023) LG의 통합 우승에 기여했다.







다만 올 시즌은 좋지 못하다. 10일 경기 전 기준 성적은 8경기(45.2이닝) 출전에 1승 4패 평균자책점 5.52. 특히 최근 3경기였던 4월 2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5.2이닝 6실점 6자책점)과 같은 달 30일 창원 NC 다이노스전(4이닝 7실점 6자책점), 8일 잠실 SSG랜더스전(5이닝 5실점 5자책점)에서도 모두 주춤했는데, 이 기간 평균자책점은 무려 10.43에 달한다.

과연 원인은 무엇일까. 사령탑은 에이징 커브보다는 투구 패턴에 있다고 분석했다. 9일 잠실 SSG전을 앞두고 만난 염경엽 LG 감독은 켈리에 대해 “에이징 커브보다는 패턴, 피칭 디자인을 바꿔야 한다. 본인도 알고 있다. 어제(8일) 같은 경우는 포크볼 비율을 약간 올렸다. 미팅도 한 번 했다”며 “같은 피칭 디자인으로 가면 지난해 초반과 올 시즌 초반 결과는 똑같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염 감독은 “구종 선택에 있어 본인의 구종 가치가 가장 높은 커브, 포크볼의 사용률을 높여야 좀 더 좋은 피칭을 할 수 있다”며 “어제 같은 경우는 그래도 포크볼, 커브 비율이 높아진 것을 볼 수 있었다. 몇 경기 더 지켜봐야 한다. 패턴을 바꿨을 때 상대 타자들이 적응하는 모습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시로 염경엽 감독은 8일 SSG전 1회초를 꼽았다. 당시 켈리는 기예르모 에레디아에게 볼 카운트 3B-2S에서 슬라이더를 구사하다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3점포를 얻어맞았다.

염 감독은 “(켈리가) 카운트를 잡는 슬라이더는 줄여야 한다. 슬라이더를 쓰더라도 유인구로 써야 효과가 크다. 이런 것들을 느껴야 한다”며 “카운트를 잡는 슬라이더는 패스트볼보다 못한 슬라이더가 된다. 정타를 맞을 확률이 높아진다. 어제는 풀 카운트였고, 슬라이더가 가운데로 몰리면서 홈런을 맞았다. 켈리의 슬라이더는 지금 볼로 던져야 스윙 비율이 높고 효과적이다. 그런 피칭 디자인을 (포수) (박)동원이게 설명했다. 켈리가 고개를 흔드는 경우도 있지만, (박)동원이에게 변화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염경엽 감독은 “(같은 상황에서) 커브를 선택했는데, 에레디아가 쳤다면 타자가 잘 쳤다고 박수를 칠 수 있다. 켈리에게도 가장 구종 가치가 높은 커브였기에 후회도 없었을 것”이라며 “야구는 볼 하나의 스포츠다. 결정적인 상황에서 볼 하나의 선택을 어떻게 하느냐, 잡아내느냐, 못 잡아내느냐가 야구의 중요한 핵심 요소다. 볼 하나에 승부가 갈릴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6년째 LG와 동행하고 있는 켈리이지만, 현재 상황은 절대 여유롭지 않다. 경미한 부상으로 잠시 2군에 내려간 최원태(4승 2패 평균자책점 3.74)와 더불어 디트릭 엔스(3승 1패 평균자책점 5.14), 임찬규(3패 평균자책점 4.93), 손주영(1승 2패 평균자책점 3.82) 등으로 꾸려진 LG 선발진은 지난해와 비교해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등하지 못한다면 외국인 교체설에 휘말릴 수도 있을 터. 과연 켈리가 사령탑의 조언을 받아들여 다음 등판에서는 호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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