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씨티은행, 소매금융 철수하면 누가 가져가나?

[ 서울경제 ] / 기사승인 : 2021-04-16 15:53:15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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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씨티은행, 소매금융 철수하면 누가 가져가나?
씨티그룹 로고. /씨티 홈페이지


국내 시장 ‘철수설’이 제기되던 한국씨티은행이 기업금융에 집중하고 소비자금융은 출구 전략을 마련하기로 했다. 소매금융 철수가 기존 조직의 매각이냐 철수냐에 따라 후속 조치도 달라질 전망이다. 매각 시에는 인수대상과 가격에 관심이 쏠린다. 이 과정에 인력 구조조정 등도 변수다. 점진적 철수 단계를 밟을 경우에도 점포폐쇄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직원 동요는 물론 고객 불편이 예상되면서 금융당국까지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16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보도참고 자료를 통해 한국씨티은행이 이날 개인 대상 소매금융 사업을 철수를 밝힌 것과 관련해 “소비자 불편 최소화, 고용 안정, 고객 데이터 보호 등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씨티그룹 본사는 지난 15일 1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한국 등 13개국에서 소매 금융에 대한 출구 전략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기업금융 등 투자은행(IB) 부문은 그대로 남기고 소비자 금융사업은 철수한다는 내용이다. 국내에서도 신용카드나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예·적금 등 개인 금융 서비스에서 손을 뗄 예정이다.


한국씨티은행은 사업 재편 방안 확정시까지 기존과 동일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되 금융당국과 상의를 거쳐 후속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금융권에서는 한국씨티은행이 일단 소매금융 매각에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업권을 매각하면서 직원들의 고용까지 승계해 노조의 반발을 덜고 금융당국의 견제도 덜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관심사는 인수자와 가격이다. 영업점이 수도권에 집중된 만큼 지방은행이 수도권 진출의 교두보 마련을 위해 나설 가능성이 점쳐진다. 그 중에 BNK, JB에 비해 수도권 영업점 비중이 낮은 DGB가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DGB가 기업대출 중심의 영업을 하고 있어 자산관리(WM)에 특화된 씨티은행의 소매금융과의 시너지도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적극적인 인수합병(M&A)으로 몸집을 불려온 OK금융그룹도 인수 후보다.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은 대부업을 시작으로 2금융권인 저축은행에 안정적인 기틀을 잡았지만 종합금융사의 숙원을 위해 1금융권인 은행업 진출을 공공연히 강조해왔다. 은행업 라이센스는 쉽게 나오지 않는 만큼 이번 기회를 놓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씨티은행, 소매금융 철수하면 누가 가져가나?

업계에서는 씨티카드의 분리 매각 여부에도 주목하고 있다. 시장점유율은 1% 수준이지만 고수익 우량 자산으로 분류돼 실익은 적지 않다고 평가된다. 금융권에선 전업 카드사보다 은행권 카드사의 시너지가 높다며 하나·우리카드를 인수 후보군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국씨티은행이 매물로 나오더라도 몸값과 인력구조 등은 부담스럽다는 지적도 나온다. 씨티은행의 현재 순자산은 6조3,400억 원 규모로 8개 은행지주의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약 0.4배인 점을 고려하면 소매금융 부문만 분리 매각해도 2조원대가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추정치이다.


지난 2017년 133개였던 점포를 현재 39개까지 줄였지만 노조의 반대와 금융당국의 규제로 임직원 수는 크게 줄이지 못했다. 한국씨티은행의 현재 임직원수는 3,500명이며, 이중 소매금융 부문 임직원은 939명이다. 평균 연봉도 지난해 기준 1억1,200만원으로 업계 최상위권이다. 더구나 타 은행과 달리 근속연수에 비례해 퇴직금을 쌓는 퇴직금 누진제까지 남아있어 직원들에게 미래 지급해야 할 확정급여채무도 최소 8,905억원에 이른다.


더구나 최근 금융지주들이 몸집 불리기에 나섰지만 은행업의 경우 순이익이 줄어드는 추세고 카드업 역시 간편결제 시장의 확대 등에 따라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매물로 나오더라도 흥행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매각에 실패할 경우 단계적 철수 시나리오도 예상된다. HSBC은행이 지난 2013년 국내 소매금융 업무에서 철수하며 산업은행에 영업 양수를 시도했지만 무산된 전례가 있다. 이 경우 점포 폐쇄와 인력 구조조정 가능성이 커 금융당국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철수가 확정됨에 따라 한국씨티은행을 이용중인 소비자의 불안감도 적지 않다. 특히 시중은행 대비 한도가 넉넉해 최근 신용대출 이용자가 크게 늘었고 신용카드 역시 혜택이 좋아 충성도 높은 고객이 많은 편이다. 이와 관련 한국씨티은행은 "후속 계획이 마련되는 대로 감독당국과 필요한 상의를 거쳐 이를 공개하고, 관련 당사자와의 충분한 협의 하에 필요한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광수 기자 bright@sedaily.com, 김지영 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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