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HN 홍동희 선임기자) "2AM 형들이요? 큰 도움은 안 돼요.(웃음) 혈들이 살아있냐고 묻는 게 안부의 전부죠."
유쾌한 농담 뒤에 진지한 눈빛이 스쳤다. 마냥 해맑았던 2AM의 막내, 가수 겸 배우 정진운이 영화 '신의악단'을 통해 아이돌의 껍질을 깨고 고독한 북한 장교의 내면으로 걸어 들어갔다. 정진운은 "대중들이 생각하는 '정진운'의 밝은 이미지를 깨고 싶었다"며 연기 변신에 대한 갈증을 숨기지 않았다.
오는 31일 개봉하는 '신의악단'은 북한 보위부 장교가 체제 선전을 위해 가짜 찬양단을 만든다는 이야기다. 소재만 보면 자칫 종교적이거나 이념적인 영화로 비칠 수 있다.
"시나리오를 펼친 순간 마치 웹툰을 보듯이 '후루룩' 읽히더라고요. 이념이나 종교를 떠나, 극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의 냄새가 나는 휴머니즘에 매료됐습니다."
그가 맡은 '김태성'은 의심 많고 날카로운 인물이지만, 음악을 통해 점차 변화해가는 입체적인 캐릭터다. 정진운은 이 변화의 진폭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배우로서 한 뼘 더 성장했다.

몽골의 광야에서 마주한 '진짜 눈물'
영화의 백미는 정진운이 몽골의 광활한 설원에서 CCM '광야를 지나며'를 부르는 장면이다. 그는 이 장면을 촬영하며 묘한 감정의 소용돌이를 경험했다. 연기가 아닌, 인간 정진운의 내면이 튀어나온 순간이었다.
"몽골의 설원은 헬리캠 한 대 외엔 아무것도 없는, 마치 AI가 그려낸 듯한 비현실적인 공간이었어요. 그 압도적인 고독감 속에 홀로 서 있으니, 제가 연기를 하려고 한 게 아닌데도 실제로 눈물이 쏟아지더라고요."
화려한 기교나 가창력 자랑이 아니었다. 김태성 대위가 느끼는 처절한 고독, 그리고 그 끝에서 마주한 해방감. 정진운은 그 찰나의 순간에 캐릭터와 자신이 하나가 되는 물아일체를 경험했다. 이 씬은 영화의 주제 의식을 관통하는 명장면으로 남았다.

음악과 연기, 정진운의 '서클'이 완성되다
정진운에게 2025년 연말은 특별하다. 영화 개봉 하루 전인 30일에는 자작곡이 담긴 싱글 앨범 'Love is true'를 발매하고, 내년 3월에는 사진전도 개최한다. 연기, 음악, 사진. 그에게 이 세 가지는 별개의 영역이 아니다.
"연기는 음악에 정말 큰 도움이 됩니다. 다른 캐릭터의 삶을 살면서 얻는 감정들이 곡을 쓰는 훌륭한 소재가 되고, 반대로 음악적 감성이 연기에 깊이를 더해주죠. 이제야 저만의 '예술적 서클'이 완성되어 가는 느낌입니다."
유쾌한 입담 속에 진중한 예술관을 품은 배우 정진운. 그는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시작하기에 이보다 더 적격인 영화는 없을 것"이라며 "극장에서 저희가 몽골 추위를 이겨내며 만든 뜨거운 열기를 느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의 새로운 얼굴, 그리고 그의 목소리가 담긴 영화 '신의악단'은 12월 31일 전국 극장에서 관객을 맞이한다.

사진=미스틱스토리, 호라이즌웍스, MHN D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