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방송되는 EBS '극한직업' 880화에서는 전통을 지키는 실크로드의 장인들이 소개된다.
전통음식의 맛, '탄드르(Tandoor) 고쉬트'
우즈베키스탄에는 실크로드의 영향으로 다양한 먹거리들과 향신료로 풍부한 나라이다. ‘쁠롭(Plov)’과 ‘샤슬릭(Shaslik)’ 등 전통 음식들은 현지인들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에게도 인기인데, 그중에서도 고기 요리의 왕이라 불리는 우즈베키스탄의 전통 요리가 있다. 바로 ‘탄드르 고쉬트’! 화덕 안에서 수증기로 고기를 부드럽게 익히는 ‘탄드르’ 조리 방식은 수백 년 전부터 전해져 내려온 조리법으로, '탄드르 고쉬트'는 현지 최고의 고급 음식으로 꼽힌다. 특별한 음식을 만들기 위해 매일 30여 마리의 양고기를 직접 손질하는 주방장들! 양 한 마리당 18kg, 하루 손질양은 총 600kg에 달한다.
부위별 발골을 위해 직접 맞춘 칼로 정밀한 해체를 시작하고, 단단한 뼈는 도끼로 힘껏 쪼갠다. 숙련된 작업자라도 방심은 금물! 칼을 다루기 때문에 말 한마디 잘못 걸면 크게 다칠 위험이 있다. 해체된 고기는 부위별로 쓰임이 나뉘는데 비계는 쁠롭과 샤슬릭용, 목은 국물 요리인 마스타바로 버리는 부위 하나 없이 모든 고기가 요리로 다시 태어난다. 양념은 향신료 ‘쯔란’을 더해 하루 동안 숙성한다. 이후 전통 화덕 ‘탄드르’에 장작불을 피우는 작업이 시작된다. 약 1,000℃가 넘는 탄드르 화덕 속에 손을 올려 온도를 확인하고, 불이 너무 세면 물을 부어 열을 조절해야 하는 만만치 않은 작업이다. 힘든 여건 속에서도 전통 음식을 만들어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요리사들의 현장을 따라가 본다.
실크로드의 중심, 100% 수제 ‘실크(Silk)’
실크로드의 중심 도시 마르길란. 이곳 ‘Yodgorlik Silk Factory’에서는 누에고치를 삶는 일부터 직물을 짜기까지 전 과정을 오직 손으로만 완성하는 100% 수제 실크 생산이 이어진다. 60℃ 물에서 고치를 30분간 삶는 작업을 하루 두 차례 반복하고, 1kg당 300g의 실크를 뽑아낸다. 고치 하나에서만 최대 2,000m의 실이 나온다고 하는데! 100년이 넘은 물레로 실을 뽑아내는 작업은 단순 반복처럼 보이지만, 팔과 허리에 통증이 가는 고된 작업이다. 힘들게 뽑아낸 실에는 도안을 그리고, 염색할 부분을 하나하나 표시해야 하는데, 단순한 무늬는 하루면 충분하지만, 복잡한 도안은 사흘 이상이 걸린다. 색이 들면 안 되는 곳은 일일이 테이프를 감아 줘야 해서 만만치 않은 작업인데! 염색하는 과정은 더욱더 까다롭고 고된 과정이다. 원하는 색이 나올 때까지 수차례 배합을 바꾸고 테스트를 반복해야 한다.
빨간색 하나에도 장미, 분홍, 진한 붉은색 등 수십 가지 변화가 가능해, 원하는 색을 만드느라 한 달 반을 보내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염색을 마친 실크는 건조 후 베틀 위에 오르는데, 밀가루 물을 뿌려 실이 엉키지 않도록 팽팽하게 조여주고, 12kg의 무게추까지 달아준다. 손과 발로 베틀을 움직이며 하루 5~6m의 직물을 짜내는데 이 또한 무한 인내의 과정이다. 반복되는 동작에 지치지 않기 위해 작업자들은 틈틈이 춤을 추거나 농담을 주고받으며 고된 하루를 견뎌내는데. 단순한 직물이 아니라 전통과 자부심이 엮인 실크 생산 장인들의 현장을 따라가 보자.
금속 공예 장인, ‘칸다코르(Kandakor)’
실크로 유명한 마르길란에는 또 하나의 오래된 기술이 남아있다. 바로 금속 공예 장인 ‘칸다코르(Kandakor)’라는 공예품이다. 칸다코르는 황동이나 구리 등을 이용한 금속 공예로, 주전자, 그릇, 잔을 직접 손으로 두드려 만들고 무늬를 새겨넣는 고난도 작업이다. 모든 것은 100% 수작업이라는데! 15년 경력의 아크람콘 유누소프 씨는 두 아들과 함께 칸다코르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얇은 구리판 5장을 겹쳐 붙이고, 수십 차례 두드려 모양을 잡는다. 하루에도 수백 번 망치를 들어야 하는 고된 작업. 모양을 잡기 위해 불에 달군 주전자를 찬물에 담그고, 다시 두들기는 반복된 공정. 도구를 직접 제작해 안쪽까지 타원형으로 성형한 후, 내부는 석고로 단단히 채워주는데, 무늬를 새길 때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이 과정을 반복하며 주전자 위아래를 덧붙이면 완성이다. 아버지가 금속을 성형하고, 아들이 무늬를 새기는 부자(父子)의 역할 분담은 이미 찰떡 호흡이다. 가장 어려웠던 작품은 접시 하나에만 무려 4개월이 걸렸다는데! 조각칼 한번 삐끗하면 수백 시간의 노력이 수포가 되기 때문에 무늬 하나하나를 긴장 속에서 새긴다. 한 점의 작품 가격은 2,500달러, 한화 약 360만 원이라는데! 그저 생활이 아닌, 집안의 전통이자 자부심으로 이어가는 금속 세공의 장인 정신을 들여다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