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봤어?” 김동연, 임진강 청년어부와 손끝으로 느낀 현장정치

[ 국제뉴스 ] / 기사승인 : 2025-10-15 00:26:35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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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4일 연천 임진강 상류에서 소형 어선 ‘왕건 1호’에 올라타 맨손으로 모래무지를 들고, 청년 어부 김은범(1988년생) 씨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김만구 기자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4일 연천 임진강 상류에서 소형 어선 ‘왕건 1호’에 올라타 맨손으로 모래무지를 들고, 청년 어부 김은범(1988년생) 씨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김만구 기자

(수원=국제뉴스) 김만구 기자 = 10월 14일 찾은 연천 임진강 상류는 선선했다. 이틀 전 북한이 방류한 물이 상류까지 밀려와 수위가 평소보다 높아졌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그 강 위에 서 폭 1m 남짓한 소형 어선 ‘왕건 1호’에 올라타 청년 어부 김은범(1988년생) 씨와 마주했다.

“왕건 1호, 태조 왕건을 뜻하나요?” 김 지가 묻자, 김 씨가 “네”라고 하며 배 위 활어통 뚜껑을 열었다. 김 지사는 맨손으로 모래무지를 집어 들었다. 통 안 물 속에 떨어진 모래무지를 보며 “배를 보이네, 사람 손을 타서 그런가 보다”라고 했다. 참게를 가리키며 “이건 수놈, 이건 암놈”이라 했다. 경험에서 우러나온 자연스러운 대화였다. 김 지사는 “여수에서는 전어를, 거제에서는 멸치를, 충무에서는 굴양식을 직접 체험했다. 정치망으로 잡아본 적이 있다”고 했다. 한 참석자가 “수산물이 싱싱하네요”라 하자, 김 지사는 “우리가 모르는 좋은 인생이 많은 거예요”라고 답했다.

당초 김 지사는 이날 김 씨와 함께 조업에 나설 예정이었다. 하지만 의정부 중랑천에서 중학생이 실종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지금은 적절치 않다”며 계획을 수정했다. 대신 현장에서 높아진 수위와 급물살로 인한 어민 피해를 직접 점검했다.

강민석 경기도 대변인은 “어민의 만선을 도가 든든히 뒷받침하겠다는 뜻”이라고 했고, 한탄강 임진강 어촌계장은 “경기도의 어촌계 지원이 수 십억 늘었다”고 했다.

김동연의 정치 방식은 ‘현장’에서 출발한다. 민원에 대한 '가부'가 신속하게 결정된다는 뜻이다. 그의 행동 철학은 “해봤어?”로 요약된다. 1970년대 초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가 해외 진출을 반대하는 이들에게 던졌던 말이다. “해봤어?”라는 한 문장은 불가능을 뒤집었다. 이 한마디는 사우디 주베일 산업항과 리비아 대수로 공사를 수주하는 등 ‘중동 신화’를 만들었다. 김 지사의 ‘해봤어’는 그 철학의 현대적 버전이다. 그는 늘 “안주하지 말고, 틀을 깨라”고 한다. 31개 시·군을 달달버스(달려가면 달라집니다)를 타고 찾는 이유도 그 철학의 일환이다.

이날 오전에도 김 지사는 달달버스를 타고 연천소방서에서 “북부 소방본부장이 경찰서장 수준의 직급이라는 건 불합리하다. 2년 전 대통령께 건의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새 정부와 정책적으로 풀겠다”고 공언했다. 수 십년 동안 공회전한 사안이다.

오후에는 연천전곡선사박물관으로 자리를 옮겨 ‘연천 구석기엑스포 유치 공동발표회’에 참석했다. 김 지사는 이 자리에서 “제가 기획재정부 차관을 지낸 만큼, 국제행사는 기재부의 승인 절차가 필수다. 연천군과 함께 책임지고 반드시 유치하겠다”고 했다. 그간 쌓아온 행정 경험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난제를 풀어내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행사장에서 바르게살기협의회 김경식 회장은 “(김 지사에게)경주 김씨 상촌공파 일가를 만나 반갑다”고 했다. 김 지사 측근은 “시민들이 이제 김 지사의 족보까지 거론하는 것은, 그만큼 그가 현장 정치를 해온 결과가 아니겠느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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